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재생 사업, 현장의 이야기를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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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시재생 사업, 현장의 이야기를 듣다
서울도시재생주간 맞아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 추진사례 공유회 열려
  • 2019.12.09 17:39
  • by 노윤정 기자
▲ '서울시 도시재생 사업참여 공유회 - 함께해요! 어반 체인지 메이커(URBAN CHANGE MAKER)'가 지난 5일 서울도시재생이야기관에서 개최됐다. ⓒ라이프인

도시를 '개발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장소'로 바라보고 주민 참여를 바탕으로 도시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취지 아래 '2025 서울시 도시재생 전략계획'이 세워진 지 4년이 흘렀다. 도시재생 전략계획에서 설정한 도입기(2015-2017), 성숙기(2018-2020), 정착기(2021-2025)의 발전 단계에 따르면 서울시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그렇다면 그동안 서울시 도시재생 사업은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루어 왔을까? 서울시는 '2019 서울도시재생주간'을 맞아 서울형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서울시 도시재생 사업참여 공유회–함께해요! 어반 체인지 메이커(URBAN CHANGE MAKER)'를 지난 5일 서울도시재생이야기관에서 개최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 12월 '2025 서울시 도시재생 전략계획'을 수립하고 관내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을 선정해 지역 특색과 여건을 반영한 다양한 맞춤형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재생 전략계획을 세우는 동시에 1단계 서울형 도시재생지역(이하 1단계 사업지) 13개소를 선정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으며, 지난 2017년 2월 2단계 서울형 도시재생지역(이하 2단계 사업지) 17개소를 확정했다. 서울형 도시재생지역으로 선정된 곳은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주민들이 직접 지역 특성에 맞는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시로부터 5년 간 100~500억 원의 마중물 사업비를 지원받게 된다. 1단계 사업지가 쇠퇴한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선정됐다면, 2단계 사업지는 서울 전 지역에 고르게 분포하여 서울형 도시재생지역이 관내 전 지역으로 확장됐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시는 2단계 사업지 지정에 앞서 기존의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 운영 프로세스에 6개월에서 1년가량의 준비 단계를 새롭게 도입하여, '시민역량강화 4단계 프로세스'(준비→계획→실행→자력재생)를 구축하고 주민역량 강화에 보다 초점을 맞추었다. 이는 1단계 사업지에서 나온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었는데, 1단계 사업지에서는 주민의 자발적 공감대나 추진 역량이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일을 진행하다 보니 일부 사업이 지연됐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에 2단계 사업지로 선정된 지역들은 사전에 도시재생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과 공감대를 끌어내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희망지사업 등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바로 2단계 사업지에 해당하는 은평구 불광2동, 서대문구 천연·충현동, 강북구 수유1동과 2018년 9월 3단계 도시재생활성화지역 선정된 성동구 송정동의 사례를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시재생, 결국 주민 위한 일…지역주민 참여 강조

▲ 유명소 동림피엔디 전무이사가 은평구 불광2동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 추진사례를 공유했다. ⓒ라이프인

은평구 불광2동, 서대문구 천연·충현동, 강북구 수유1동, 성동구 송정동 각 지역에서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의 계획 수립에 참여한 회사들은 지역별 현황과 사업 진행 상황 등을 정리해 발제했다. 인구가 고령화되어 있거나, 북한산 조망권 등의 자원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생활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등 각 지역의 특색과 활력이 쇠한 이유를 파악하고 그에 맞추어 구체적인 도시재생 사업 내용을 구상한 모습이었다. 특히 4곳 모두 공통적으로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중요하게 여겼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은평구 불광2동의 도시재생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유명소 동림피엔디 전무이사는 주민들이 직접 계획안을 만들도록 하고, 이를 통해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고 나갈 수 있도록 독려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무이사는 "주민들이 직접 계획을 수립해서 진행하면 참여율과 지속가능성이 높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불광2동을 크게 4개 권역으로 나누어 각 권역에서 골고루 계획단원을 모집했고, 총 174명이 계획단에 참여했다. 계획단원들은 각자 잘 아는 지역에 대한 계획을 수립했다. 우리는 이런 과정을 통해 향후 계획단원들이 자연스럽게 주민협의체 구성원으로 이어지길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불광동은 직장 생활로 인해 직접 계획단에 참여하기 어려운 30·40대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모바일 설문과 권역 단위의 설문부스 운영 등을 통해 젊은 층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 장옥연 온공간연구소 소장(좌)과 김성주 도시건축 이래 대표(우). ⓒ라이프인

서대문구 천연·충현동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에 참여한 장옥연 온공간연구소 소장 역시 주민들이 사업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이끄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계획수립 단계에서는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는 주민 모임이 있으면 아무리 소규모 모임이라도 현장지원센터에서 직접 찾아가서 사업에 대해 설명하며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누었다. 또한 주민들의 관심 의제를 도출해 모임을 만들고, 그 모임이 전체 주민모임의 모체가 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와 관련해 장 소장은 "의제별 모임을 만들고 해당 모임들의 집합체로 주민협의체를 만들어보면 어떻겠냐는 계획을 세웠었다. 목표 달성에 완전히 성공했다고 볼 순 없지만 (주민들과 협력하여 사업을 진행하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된 건 사실이다"고 전했다. 또한 주민 워크숍 과정에 대해서도 "통합 워크숍보다 분과별 워크숍이 더 의미 있었다고 본다. 각 의제를 통해 지역의 현황을 세밀하게 공유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 있지 않을까"라고 평가했다.

김성주 도시건축 이래 대표가 참여한 강북구 수유1동에서도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을 진행하며 주민 지원체계 구축, 도시재생아카데미 운영, 공동체 활동 지원, 지역경제주체 육성 등 주민공동체와 지역기반 경제주체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데 힘을 쏟았다.

▲ 성동구 송정동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에 참여 중인 정혜영 도시재생활동가협동조합 틔움 이사장. ⓒ라이프인

앞의 3곳과 달리 현재 계획수립 단계에 있는 성동구 송정동 도시재생 사업지도 큰 틀에서 유사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송정동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정혜영 도시재생활동가협동조합 틔움 이사장은 주민 참여에 기반해서 사업 의제를 발굴하고 발굴한 의제를 함께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주민 참여에 의한 변화를 이끌어내자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특히 송정동은 희망지사업을 진행하던 당시부터 사업 종료 후에도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 의제를 찾고 해결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희망지사업을 거쳐 도시재생 사업지로 선정된 후, 양적으로 봤을 때는 주민 참여 프로그램의 종류나 횟수 모두 확대됐으나 질적으로 봤을 땐 아직 남은 과제가 많은 지역이라고 자평했다.

또한 정 이사장은 "도시재생사업은 실행계획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계획수립 단계는 짧은 기간 안에 끝내고 실제로 사업을 실행하면서 변화하는 주민들의 요구나 환경에 맞추어 수정해 나가야 하는데, 과연 우리는 남은 4년동안 얼마만큼의 주민협조성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또 어떤 분야에 얼만큼 집중해야 할지 자체 모니터링을 해서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고 덧붙이며 사업 진행 방향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한편 '2019 서울도시재생주간'은 12월 4일부터 8일까지 돈의문박물관마을 일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서울시 도시재생의 성과와 의미, 비전을 나누는 자리로, 올해는 '도시를 만드는 사람들'을 주제로 하여 서울시, 공공기관, 학계 및 다양한 도시재생 주체들이 서울시 도시재생에 대해 논의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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