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춤 춘다
상태바
세월호를 춤 춘다
극단 신세계, ‘망각댄스_세월호편’을 통해 사회적 재난, 참사 현장을 찾아 관객과 소통
  • 2017.07.07 11:06
  • by 강찬호

연극. 일 년에 한 두 번은 꼭 보고 살아야지 하면서도 종종 챙기지 못하는 무엇. 바쁘게 산다는 핑계로 일상을 가볍게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연치 않게 연극을 만났다. 정확하게는 연극을 만드는 사람, 연출가였다. 시대의 아픔을 연극이라는 언어를 통해서 담아내고 있는 이들이었다. 정식 인터뷰가 아니고, 동석할 기회가 있어 대화를 나누게 된 만남이었다. 인터뷰는 다음 기회를 약속했다. 만남의 자리를 통해 간략하게라도 소개하고 싶어 옮겨본다.

 

극단 신세계. 극단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다음으로 미루자. 극단 김수정 대표와 김두진 부대표, 안전사회시민네트워크(이하 안전넷) 박순철 사무처장, 그리고 필자가 만났다. 2017년7월6일 오후1시. 라이프인 사무실. 신세계 김 대표와 안전넷 박 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서 서로 노크하게 됐다. 우리사회 안전을 걱정하는 공통점을 통해 서로 협력할 무엇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신세계는 젊은 예술인들로 구성됐다. 지난해 8월 <사랑하는 대한민국>을 무대에 올렸다. 세월호를 다룬 연극이다. 그 다음 행보는 극장이 아닌 거리에 주목했다. 세월호 공연을 대학로 극장 무대에 올리면서 고민이 밖으로 향했다. 거리, 광장에 주목했다. 세월호를 고민하고 공부하면서,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세월호 사건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서로 다른 사건들이지만, 세월호 사건과 닮아있다 것을 알게 됐다.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기획한 작품이 ‘망각댄스 세월호편’이다. 망각댄스는 성수대교 붕괴사건(4월 성수동), 대구지하철 참사(5월 대구), 삼풍백화점 붕괴사고(6월 서초동),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사고(7월 화성 예정), 서해훼리호 침몰사고(8월 부안 예정), 가습기살균제 참사(9월 서울 예정),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건(10월 경주 예정), 판교 공연장 환풍구 사고(11월 판교 예정), 세월호(12월 팽목항 또는 목포 신항 예정)를 다룬다. 참사가 발생한 지역의 현장을 찾는 방식이다. 2시간 내외로 진행이 되는 길거리 퍼포먼스는 특정 공간에 머무는 것이 아닌, 관객과 함께 이동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세월호를 잊지 말아야 하고, 또 다른 세월호 사건을 잊지 말자고 호소한다. 망각댄스를 통해 ‘학습된 망각’에 저항하자고 주문한다.

극단 신세계는 7월초 현재 망각댄스 3탄까지 진행했다. 망각댄스는 총 9회로 구성되어 있다. 3탄을 마쳤으니 초반을 지나고 있다. 그런데 처음 기획과 달리, 매회 진행이 순탄치만은 않다. 장소를 섭외하는 것부터 암초를 만나곤 했다. 은근한 비협조다. 기억하고 안전을 지켜가야 할 문제이지만, 민감한 사안으로 여긴다. 참사를 대하는 이중성이고 경직성이다. 연고 없는 곳을 찾아다니며 예술로 소통하겠다는 것이 목표이지만 현실은 맘 같지 않다. 매회 다른 사건을 다루면서 해당 참사의 피해자들에게도 공연 소식을 알리고 있다. 그런데 피해자 당사자들의 반응 역시 다양했다.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을 마주하는 일, 그들에게 놓인 다양한 상황들 속에서 전해지는 또 다른 현실과 이야기는 새로운 경험의 연속이었다. 예상 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는 느낌이다. 모두 감당하는 방식보다는 주변의 도움을 통해 방법을 찾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 이유이다. 신세계는 안전넷과 협력을 통해 ‘망각댄스’가 보다 더 순조롭게 순항하기를 희망했다. 예술인들이 거리와 광장으로 나서서 사회와 말을 거는 행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 보다는 함께 공감하고 참여해주기를 희망했다.

 

김수정 대표는 “지난해 세월호 문제를 공연하면서 3개월에 걸쳐 세월호를 공부하게 됐다. 모르는 것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여전히 세월호 문제는 해결된 것이 없다. 그리고 다른 참사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공부하면서 세월호와 다른 참사들이 ‘어떻게 이리도 닮아 있는지’ 놀랐다. 그래서 망각댄스를 통해 다른 사건들도 불러내게 됐다.”고 말한다.

 

망각댄스에서 예술가들은 ‘스윙댄스’를 춘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춤, 스윙댄스를 통해 관객과 접점, 공감대를 넓힌다. 경쾌한 춤의 리듬, 동작 그리고 동선을 쫓아가다 보면 어떤 절정을 마주하게 된다. “망각댄스_세월호편은 세월호 사건은 물론, 이 사건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시사하고 상징하는 바를 발언한다. 그래서 우리는 반복된, 잘못된 역사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에 날카로운 경고를 던지고자 한다. 세월호 참사 같이 다양한 참사가 일어난 장소를 선별, 그 도심에서 우리의 시간과 기억을 끄집어내어 참사들에 대한 망각을 경계하고자 한다. 그것이야 말로 내가, 우리가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연출의 변이다.

라이프인 열린인터뷰 독점기사는 후원독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분들은 로그인을 하시면 독점기사를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가 아닌 분들은 이번 기회에 라이프인에 후원을 해보세요.
독립언론을 함께 만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요기사
인기기사
  • (07317)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로62길 1, 1층
  • 제호 : 라이프인
  • 법인명 : 라이프인 사회적협동조합
  • 사업자등록번호 : 544-82-00132
  • 대표자 : 김찬호
  • 대표메일 : lifein7070@gmail.com
  • 대표전화 : 070-4705-7070
  • 팩스 : 070-4705-7077
  • 등록번호 : 서울 아 04445
  • 등록일 : 2017-04-03
  • 발행일 : 2017-04-24
  • 발행인 : 김찬호
  • 편집인 : 이진백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소연
  • 라이프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라이프인.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