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 키우겠다는 소비자의 신념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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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 키우겠다는 소비자의 신념이 중요
한국공정무역협의회 이강백 상임이사…공정무역 지구마을 확대와 전국축제 추진 박차
  • 2018.01.05 17:19
  • by 강찬호 기자
이강백 한국공정무역협의회 상임이사는 공정무역 멀티숍인 지구마을 확대와 전국 차원의 공정무역 축제를 추진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2018년 연초부터 한국공정무역협의회(이하 한공협)은 바쁜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 3일 자체 워크숍을 갖고 올해 주요 사업을 확정했다. 한공협은 지난해 경기도공정무역 포럼과 공정무역도시 추진 선포, 인천시 공정무역도시 인증, 공정무역 관련 국내외 행사 개최 및 참석 등으로 바쁜 행보를 해왔다. 한공협은 공정무역 커뮤니티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마을운동(공정무역도시운동)과 직결된다. 공정무역을 통해 학교, 교회, 사찰, 기업, 공공기관이 하나로 연결되는 마을, 도시운동이다. 4일 오후 2시 서울혁신파크에서 이강백 한공협 상임이사를 만나, 올해 대략적인 활동계획을  들었다.

이강백 상임이사는 올해 두 개의 계획을 지난 워크숍에서 확정했다고 밝혔다. 하나의 계획은 공정무역 전문매장인 ‘지구마을’을 현재 1곳(서울시민청 소재)에서 3개를 추가로 더 늘리는 것이다. 지구마을은 공정무역을 알리는 상징적 공간으로,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는 멀티숍 전문매장이다. 이곳에서 공정무역 제품 체험과 구매를 할 수 있고, 교육과 캠페인, 이벤트가 이뤄진다. 공정무역 제품을 취급하는 매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곳에 가면 살 수 있다’라고 하는 상징적, 대표적 공간 역할을 하는 곳이다.

서울시청 지하1층 시민청에 자리 잡고 있는 '공정무역가게 지구마을'

2018년 한공협, 지구마을 확대와 전국단위 공정무역 축제 개최

한공협의 또 하나 야심찬 계획은 ‘페어트레이드 포트나이트(fairtrade fortnight)’이다. 국내에서는 매년 5월 둘째주 토요일 세계공정무역기구(WFTO)가 정한 '세계 공정무역의 날'을 행사를 덕수궁 돌담길에서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는 '세계 공정무역의 날'과 더불어 10월 17일 '빈곤퇴치의 날'을 전후로 전국 규모의 축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간 전국 각지에서 강연회, 박람회 등 공정무역을 주제로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영국의 경우 매년 2월에 개최되고 있다. 영국에서 개최되는 여러 축제 중에서도 성공적인 축제로 평가되고 있다. 독일의 경우는 이 축제 기간에 공정무역포럼을 개최하고 있고, 프랑스의 경우도 전국 축제로 진행하고 있다.

페어트레이드 포트나이트(fairtrade fortnight)은 영국에서 개최되는 여러 축제들 중에서도 성공적인 축제로평가되고 있다.

한공협 차원에서는 전국 규모 행사를 조직하기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해가야 한다. 이강백 상임이사는 이를 위해 이 행사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과 함께, 참가 조직화 작업에 성의를 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제는 한다. 그간에는 여건이 안 돼 제한적으로 해왔다. 이제는 공정무역 역량이 높아지고 있고, 광역단체 참여도 늘고 있다. 여세를 몰아가야 한다. 전국규모의 2주간 축제로 진행될 것이다. 이 기간에 청와대 조찬도 공정무역 재료로 먹고, 지역 단위 종교기관, 행정기관 등등 모든 기관단체가 공정무역 파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직화하고 캠페인을 전개해가야 한다. 공정무역단체, 생협, 사회적경제 영역과 시민사회가 함께 관심을 두고 참여하고 힘을 모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공협은 이러한 비전을 가지고 이 행사를 알려 나가고, 참여를 제안할 계획이다. 공정무역에 가담하는 영리기업의 참여도 조직하고, 은행 등 금융권 등도 제안해 이 행사에 결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참여의 범위는 상징성을 고려해 제한을 둘 예정이다. 한공협의 계획대로라면, 올해 전국이 공정무역으로 한판 야단법석이 이뤄질 것이다. 즐거운 상상이다. 그러나 숙제를 풀어가야 할 당사자들은 일을 만들어 내야 하고 진행해야 하므로 한편 고달프다.

이강백 이사는 소비자들이 공정무역 제품을 이용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곧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공협 상임이사로, 아공네 대표로 ‘공정무역 두 마리 토끼 잡겠다’ 다짐

이강백 상임이사의 본업은 공정무역제품을 취급하는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아공네) 대표이다. 한공협 상임이사는 본업 외 활동이다. 본업과 함께 비영리단체 활동을 자원봉사로 하는 것은 그만큼 부담이 따른다. 올해는 어느 해 보다도 신발끈을 질끈 동여매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대표를 맡은 공정무역 업체의 매출도 2배로 높이고, 이를 통해 안정적 운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한공협 상임이사로써 올해 목표로 한 2개의 사업목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는 것이다.

