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는 우리가 해결해 볼게요!…'비영리스타트업 스테이지 β(베타)'로 11개 팀 데뷔
상태바
사회문제는 우리가 해결해 볼게요!…'비영리스타트업 스테이지 β(베타)'로 11개 팀 데뷔
"디지털화, 기후변화 등에 따라 누적되는 사회문제 해결에 비영리스타트업은 너무 필요한 존재"
약사라고 약국에만 있지 않는다…마을 방문하는 '마을약사'들, 주민 대상으로 약물 상담 및 교육
"우린 '폐지수집노인'대신 '자원재생활동가'라고 불러"…노인이 수집한 폐지 6배 높은 가격에 매입
  • 2024.04.26 17:47
  • by 이새벽 기자

11개 비영리스타트업이 동락가에서 데뷔무대를 가졌다. 다음세대재단과 브라이언임팩트가 비영리스타트업 발굴 및 성장지원사업의 성과공유회인 '비영리스타트업 스테이지-β(베타)'를 25일에서 26일까지 양일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동락가(다음세대재단 사업공간)에서 개최했다.

이번 사업에는 157개 팀이 신청했고 그중 11개 팀이 선정돼 4~8개월 동안 각 팀의 동기, 목표, 역량 등에 따라 지원금과 멘토링 등을 제공받았다.

첫날에는 성과 발표에 앞서 최영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가 '우리는 왜 비영리스타트업에 주목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 최영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라이프인

최영준 교수는 "디지털화, 기후변화, 인구변화 등에 따라 새로운 사회문제는 계속 나타날 것"인데 "국가와 시장에게만 맡겨둬선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며 "시민사회를 구성하고 이끄는 단체들, 새로운 문제에 새롭게 대응해 나타나는 비영리(단체 및 기업)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 너무 필요한 존재"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가 국가, 시장, 시민사회의 균형이 맞았던 시기였는데, 그때 조사를 보면 전문가들은 검찰, 경찰 등 정부보다 시민단체나 비영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지자체가 비영리 아이디어를 가져다가 사업을 하니 비영리는 발을 빼게 됐다"라면서 "그 단계에서 협의가 없었다. 국가가 시민사회와 어떻게 상호 파트너십을 맺을지에 대한 고민이 없던 게 아쉽다"고 지적했다. 

요즘 비영리 연구계에서는 "시민사회에서 새로운 역동성이 보이지 않는다. 오래된 단체들은 늙어 가는데 젊은 활동가들이 유입되지 않는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최 교수는 "그 공백을 메우려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비영리가 가지는 그 특성들이 매우 중요하고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고 비영리 스타트업의 탄생과 성장을 지지했다. 

강연 후 ▲늘픔가치 ▲러블리페이퍼 ▲마인드풀 가드너스 ▲위밋업 ▲플래닛주민센터 ▲지구닦는사람들 등 6개 비영리 스타트업이 성과발표를 이어갔다.  

우리나라는 5개 이상 약물을 만성적으로 복용하는 75세 환자가 70.2%, 10종 이상의 약물을 만성적으로 복용하는 환자 수는 117만 명에 달할 정도로 OECD 국가 중 가장 약을 많이 먹는 나라다. 그러나 약을 올바르게 폐기하는 비율은 8%밖에 되지 않는다. 아무렇게 버려진 약물은 토양과 하천을 통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 약물 오·남용과 폐기 등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안전한 의약품 이용환경을 만들기 위해 약사들이 마을로 향했다. 이런 '마을약사' 33명이 '늘픔가치'에 모여 있다.   
 

▲ 박상원 늘픔가치 대표. ⓒ라이프인 
▲ 늘픔가치 발표자료 중 가정방문활동 사진. ⓒ늘픔가치
▲ 늘픔가치 발표자료 중 가정방문활동 사진. ⓒ늘픔가치

'늘픔가치'는 지역사회 돌봄 기관, 축제 현장 등에서 '찾아가는 복약상담소'를 (2023년 기준)총 22회 진행해 주민 1,100명이 약물 상담을 받았으며, 주민맞춤형 약물교육을 35회에 진행해 주민 728명이 수강했다. 마을약사들의 방문 활동으로 약물 중복복용 또는 복용누락, 약물 상호작용 및 부작용 발생 등을 줄였고, 불필요한 의약품을 바른 방법으로 폐기하도록 했다. 서울시 관악구청은 서울시 최초로 구 예산을 편성해 약사들의 가정 방문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 기우진 러블리페이퍼 대표. ⓒ라이프인

'러블리페이퍼'는 폐지수집노인을 '자원재생활동가'라 부른다. '폐지수집노인실태조사(2023,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폐지수집노인은 4만 2천 명에 이르며, 그들은 주 6일, 하루 중 5시간 40분을 일하나 소득은 최저시급의 1/8수준이다. 러블리페이퍼는 폐지수집노인들의 노동환경과 소득을 개선하기 위해 설립됐다.
 

