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자연·미래세대가 공존하는 도시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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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자연·미래세대가 공존하는 도시를 말하다
'2019 제1회 고양도시포럼 - 도시, 미래를 묻다' 성황리 마무리
  • 2019.10.25 11:25
  • by 노윤정 기자

"진리는 절대적일 수는 없더라도 보편적이어야 한다. 자본을 가진 특정 집단, 특정 지역과 같은 소수에게만 적용되는 논리는 진리가 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소외된 사람들과 미래세대, 그리고 자연까지 하나로 끌어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이재준 고양시장)

자연과 사람, 그리고 미래세대가 함께 살기 위해 우리의 도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고양시가 '2019 제1회 고양도시포럼'을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영국, 독일, 뉴질랜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등에서 유수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 첫날인 22일 원당역과 행주산성 인근 지역 등을 둘러보며 고양시 현황을 살피고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로컬포럼이 진행됐으며, 둘째 날인 23일 일산 킨텍스에서 도시재생과 환경 두 개의 세션으로 정책포럼이 열렸다.

▲2019 제1회 고양도시포럼에 참석한 내빈 및 연사 단체 포토타임이 진행되고 있다 ⓒ라이프인

이재준 고양시장은 정책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그동안 많은 사람이 시장 논리를 절대 진리라고 믿었다. 돈과 기술로 도시의 모든 문제를 치유할 수 있다는 오만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낙후된 지역은 철저히 배제됐다"고 오늘날 많은 도시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사람과 환경이 공존할 수 있도록 도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고 밝히며 ▲ 보전의 전략 - 물려주어야 할 공간은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보전한다 ▲ 치유의 전략 – 되살릴 수 있는 공간은 치유한다 ▲발전의 전략 – 성장에 불가피한 공간은 최소한으로 사용한다 등 새로운 시각의 도시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

도시는 다음 세대와 나누어 쓰는 곳…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

정책포럼의 첫 번째 세션은 도시재생 세션으로, '도시에 활력을 더하다'란 주제 아래 연사 세 명의 발제와 패널 토론이 이루어졌다. 첫 발제자로 나선 피터 비숍 영국 런던대학교 도시설계학과 교수는 런던 킹스크로스역 재생사업의 사례를 들어 도시 재생사업에서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를 짚었다. 피터 비숍 교수는 지역사회의 참여와 지역 주민들과의 활발한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파악했으며, ▲ 경제적인 주거공간 ▲ 문화유산과의 균형 ▲ 환경 지속가능성 ▲ 지역 고용 ▲ 공공장소 등 도시재생에서 고려해야 할 핵심 문제를 꼽았다.

특히 피터 비숍 교수는 "오늘 이 도시에서 태어난 아이가 18년 후에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가난한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가 다른 부유한 지역의 아이와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하며 포용적인 사회에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다"고 말하며 지역 주민들의 사회·경제적 의제를 반영한 개발이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결국 도시는 사람이 태어나 일생을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며 현세대와 다음 세대가 나누어 써야 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역설한 것이다. 또 현세대만을 위한 개발이 아니라 미래세대에게도 유효한 개발이 되어야 한다는 점 역시 재차 언급했다.

'장소와 사람의 관계성에 대하여'란 주제로 발제한 마크 사우스콤 뉴질랜드 빅토리아대학교 건축디자인 대학원 부학장은 왕가누이 게이트웨이와 리버프론트, 크라이스트처치 시티, 웰링턴 쿠바 선거구 등 세 가지 사례를 통해 지속 가능한 도시 재개발 전략의 구체적 모델과 효과를 소개했다. 이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지역 차원의 리더십과 시간 기반 전략, 협업이 핵심", "유산과 새로운 건물은 공존할 수 있으며, 유산을 개조하고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등 고양시에 도시 발전 전략을 제언했다.