“한공협 일 끝도 없고, 아공네 내부 집중에도 고민 많다. 아공네의 도약, 안정적 자립이 목표다. 흔들리지 않는 기반을 만들려고 한다. 한공협과 아공네의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과로사 걱정된다.(웃음) 안 하면 안 되는 일이고 적절하게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페어트레이드 포트나이트’도 진두지휘해야 하는 사업이고 이를 위해 단체장, 공무원, NGO, 사회적경제, 종교 리더들 다 만나야 한다. 잠을 못 잔다. 어느 것 하나 놓기 어려운 일들이다. 삐끗하면, 전력투구하지 않으면 일이 안 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아공네도 계피와 따라주 커피에 전력투구할 예정이다. 리더의 역할은 티 안 나고, 잘하면 다 함께 한 것이고, 삐끗하면 리더 탓이 된다. 그런 세월을 보내고 있다.”

아공네는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다. 생산지에서 어려움이 발생해 수입이 중단되기도 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흉작 등 리스크가 있었다. 공정무역의 거래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생산지 리스크로 인한 거래중단은 매출에 큰 차질을 주고 부담을 주기 마련이다. 애초 매출액 목표보다 많이 못 미치는 상황에서 한해를 마감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맘고생을 한 것이다. 올해라고 달라지지 않겠지만 결국 자신을 강하게 하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그만큼 더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강백 상임이사는 공정무역을 시작하기 전에는 국내 비영리 비즈니스 분야에서 종사해왔다. 2001년, 2002년 아름다운가게를 만드는 일에 참여했고 이후 사무처장으로 일했다. 이 일을 하다가 공정무역을 만났다. 아름다운가게 대안무역팀이 모태가 되어, 2009년 아름다운커피가 만들어졌다. 아름다운커피 사무처장을 맡아 본격적으로 공정무역에 뛰어들었다. 

이강백 상임이사는 학생운동 출신으로 옥고를 치렀다. 비영리 비즈니스 분야를 활동으로 삼은 데는 이념적인 큰 이슈의 중요성도 있지만, 생활의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세상의 당위적 변화, 총론적 변화에 매이다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운동이라고 생각했다.

서울혁신파크에는 한국공정무역협의회, 아시공정무역네트워크, 아름다운커피가 입주해 있다.

비영리 비즈니스 분야로 사회진출…거대한 변화도 중요하지만, 매일매일의 일상적 변화도 중요해…커피, 바나나, 설탕 등 공정무역 이용하는 것 어렵지 않아…실천이 중요

“정치, 환경, 경제 등 시민사회의 다양한 활동 영역이 존재한다. 시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경제활동, 소비와 구매와 연결되는 영역을 고민했다. 좋은 구호, 제안으로 움직이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한꺼번에 바꾸자는 것은 아무것도 안 바꾸는 것과 유사할 수도 있다. 지금 당장 작은 행동, 삶의 태도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방식은 시민들 삶과 밀접하게 연결돼야 가능하다. 아름다운 가게는 기부하고, 구매하고, 재사용하고, 환경에 기여하고, 자원봉사가 이뤄진다. 시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특히 생활, 라이프스타일과 연결돼 있다. 행동, 삶의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 소비의 영역이 그래서 중요하다.

공정무역도 마찬가지이다. 공상적 사회주의, 협동조합 운동은 여전히 살아서 세상의 변화를 가져오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 매일 살아가는 삶, 소비, 행동의 변화를 유도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공정무역이 먼 이야기 아니다. 지구인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수가 커피다. 7천조가 넘는 규모다. 열 손가락에 꼽는 산업이다. 내가 마시는 한잔의 커피를 바꾸는 것, 그렇게 어렵지 않다. 지구상에 가장 많이 팔리는 과일이 바나나인데 공정무역으로 바꾸는 것이 어려울까. 초콜릿도 가장 많이 먹는 간식이다. 공정무역으로 바꿀 수 있다. 쌀과 밀, 다음으로 먹는 주식이 설탕이다. 공정무역으로 바꿀 수 있다. 이런 영역에서 거대자본의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공정무역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경제를 키우지 않는 한, 부는 한 곳으로 집중화된다. ‘사회적경제, 생협, 공정무역을 우리가 키워야겠다’는 신념, 마음가짐으로 독자들이 신경을 쓴다면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세상은 한꺼번에 바꾸는 것보다는 하루에 실천할 수 있는 것, 실천하는 만큼 변한다. 키워주고, 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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