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어디에서 살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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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어디에서 살고 싶나요?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지방도시 재생과 연계한 고령자 커뮤니티 케어 실현' 개최
  • 2020.02.15 12:27
  • by 노윤정 기자
ⓒ라이프인

우리 사회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14.9%(768만5천 명)이며, 2025년에는 20.3%(초고령사회 진입), 2067년에는 46.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출산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바, 2018년 합계 출산율은 0.977명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인구 구조 변화가 유지된다면 2019년 20.4명이었던 노년부양비('생산연령인구'에 해당하는 15∼64세 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65년 100.4명으로 증가해 생산연령인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고령자 관련 복지 정책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특히 고령자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주거 환경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1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도시 재생과 연계한 고령자 커뮤니티 케어 실현' 정책 세미나에서는 이와 같은 사회 고령화 문제를 지방도시 재생과 연계하여 해결책을 찾고자 했다. 이번 정책 세미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보건복지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최했으며, 서형수 국회의원과 LH가 주관했다.

고령자 돌봄, 지방도시 재생과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까?

▲ 발제 중인 정소이 한국토지주택공사 수석연구원, 김영희 건강마을만들기 대표,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교수. ⓒ라이프인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정소이 LH 수석연구원은 고령자들의 주거문제를 짚고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주거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현재 고령자들의 주거문제는 크게 ▲고령자 가구 증가 ▲고령가구의 빈곤과 불안한 노후 ▲자가율은 높으나 주거수준 열악 ▲거주하던 주택·지역에서 계속 독립적으로 거주하길 희망 ▲신체기능 감퇴나 노화성 인지 감퇴 등에 대한 지원서비스 필요 ▲고령자를 배려한 설비를 갖춘 주거환경 필요 등을 꼽을 수 있다. 갈수록 고령인구로만 구성된 가구가 증가하는데 구성원들의 경제상황이 열악한 경우가 많고, 기존에 살던 곳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고령자가 살던 지역에서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수석연구원은 "건강상태와 관계없이 내가 사는 지역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수석연구원은 향후 고령자들을 위한 주거정책 방향으로 ▲고령자를 위한 주거시설 공급 확대 ▲주택개조 지원 및 부동산 자산 활용 방안 마련 ▲고령자의 다양한 주거 수요를 반영한 주거모델 개발 ▲고령자가 지역사회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Aging in Place) 고령친화적 주거환경 구축 등을 제시했다.

김영희 건강마을만들기 대표는 고령화 시대에 농촌 커뮤니티 케어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농촌은 낙후되고 살기 어려운 곳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 최근 유럽이나 미국, 일본 같은 경우를 보면 금융위기(2007~2008)를 기점으로 노동생산성이 크게 떨어졌고, 제조업 중심의 집적경제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경제규모가 작은 지역들의 성장률이 더 높았다"며 "기술 수준이 낮은 업체만 잘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 쉽지만, 2011~2016년 기술 수준별 제조업 유형의 사업체 및 종사자 수 증가율을 비교한 연구를 보면(정도채·정유리), 중고위 기술 수준의 사업체 증가율이 높았고 노동자 수도 기술 수준에 상관없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하며 농촌 경제의 가능성을 논했다.

그렇다면 커뮤니티 케어가 지역 경제에 어떤 선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현재 농촌 지역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인구 감소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지역 경제에 영향을 끼친다. 일단 농촌 인구 감소는 지역 내 자연 인구 증가율을 낮춘다. 그리고 노동 인구가 부족해지니 일자리가 감소하고 그에 따라 유입 인구도 줄어든다. 인구 감소의 악순환이다. 특히 젊은 층이 계속 빠져나가다 보니 인구의 규모뿐 아니라 인구 구조적인 면에서도 경제 활성화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젊은 층을 농촌 지역으로 유입해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 제시되는 것 중 하나가 서비스업, 특히 보건복지 서비스업 활성화다. 농촌에는 서비스 수요자인 고령자가 많으며 공공부문이 정책 자금 등을 투입해 어느 정도 기반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하는 보건복지 서비스는 돌봄 서비스 제공 효과도 있지만, 지역경제 성장 효과도 동시에 거둘 수 있다. 보건복지 서비스 이용자가 증가하면 지역 내 고용도 증가할 테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 정주여건 개선으로 젊은 층도 농촌으로 이주해올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와 같은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기 위해서 "의료시설 및 서비스를 정비하고 재택의료 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교통 서비스를 개편해 접근성을 높이고 사회적 포용을 위한 공동체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는 일본의 CCRC 정책을 살펴보며, 국내에 적용 가능한 지방도시 재생과 고령자 돌봄 연계 모델은 무엇일지 화두를 던졌다. CCRC란, 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ies를 뜻하는 말로, 간병 등 서비스 시설이 갖추어진 고령자주택, 즉 '은퇴자주거복합단지'이다. 이것은 고령자가 자신이 살던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주하여 건강할 때부터 간병이나 의료가 필요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케어나 생활지원 서비스를 받으면서 평생학습과 사회활동 등에 참가하는 생활시설(공동체)을 의미한다. 특히 고령자가 고령자만이 사는 실버타운이 아니라 평생학습과 봉사활동을 통해 젊은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한다는 점에서 고령자의 평균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또한 고령자가 급속히 증가하는 대도시와 감소하는 지방도시 간에, 예산이나 시설의 균형을 모색하는 복지 시책으로도 효과적이다.

일본의 CCRC 정책인 '생애활약 마찌'는 대도시의 고령인구를 원하는 지방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를 통해 지방 도시에 인구를 유입하고 지방의 자원을 활용해 지역 내에서 고령자들이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일본의 고령자 거주대책은 입주자(입주희망 의사·입주자 연령 등), 지역 및 거주 환경(독립된 거주공간·다세대와의 교류 등), 서비스 제공(지속적인 돌봄·건강하고 활동적인 생활 지원 위한 프로그램 제공 등), 사업 운영(입주자의 사업 참여 등) 등 4가지 요인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보하며, 무엇보다 지역의 특성과 필요에 맞는 다양성을 존중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고령자가 원하는 지역에서 주민들과 교류하며 건강하고 활동적인 생애를 보내고 필요한 의료보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서 교수는 "이런 것들을 구축할 때 노인들의 행복한 삶, 사람들의 행복한 삶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라이프인

고령화는 현재 많은 사람들이 체감하고 있는 사회 문제다. 이날 정책 세미나에서는 이런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 중 하나로 지역재생과 커뮤니티 케어, CCRC를 연계한 한국형 CCRC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무엇보다 주거 공급이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국형 CCRC로 구상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모델이 있을 수 있겠으나, 수요자의 다양한 욕구를 면밀하게 파악해서 정책에 담아내야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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