이어 발제자로 나선 정광섭 고양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은 현재 고양시가 추구하는 도시재생 정책과 과제를 설명하며 논의를 이어갔다. 정 센터장은 고양시에 맞는 중장기적 재생사업 전략과 그 과정에서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도를 높이는 방법을 구상하는 것이 현재 당면한 가장 큰 고민이라고 설명했으며, 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 발굴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 센터장은 "화려한 도시재생을 원하지는 않는다. 지역에 결핍된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채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도시재생을 이루려고 한다"고 설명했으며, 지역의 문화·예술 자원과 지역 상권을 연계한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이재은 고양시정연구원 원장, 피터 비숍 교수, 마크 사우스콤 부학장, 마쌈바 티오예 매니저, 콘라드 오토 짐머만 디렉터, 프랭크 볼커 책임자, 닉 데이비슨 교수가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라이프인

이어진 패널 토론은 전광섭 한국 거버넌스 학회장을 좌장으로 발제에 나섰던 피터 비숍 교수와 마크 사우스콤 부학장, 정 센터장을 비롯해 김이탁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 구자훈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 장윤배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종익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해당 토론에서는 ▲ 고양시가 지향하는 도시재생 사업 방향에 대한 지역사회 내 합의의 중요성 ▲ 지역 주민 참여 독려의 필요성과 방법론 ▲ 고양시를 수도권이라는 광역 경제권의 한 축으로 바라본 도시 계획의 필요성 등이 주요 의제로 다루어졌다. 특히 참석자들은 지역 주민들의 참여가 도시재생 사업에서 가지는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하며,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방법과 그 과정에서 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기후행동 전략, 적극적 유인책 필요

두 번째 환경 세션에서는 '도시에 회복력을 더하다'란 주제로 마쌈바 티오예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국 지속가능발전 매커니즘 프로그램 매니저, 콘라드 오토 짐머만 독일 어반 아이디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랭크 볼커 독일 환경청 탄소 저감사업 책임자, 닉 데이비슨 호주 찰스스터트대학교 토지수자원사회연구소 겸임교수, 한동욱 PGA 에코다양성연구소 소장의 발제가 이어졌다. 발제자들은 도시 개발에서 환경·기후를 고려해야 하는 당위성에 관해 한 목소리를 냈다.

마쌈바 티오예 매니저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의 정책 방향과 향후 계획을 ▲ 당사국 간 협상 과정 지원 방법 ▲ 국가결정기여(NDC,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각 국가가 자발적으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 당사국 지원 방법 ▲ 비당사국 이해관계자들의 기후행동 지원 방법 등 세 가지 주요 요점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또 고양시와 같은 도시들은 기후행동을 이행하는 것뿐 아니라 다른 기후행동 주제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클린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저비용 자본 조달 접근성을 확대하는 등 기후행동 주체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실천을 독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후행동 주체들을 움직이게 하는 강력한 유인책과 정책적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해당 논의는 이후 세션 토론과 종합 토론에서도 이어졌다. 마쌈바 티오예 매니저는 고양시가 이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 차원의 리더십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고양시는 이제 다른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행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사람들이 행동하도록 환경을 만들고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적절한 인센티브 구상이 아주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 프랭크 볼커 책임자는 "기후변화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은 발전해왔다. 하지만 사람들이 책임을 지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비용을 지불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고 꼬집으며 "기후행동은 항상 (행동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부정적인 함의를 담고 논의되었다. 이것은 사람들이 실제로 행동하게 하는 방식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후행동을 취함으로써 얻게 되는 혜택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뿐만 아니라 프랭크 볼커 책임자는 "기후행동은 하기 쉬워야 하고, 비용이 적게 들어야 하고, 시민들이 수용 가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9 고양도시포럼에서 여섯가지 의제를 선포했다 ⓒ라이프인

양일간 열린 이번 포럼은 이 시장이 여섯 가지 의제를 선포하며 마무리됐다. 이날 이 시장은 ▲ 도시 고유의 철학과 가치에 기반한 발전 지향 ▲ '사람의 도시' 지향 ▲ 재생을 통해 도시의 정체성 보전 ▲ 도심과 자연, 사람을 연결하는 생태 네트워크 구축 ▲ 사람과 나무가 함께 숨 쉬는 푸른 도시 건설 ▲ 세대 간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도시 건설 등 고양시 발전 지향점을 위한 여섯 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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