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산촌을 그려가는 산림 예술가, 국유림영림단사회적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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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산촌을 그려가는 산림 예술가, 국유림영림단사회적협동조합
  • 2020.10.13 11:04
  • by 서재교 소장(우리사회적경제연구소)

산림청에서는 숲 가꾸기 전문가 '국유림 영림단'과 신품종 재배단지, 채종원 등 시장 기능을 상실한 산림의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채종원(seed orchard)의 경우 형질이 우수한 종자를 생산하기 위해 운영ㆍ관리하는 일종의 과수원으로 현재 전국의 11개 지역 230만평(2018년 기준)에 소나무, 낙엽송, 편백 나무, 자작나무, 백합나무 등 62개 수종이 자라고 있다. 라이프인에서 점점 축소되고 있는 산촌의 경제 및 사회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산촌의 사회적협동조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20년 숲가꾸기 발대식 및 안전사고 예방 교육.
▲ 2020년 숲가꾸기 발대식 및 안전사고 예방 교육.

경상북도 울진군에 있는 국유림에서 숲가꾸기를 해오고 있는 국유림영림단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들은 요즘처럼 산을 오르는 발걸음이 가벼운 적이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15년째 숲가꾸기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 김 아무개 씨는 "찬 바람만 불면 올겨울엔 무엇을 하나 조합원들끼리 고민을 늘어놓기 일쑤였는데,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이 완료되면 일거리는 물론 퇴직금까지 준다는 얘기에 다들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국유림영림단은 국가가 소유한 국유림에서 숲을 가꾸는 이들로 전국 138개가 활동 중이다. 나무를 심고, 솎아내고 베는 작업은 물론 산불 진화와 재해 방지, 산림 복구 등 숲가꾸기의 모든 일이 이들의 손을 거치는 셈이다. 5㎏에 육박하는 전기톱을 베틀 삼아 험난한 산길을 자유자재로 누비며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수 놓는 진정한 산림 예술가들이다.

국유림영림단은 1984년 한국과 독일 정부 공동으로 산림작업을 직업으로 하는 기능인 양성을 위해 임업기능 인력 양성기관인 'Forest Work Training Center'(현 산림조합중앙회 임업기계훈련원)를 강원도 강릉시에 설립하면서 첫발을 디뎠다. 이후 40여 년 가까운 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아쉽게도 국유림영림단은 안정적인 일터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특히 땅이 얼어붙는 11월부터 2월까지 일감이 없어 고용안정 위험에 쉽게 노출됐다. 연간 고용계약이 어렵다 보니 퇴직금은 물론 실업급여를 비롯한 4대 보험도 안정적으로 제공되지 않아 일자리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것은 지난해 산림청이 기존 개인사업자였던 국유림영림단의 사회적협동조합 전환을 지원하면서다. 산림이 가진 사회적 가치를 증진하고, 공공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이었다. 국유림영림단 처지에선 숲가꾸기 외에 국유림을 활용한 다양한 산림사업을 추진할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실무를 담당했던 김명관 산림청 산림일자리창업팀 서기관은 "산촌 지역 내 공동체 이익과 주민 일자리 창출 등 국유림영림단과 지역사회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업 1년여가 흐른 지금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한 국유림영림단 수는 지난 9월 말 기준 51개다. 산림청은 전환을 추진 중인 국유림영림단까지 보태 올 연말까지 국유림영림단 절반이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 사업 초기 사회적협동조합 전환으로 인해 늘어나는 행정업무와 사회적협동조합 운영과 관련한 각종 규제 등 일부 국유림영림단의 우려 섞인 시선도 점차 사그라드는 추세다.

이미 일부 국유림영림단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도 눈에 띈다.

▲ 임업기계장비 활용 임목수확 실연회
▲ 임업기계장비 활용 임목수확 실연회

강원도 양구에 위치한 양록국유림영림단사회적협동조합(이하 양록사협)이 대표적인 예다. 양록사협은 사회적협동조합 전환 후 다문화, 어르신 등 지역의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공모사업에 참여하면서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양구군은 양록사협이 창출하는 높은 사회적 가치를 인정해 약 천 평에 이르는 군 소유 농공단지에 터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여기에 철원, 양구, 인제, 화천 등 강원도 북부 국유림을 관리하는 민북국유림관리소는 양록사협과 513만 평의 국유림에 대한 보호협약을 맺었다. 양록사협은 향후 5년간 해당 지역 국유림을 보호하고 관리해주는 대신 송이, 잣 등 국유림으로부터 수확한 산림 작물 수익의 90%를 확보하게 됐다. 양록사협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벌목 후 남는 목재를 활용한 목공예 체험프로그램, 소규모 산림지역을 대상으로 한 원목 생산업 등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북부지방산림청 전국 임업기능인 경진대회 대상 수상!
북부지방산림청 전국 임업기능인 경진대회 대상 수상!

양록사협 김관중 이사장은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4대 보험, 퇴직금 등 기존 조합원(영림단원)의 고용안정뿐만 아니라, 생애주기 일자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나이가 많거나 건강이 허락지 않아 더는 산에 오르지 못하는 조합원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국유림영림단 가운데 가장 먼저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울진국유림영림단사회적협동조합(이하 울진사협)은 지역사회 내 공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연계해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을 꾀하고 있다. 지난 5월 울진사협은 남부지방산림청과 협약을 맺고 울진국유림관리소와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가 체결한 두천리 산채·약초숲 조성사업의 수행 주체로 선정됐다. 향후 5년간 엄나무와 곰취, 산양삼, 땅두릅, 더덕, 도라지, 일당귀 등 8가지 산채와 약초 재배단지 10ha를 울진군 용문면 두천리에 조성하는 이 사업을 통해 그간 취약했던 동절기 일감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편두희 울진사협 이사장은 "사회적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경제는 산림이 가진 사회적 가치와 주민 소득 개선, 두 가지 목표를 함께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라며, "사회적협동조합 전환을 계기로 숲을 가꾸며, 산림과 공존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널리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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