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노숙인 희망자전거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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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노숙인 희망자전거 달린다
[사회적경제 쨈있는 인터뷰(4)] 사회적기업 '두바퀴희망자전거' 김연설 이사장...노숙인의 행복을 응원한다
  • 2017.11.09 16:25
  • by 이진백 기자, 공정경 기자

관심이 희망이다.

누군가를 위해 치열한 세상 속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폐달을 밟았지만 점점 녹슬고 부서져 결국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 그 노숙인들 가까이에 '두바퀴희망자전거'가 있다.

2006년에 탄생한 두바퀴희망자전거는 노숙인의 자립과 자활을 위해서 만들어진 사회적기업으로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위치하고 있다.

밑바닥 삶을 살고 있는 노숙인들을 이끌고 자립과 인간의 존엄을 일깨우는 삶에 도전하는 '두바퀴희망자전거' 는 서울 각 지역에 버려진 폐자전거를 수거해 축적된 전문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수리·재판매한다. 또한 책꽃이와 테이블 같은 가구는 물론 각종 조명, 인테리어 소품, 액세서리 등으로 재가공한 다양한 제품을 생산ㆍ판매 중이다.

5년 전 이곳에 온 김연설 이사장(사진)은 두바퀴희망자전거의 경영철학을 자전거에 비유한다. 잘 달리다가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는 자전거처럼, 두바퀴희망자전거 역시 욕심을 내지 않고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 딛으면서 노숙인들의 자립과 정진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노숙인은 생각이 무너지고 주변 환경이 다 무너졌기 때문에 미래가 없는 것입니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 봐도 나의 한계는 이거야라는 생각. 즉, 자존감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노숙 문제 해결에 있어서 자존감 회복이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사회로 나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우선은 좋아하거나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바퀴희망자전거는 노숙인들이 스스로 알아서 꾸려가고 있다. 현재 20여 명의 노숙인 직원들이 소속해 있으며 많게 든 적게 든 월급을 받고 있다. 김 이사장은 그 점에서 굉장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가)처음 왔을 때 년 매출은 3~4천만원으로 전 직원의 월급을 45만원으로 동결했습니다. 지금은 직급에 의한 차등은 조금있지만 직원 1인당 100여만 원의 월급을 받습니다."
 
자립과 자활 기반 마련 지속...내년 공동주택 건립...폐자전거 부품 활용 업사이클링 확대

두바퀴희망자전거는 내년 공동주택 건립을 준비 중이다. 기존 주택을 매입해서 오래된 직원들14명에게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노숙인들에게 안정된 주택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쪽방의 한 달 임대비용만도 20여만 원이 넘는 데다 기본적인 식비와 한 달에 한 두어 번 고기를 먹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어찌어찌 지내왔지만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고시원이나 쪽방이 아닌 이들을 위한 안정적인 주택 마련이 가장 시급하죠. 분명 이들을 위한 보금자리도 꼭 마련되리라 믿습니다."

"우리가 대충 만들면 남들보다 두 배는 더 욕먹는다. "노숙인? 그 정도면 잘했지, 걔들이"  (그 말이) 비수가 꽂히는 거예요. 그 이후로 그 소리 안들으려고 완벽하고 손색이 없을 만한 제품으로만 보여줘야겠다 생각했죠. 도장기술은 아마 국내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뛰어날 겁니다"
체인 업사이클링 팔찌
폐자전거 체인으로 만들어진 팔찌는 모양새가 모두 제각각이었고, 수작업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팔찌라는 호감을 얻고 있다.

두바퀴희망자전거의 성공은 다른 한편으로 '업사이클'의 가능성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버려지는 물건을 다시 쓰는 '재활용'(리사이클)을 넘어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새활용'(업사이클)의 가치를 깨닫게 한 것이다. 자원 재생에다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그리고 빈곤소외계층의 일자리 창출까지 '1석3조' 효과다. 

"선진국에서는 폐자전거를 다시 유통시킬 때는 보조금을 받습니다. 폐자전거 수리만으로는 많은 수익이 나지 않거든요. 자전거 정비나 자전거를 팔아서 회사를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자전거 업계가 계절을 또 많이 탑니다. 그래서 트렌드에 맞춰서 업사이클링 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단순히 재활용하는 수준을 뛰어 넘어 새롭게 활용하는 것은 이제 하나의 트렌드가 됐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에코 크리에이터(Eco Creator : 발상을 뒤집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자원 순환이나 미니멀리즘을 통해 환경에 기여하는 공간, 예술, 영상을 제작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치열하게 지속 가능한 삶을 고민하며 아이디어와 디자인 감각 하나만으로 업사이클링 그 이상의 가치와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또한 업사이클링 사업이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이유는 우리에게 필요한 생활용품을 만들면서도 환경을 파괴하거나 화석 에너지를 남용하는 일반적인 비즈니스와 달리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함으로써 지구에 부담을 덜어주고 윤리적인 생산과 소비를 촉진하기 때문입니다" 

두바퀴희망자전거는 ▲자전거 이동수리서비스 ▲재활용자전거 기부 등 지역주민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지역 노숙인의 일자리를 창출하여 자립기반을 마련하는 등 지역과 소통하는 사회적기업으로 2014년 서울시 혁신형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버려진 자전거와 노숙인은 공통점이 많아요. 한때는 열심히 달렸지만 녹슬고 고장나서 세상으로부터 소외됐죠. 하지만 우리 직원들은 '두바퀴희망자전거' 일원이 되어 다시 당당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돌아가기 위한 희망의 날개를 키워 나가고 있습니다"

김 이사장 목표는 오직 하나, 노숙인들이 행복해지는 것이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소망을 하나씩이라도 이루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의 조건, 만족의 조건...여러가지 생각을 했는데 궁극적으로는 배우자를 만나 잘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어떤 일이든 원하는 바를 다 이룰 수 있게 해주는 것, 그것을 '두바퀴희망자전거'가 해결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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