시민의 힘으로, 위험사회에서 안전사회로!...안전넷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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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힘으로, 위험사회에서 안전사회로!...안전넷 출범
생명안전시민넷, 23일 창립식 갖고 본격 활동 돌입
  • 2017.11.27 18:25
  • by 공정경 기자
안전넷 창립행사에 참석해 안전지킴이로 선정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참가자들과 함께, 안전사회 구호를 외치고 있다.

‘생명과 안전을 정부에게만 맡길 수 있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시민이 주체가 된 '생명안전시민넷(이하 안전넷)'이 창립했다. 안전넷은 지난 4월 대선 선거기간 문재인 후보 등 대통령 후보를 초청해, '국민안전약속식'을 진행했다. 창립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창립식은 23일(목) 오후 7시 정동 프란체스코 교육회관에서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창립식은 시민대표, 세월호 유가족 대표, 안전종사자 등의 축사와, 안전지킴이 선정과 상징물 수여, 참가자 퍼포먼스, 416가족합창단공연, 토크콘서트, 그리고 창립총회 순서로 진행됐다. 국민안전지킴이로 박원순 서울시장, 우원식 의원, 박주민 의원, 심상정 의원, 이정미 의원이 선정됐다. 세월호, 가습기살균제 참사 등 피해대책과 촛불시민들을 지원한 공로였다. 축사를 한 시민대표 등이 노란색 바탕의 안전모를 이날 참석한 지킴이 우원식 의원과 이정미 의원 머리에 씌워줬다.

창립식 사회를 맡은 방송인 김미화 씨는 “수능 끝나고 엄마아빠 손잡고 나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때 우리 아이들을 지킬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시민들이 나서서 생명안전을 생각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젠 제대로 바꿔야 한다”고 말하며 행사를 진행했다.

안전넷 준비위원장 송경용 신부는 “지난 11월 9일, 18살 꽃다운 학생이 기계에 끼어서 목숨을 잃었다. 이런 사고 보면서 ‘이제 좀 그만하자! 돈 있는 사람 힘 있는 사람에게 이제 좀 그만하고 같이 살자!’라고 무릎이라도 꿇고 사정하고 싶다”며 여는 말을 시작했다.

안전넷은 세월호 참사 이후 416가족과 함께 진상규명에 힘쓰는 한편,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안전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라는 고민을 나누면서 시작했다. 2016년 6월을 시작으로 세월호 유가족,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삼성반도체 피해자, 일터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 가족과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2016년 9월 이야기 마당을 열었다.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는 처음이었다. 소극적으로 슬퍼하기보다 한발 더 나아가 시민의 이름으로, 사회의 주인이라는 이름으로 생명과 안전문제를 이야기하고 대안을 마련하자는 의도로 창립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은 우원식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가 대독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가장 소중한 가치이다. 생명을 존중하고 안전을 책임지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생명안전시민넷이 이 길에 큰 힘이 되어주실 것으로 믿으며, 여러분의 적극적인 활약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안전넷은 박원순 시장, 우원식, 박주민, 심상정, 노회찬, 이정미 의원을 국민안전지킴이로 선정했고, 국민안전지킴이 요청자에게도 상징물인 안전모를 수여했다. 왼쪽부터 방송인 김미화, 김영배 성북구청장, 이정미 정의당 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윤식 시흥시장

토크콘서트 ‘지금 안전을 묻다’ 무대에는 김훈 작가, 강지원 변호사, 유경근 4.16가족협의회집행위원장, 김혜진 안전넷 집행위원이 올랐다.

