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가치?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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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가치? 어렵지 않아요!
'사회적 가치'를 쉽고 친절하게 풀어주는 발행인 칼럼
  • 2018.04.09 17:08
  • by 라이프인


지난 3월 19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정부 혁신 전략회의에서 <사회적 가치>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철학이자 정책으로 선포되었습니다. 공공기관과 정부 혁신의 기본 원칙이자 방법으로 제시된 것입니다. 정부 역사상 처음으로 숫자가 아니라 '가치'가 정부 정책의 목표로 채택, 선포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지만, 더욱 주목해야 할 지점은 '사회적 가치실현을 위한 공공기관과 정부혁신'을 통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경제 중심, 경쟁과 효율 중심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궁극적 목표로 제시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정책의 탄생 배경은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실현에 관한 기본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3년 처음 소개된 이 법은 2014년 당시 문재인 의원에 의해 처음 발의되었고 김경수 의원을 거쳐 현재는 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발의자로서 입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시 문재인 의원과 함께 이 법을 우리나라에 도입하려한 이들은 국민의 위임과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공공서비스를 수행하는 데 있어 가격, 또는 재무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측정 할 수 있도록 함으로서 정부와 공공기관의 공공성을 높이는 것이 사회혁신의 지름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시민들의 편익과 참여를 우선하도록 설계된 영국의 <사회적가치법>과 유럽, 미국, 독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유사한 법을 토대로 한국 실정에 맞는 법안을 마련했고, 2014년 세월호 사건을 경험하면서 본격적으로 입법과정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세월호 사건이 이 법안에 미친 영향은 당시 문재인 의원의 법안 제안 이유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제안 이유 중 세월호가 언급된 부분을 인용해보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을 앞세웠던 우리의 민낯을 직시하게 함. 이제는 이윤과 효율이 아니라 사람의 가치, 공동체의 가치를 지향하도록 국가 시스템을 바꾸어야 할 때임"

이러한 문제의식은 세월호 참사 당시 단식을 통해 유족들의 아픔에 함께 했던 문재인 당시 의원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 가졌던 공통의 염원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배경, 상황에서 제출된 법안임에도 여전히 사회적 가치의 개념이 어렵다, 모호하다, 누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느냐, 정책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부는 맞는 말입니다.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치라고 하는 것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고 각자의 처지에 따라, 이해관계와 세계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당연히 추구해야 할 가치의 우선순위도 달라지겠지요. 더군다나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가치'를 법안으로, 정부 혁신의 중심원칙이자 도구로 설정한 예가 없기 때문에 조금은 낯설기도 할 것입니다.

국민의 염원을 입법으로 수렴해야 할 국회에서는 심지어 이 법안의 배경과 내용에 대한 깊은 성찰과 천착함이 없이 '사회주의 법'이라고 매도하며 일체의 협상에 응하지 않는 의원들도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래서 발의자인 박광온 의원은 이 법안의 명칭을 '세월호방지법'으로 바꿀 생각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 이 정부가 이 시기에 제시하는 사회적 가치는 어쩌면 너무나 상식적인 내용이고 그동안 국민들이 오랜 기간 요구했던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딱히 낮 설고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발표된 자료를 조금만 살펴보면 그동안 우리 사회를 짓눌러왔던 경제와 효율 중심주의에서 사람을 보자, 안전을 생각하자, 환경도 고려하자, 각자도생이라는 삶의 방식을 더불어 사는 방식으로 바꾸어 보자, 의사결정과정에서 벌어지는 관료적 독점주의를 시민의 참여가 보장되는 방향으로 바꾸어 보자, 남성중심주의에서 양성평등을 실현해보자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이런 것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과 정부가 먼저 나서자는 것입니다. 공공기관과 정부가 먼저 원칙과 태도, 방식을 바꾸면 공공기관과 정부의 절대적 영향 아래 있는 민간(기업, 시장)도 바뀌지 않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공공기관과 정부에 요구하는 것도 딱히 어려울 것도 없고 새로운 것도 없습니다. 왜, 무엇을 위해 설립되고 존재하는가를 돌아보고 그 정신대로 해보자는 것입니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라고, 국민들의 편익을 위해 설립되고 존재하는데 기관 자체의 존립과 발전이 우선인 것처럼 되어있는 관행과 문화를 원칙대로, 기본대로 바꾸자는 것입니다.

조금 더 들여다보면 문재인 정부가 주창하는 '사회적 가치'는 분명한 철학적 바탕과 깊이(사람 중심과 생명안전, 더불어 삶)가 있지만, 새삼스럽게 철학ㆍ이념을 공부하자는 것도 아니고,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담론을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지극히 실용적이고 즉각적으로 실체로 구현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자 목표입니다.

'사회적 가치'가 어렵고 모호하다는 분들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 사회가 어떤 사회가 되면 좋겠는지, 그것을 이루어 내는데 공공기관과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공공기관과 정부에 계신 분들은 본인들이 몸담은 기관이 왜, 무엇을 위해 설립되고 운영되는지를 생각한다면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그리 어렵지 않게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성찰과 촛불에 의해 성립된 문재인 정부가 표방한 <사회적 가치 중심 정부, 시민들의 참여와 협력으로 운영되는 정부, 신뢰받는 정부>라는 목표를 꼭 이루어 내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대통령을 지낸 사람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참담한 시대, 70퍼센트의 국민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 시대를 끝내기 위해서,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위해, 우리 국민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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