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타임뱅크는? 한·중 포럼 이어 '타임뱅크 국제심포지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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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타임뱅크는? 한·중 포럼 이어 '타임뱅크 국제심포지엄' 개최
  • 2022.01.27 12:30
  • by 노윤정 기자
ⓒ타임뱅크코리아
▲ 타임뱅크 국제심포지엄 웹포스터.

중국 북경대학교의 인구연구소와 중국 노년·복지학회가 주최하는 '타임뱅크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23일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온라인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3,000여 명(유튜브 스트리밍 기준)이 온라인 상으로 참여하여 성황리에 논의를 진행했다.

회의는 미국타임뱅크 사무국장 크리스타 와이엇(Krysta Wyatt)의 영상 소개로 시작됐으며, 한국, 스위스, 중국, 영국 각국의 발표자가 타임뱅크의 시작과 운영 현황을 공유했다. 이후 패널 및 플로어 참석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면서 총 4시간에 걸쳐 타임뱅크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단법인 타임뱅크코리아 사무국장인 양혜란 박사는 한국의 타임뱅크 사례를 공유하고 해당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전했다. 한국의 타임뱅크 운동은 2004년 구미 성공회 존데일리 선교센터에서 운영한 '사랑고리' 타임뱅크에서 시작했으며, 전국 확산을 위한 사단법인 설립, 서울 서대문구 희년타임뱅크의 시각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의 안산둘레길 걷기 사례, 서울시 타임뱅크 프로젝트, 코디네이터교육 과정 운영, 교육 매뉴얼의 발간, 타임뱅크 온라인 운영 플랫폼 구축 등의 과정으로 이어졌다.

양 박사는 한국의 경험에서 얻은 주요 교훈으로 타임뱅크의 중점가치 중심 운영, 코디네이터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공공지원의 장단점을 분별하고, 공적지원과의 연대·협력 과정에서 타임뱅크 목적과 지원기금 목적 사이의 균형잡기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중국의 참석자들은 특히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스위스 세인트 갈렌시(市) 타임뱅크(Zeitvorsorge) 재단의 바이벨 소장은 이 도시의 노인돌봄 타임뱅크를 소개했다. 세인트 갈렌은 약 8만 명이 살고 있는 작은 도시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영감을 준 수도원 도서관이 있는 아름다운 곳이자 유네스코 지정문화재가 있는 도시다. 관광수입이 큰 이 도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정이 줄어들고 고령화 위기까지 당면하고 있다. 이에 시는 초기노인의 활동과 역할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세인트 갈렌의 노인돌봄 타임뱅크는 '3세대'(60세 이상)가 '4세대'(75세 이상)를 돌보고, '3세대'가 나이 들면 이전에 쌓았던 시간 크레딧으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순환 시스템이다. 현재 인구 8만 명의 세인트 갈렌에는 약 280여 명 정도의 '3세대' 타임뱅크 회원들이 있다.

스위스 역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세인트 갈렌의 사례처럼 외롭고 고립될 수 있는 노인들을 돌보고 시간 크레딧을 쌓는 타임뱅크가 운영되고 있다. 스위스에서 가장 중요한 돌봄은 시장을 같이 본다거나, 차를 마시거나, 배를 타고 인근에 나들이를 가는 등의 활동으로 노인들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것이다.

스위스는 은퇴 후 연금제도, 복지제도가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노인들에게 경제적인 문제보다 외로움이 더 큰 문제라고 한다. 코로나19 이후 화상통화 말벗 또한 중요한 돌봄 활동이 되었다. 그러나 운영 면에서 자금조달, 관리인력 등의 문제점은 이 도시에서도 도전과제다.

▲ 23일 '타임뱅크 국제심포지엄'이 온라인 방식으로 열렸다.
▲ 23일 '타임뱅크 국제심포지엄'이 온라인 방식으로 열렸다.

중국의 전국 타임뱅크 현황을 연구·조사한 북경대 인구연구소장 첸 공(Chen Gong) 교수는 정부, 시장, 민간부문이 협력하여 타임뱅크를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정부를 '보이는 손'(the visible hand), 시장을 '보이지 않은 손'(the invisible hand), 그리고 민간부문을 '제3의 손'(the third hand/the third way)이라고 정리하는데, 제3의 손은 사회와 문화, 윤리와 효와 같은 가치들을 통칭한다. 불확실성과 리스크의 충격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정부와 시장만으로는 불충분하기에 중국에서는 제3의 손의 역할을 증대하자는 인식에서 타임뱅크를 통한 고령화 대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지자체와 지역 공산당이 노인돌봄 부문에서 타임뱅크를 적극 지원·추진하고 있으며, 대학 내 커리큘럼으로 채택하는 방안까지 제안하여 세대 간의 화합과 소통을 도모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국 타임뱅크의 사라 버드(Sarah Bird) CEO가 마지막 발표를 맡았다. 올해는 영국에서 타임뱅크가 시작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영국 타임뱅크의 67.6%가 지자체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시간을 주고받는 회원의 60%가 50세 이상이다.

사라 버드 CEO는 청년 재소자들이 구치소에서 타임뱅크 활동을 하고 그 시간을 지역사회에 기부하여 고령자 집 수리, 함께 장보기 등의 활동으로 활용하도록 하면서 재소자에게도 성취감을 주는 사례, 스포츠센터에 노인을 동반하여 방문하면 타임크레딧을 받고 그 시간만큼 스포츠센터를 개별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사례 등을 소개했다.

더불어 '안전 및 보호 조치'로 갖추고 있는 보험, 회원행동수칙, 범죄경력조회 시스템은 평등한 기회와 사회적 신뢰구축을 목적으로 하는 타임뱅크에서 좀 더 면밀히 논의하고 실천해야 할 시스템으로 제시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지난해 11월 한국의 타임뱅크코리아와 경기연구원이 주최한 국제포럼에서 이어진 한·중 타임뱅크의 연결고리가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고, 지속가능한 국제네트워크의 기반을 마련하는 자리가 됐다. 타임뱅크가 건강하고 지속가능하게 운영되려면 사회의 다양한 층위에서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 참석자들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사회적 지지 층위를 넓히고 굳혀가는 경험을 더욱 활발히 공유되는 계기가 마련되길 희망했다.

한편 타임뱅크 모델 창시자이자 미국타임뱅크 설립자인 에드가 칸(Edgar Cahn) 박사는 병환으로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 하였으며, 이후 부고가 전해져 참석자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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