김훈 작가는 “세월호 참사는 안전기술이 미숙해서 벌어진 게 아니고 정치권력, 행정권력, 기업의 소유권력이 이 세상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태도의 문제에서 비롯됐다. 이런 태도는 계속 계승됐고 지금도 우리는 맨 심층에 있는 거대한 악의 구조 속에서 살고 있다”며 “인간이 세상의 악을 뿌리 뽑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악은 계속 번식, 번창하기 때문에 관리할 수밖에 없다. 악과 더불어 살아야 하기에 악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훈 작가, 그는 우리 사회가 안전에 대해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촉구하며, 우리 사회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강지원 변호사는 김 작가의 의견을 받아 “악을 잘 관리하는 나라가 있고 못 하는 나라가 있다. 관리의 능력의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 돈 가진 자, 권력 가진 자의 카르텔을 깨는 나라가 있다. 지혜를 모아 악의 카르텔을 깰 수 있다. 우리는 왜 못하느냐? 우리도 악의 카르텔을 깨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진 집행위원은 “구의역 참사 때 시민대책위로 활동했다. 서울시가 대책위 권고안을 받아들여 안전업무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솔직히 그때 ‘다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그 과정에서 목숨을 끊은 분이 있었다. 제도를 바꾸면 ‘이제 됐구나, 끝났구나’ 생각했는데 그전에 손을 놓아버렸고 결국 끝까지 책임지지 않은 것이다. 사람이 바꿔야 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체들이 남아 있어야 한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주체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야겠다”고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사회자 김미화 씨(왼쪽)와 강지원 변호사(오른쪽)

김 작가는 “정부뿐만 아니라 개개인도 생명과 안전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그런 소양이 너무 부족하다. 언어를 폭력적으로 사용하면 생명을 소중히 생각할 수 없다. 인터넷에서 한번 욕설을 시작하면 눈사태처럼 쏠림 현상이 일어난다. 그러면 남의 생명을 소중히 여길 수 없다”며 “우리는 채팅(말하기)만 할 뿐 듣는 능력이 전혀 없다. 삶의 경박한 태도와 관련돼 있다. 말을 줄이고 혼자의 시간을 늘리고 깊이 있게 생각하는 등 삶의 경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경근 416가족협회 집행위원장은 “해당 참사 또는 재난의 실질적 원인을 파악하지 않으면 뜬구름 잡는 대책이 나온다. 예를 들면, 생존 수영과 세월호 참사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생존 수영을 대책인 양 포장하면 안 된다. 재난이 반복적으로 일어났음에도 똑같은 재난이 또 일어난다. 왜 이럴까? 대책과 매뉴얼을 제대로 실행하지 않았을 경우에 책임자 처벌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점은 ‘그 대책을 누가 세우느냐?’이다. 해경이 구조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일어난 게 세월호 참사다. 그런데 그런 해경이 구조시스템을 바꾼다는 대책을 세웠다. 해경이 스스로 세운 대책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그 재난재해의 피해자들과 함께 세운 대책이 제대로 된 대책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피해자들을 동정이나 지원의 대상으로 보는 수준이 아니라 피해당사자들이 대책을 세우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어떤 주체가 될 수 있느냐를 사회적으로 고민하고 공유해야 한다”며 피해자들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생명안전시민넷 창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안전넷은 세월호와 가습기 살균제 이후의 대한민국은 달라져야 하고 이를 위해 시민사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해 각 계에서 활동하는 100여 명의 전문가와 활동가들이 준비위원으로 참여했다. 공동대표로 강지원 변호사, 송경용 성공회 신부, 세월호 홍영미(이재욱 학생 어머니), 반올림 황상기(황유미 씨 아버지), 박래군 416연대 상임대표, 김훈 작가, 백도명 서울대보건대학원교수, 김혜진 전국불안전노동철폐연대 대표가 맡았다.

안전넷은 생명안전법률위원회, 노동안전위원회, 재난안전위원회, 시민생활안전위원회, 시민참여위원회를 구성해 해당 분야 전문가, 활동가, 당사자, 시민들이 참여해 다양한 활동을 할 계획이다.

구체적 활동으로는 ▲국민안전권 헌법 명시 ▲국민안전기본법 제정 ▲안전정책 입안시 시만참여 보장 ▲시민의 알권리 보장 ▲피해자 권리 보장과 연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안전규제 완화 개선 ▲과로사 문제 해결 ▲안전업무 종사자의 안전 보장 및 처우개선 ▲국가안전컨트롤 시스템 구축 ▲지역사회 지역안전 거버넌스 구축 ▲민관 거버넌스 구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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