▲ 러블리페이퍼가 폐지수집노인에게 제공하는 물품들. ⓒ라이프인

러블리페이퍼는 폐지수집노인 30명과 멤버십을 구축했다. 평균 50원의 폐지를 6배 비싼 가격300원에 구매하며, 폐지를 재활용해 캔버스, 가방 등을 제작하는 친환경 일자리를 제공한다. 일반 리어카 무게의 절반인 경량 리어카와 여름철 폭염대비 안전 물품, '자원재생활동가'라는 문구를 새긴 작업용 조끼 등을 보급하고 있다. 올해 9월에는 자원재생활동가 지원센터를 인천에 설립할 예정이다. 
 

▲ 김현아 마인드풀 가드너스 대표. ⓒ라이프인

'마인드풀 가드너스'는 기후위기에 대응해 정원을 조성한다. 식물이 없는 곳에 던져 손쉽게 식물을 식재할 수 있는 야생화 씨드볼(Seed ball, 씨앗과 흙을 공 형태로 뭉쳐 만든 것) 제작 등 자연주의 식재 방법을 활용한다. 정원활동 관련 전시 및 축제를 개최하며, 정원활동가들을 연결하는 플랫폼 '엠지와'를 개설했다. 정원가들을 양성하는 '액티비스트가드너 학교'도 운영한다.
 

▲ 신혜미 위밋업 대표. ⓒ라이프인

'위밋업'은 여성 스포츠 진흥에 주력한다. 신혜미 위밋업 대표는 학창시절 운동선수로 활동하면서 성차별적인 말을 많이 들었으며, 체육활동 시 주로 남학생이 경기에 임하고 여학생은 응원하는 등 여성이 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고 지적했다. 위밋업은 여성 스포츠 강사를 영입해 축구, 농구, 야구 등을 비롯해 스노보드, 주짓수 등 익스트림스포츠(Extreme sports)를 포함한 15개 종목의 수업 및 경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에 매주 200여 명의 여성이 참여하고 있다. 
 

▲ 박찬우 플래닛주민센터 대표. ⓒ라이프인

플래닛주민센터는 ▲한국인의 해외 봉사여행 ▲외국인·한국인의 국내 봉사여행 ▲기업 임직원 자원봉사 등 봉사여행을 기획 및 운영한다. 소멸위기 지역에서 이장님의 풍물놀이교실, 솟대 만들기, 사과농사·고구마재배 돕기, 지역 중고시장 참여 등 다양한 활동으로 여행자가 지역민의 일손을 도우며 함께 어울리게 한다. 봉사활동 수요처와 희망기업 사이에서 기업 임직원 봉사활동을 기획해 연결하기도 한다. 올해 경상남도 함양군에는 한옥 유휴시설을 활용한 소셜트립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 황승용 지구닦는사람들 대표. ⓒ라이프인
▲ 황승용 지구닦는사람들 대표. ⓒ라이프인

'지구닦는사람들'은 홀로 기후위기 대응활동을 하지만 해결되지 않는 것에 무력감을 느끼는 '기후우울증' 해소를 위해 환경정화활동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마라톤 대회 급수대에서 다회용 컵을 사용하게 하고, 담배꽁초를 주워 기업에 전달하며 친환경 필터 제작을, 해변에서 사용한 폭죽의 탄피를 주워 해수부에 전달하며 대응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활동으로 2022년 10월 서울시 줍깅 활성화 조례안이 통과됐다. 

라이프인 열린인터뷰 독점기사는 후원독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분들은 로그인을 하시면 독점기사를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가 아닌 분들은 이번 기회에 라이프인에 후원을 해보세요.
독립언론을 함께 만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새벽 기자
이새벽 기자
기자
중요기사
인기기사
  • (07317)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로62길 1, 1층
  • 제호 : 라이프인
  • 법인명 : 라이프인 사회적협동조합
  • 사업자등록번호 : 544-82-00132
  • 대표자 : 김찬호
  • 대표메일 : lifein7070@gmail.com
  • 대표전화 : 070-4705-7070
  • 팩스 : 070-4705-7077
  • 등록번호 : 서울 아 04445
  • 등록일 : 2017-04-03
  • 발행일 : 2017-04-24
  • 발행인 : 김찬호
  • 편집인 : 이진백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소연
  • 라이프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라이프인.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