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칼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에 동참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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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칼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에 동참 밝혀
[칼폴라니국제학회 현장취재(2)] 폐막식서 박원순 시장, '함께 사는 도시 서울로 가는 길' 발표
  • 2017.10.16 17:44
  • by 이진백
10월12일~14일, 3일간 칼폴라니국제학회가 서울에서 개최됐다. 칼포라니가 주목한 '거대한 전환'의 필요성에 대한 열띤 토론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20세기 초 시장 자본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한 칼 폴라니(1886~1964)를 기념하는 국제 학술행사가 12일~14일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국내에서 개최됐다. 

헝가리 출생의 경제사회학자이자 정치경제학자로 우리에게는 시장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전통적인 경제학의 체계를 비판한 저서 '거대한 전환(The Great Transformation, 1944)'으로 잘 알려져진 칼 폴라니는 이 저서를 통해 자기조정적 시장경제의 허구성을 폭로했다.

역사적 고찰을 통해 사회와 경제의 관계를 분석하고 자본주의 체계의 문제 해결 대안을 제시한 폴라니의 사상은 경제 민주주의 운동의 기반과 사회적 경제 분야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했다. 2000년대 들어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극심해지고 무한경쟁의 시장 자본주의가 한계에 이르면서 폴라니의 사상은 시대를 뛰어넘는 혜안으로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14회 칼폴라니 국제학회' 폐회세션 연사로 나서 '함께 사는 도시 서울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박 시장은 "아시아 최초로 칼폴라니 국제학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칼 폴라니가 보여준 그 '거대한 전환'의 움직임에 서울도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의 '99%를 위한 경제보고서'를 인용해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슈퍼리치 8인의 재산이 전세계 하위 50%에 해당하는 36억명 인구와 맞먹을 만큼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성장을 위해서는 부의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 우리가 폴라니에 주목하고 사회적 경제를 대안으로 외치는 이유일 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사회적 경제는 도시의 협력과 협동, 연대와 평등이라는 가치를 되살리는 운동이고 움직임이다. 함께 하면 길이 되고,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며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경제는 사회와 사람을 종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사람을 위해서 움직이는 것"이라는 폴라니의 말을 인용하며, "경제도 민주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기회는 공평하게, 경쟁은 공정하게, 결과도 정의롭게 만드는 것이 정부와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1%가 아닌 99%를 위한 경제, 우리 모두를 위한 경제 구조로 전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시장은 급격한 산업화가 낳은 부의 불균형과 불평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서울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사회적 경제, 공유도시 서울, 원전하나줄이기 같은 혁신정책사례를 소개했다. 

사회적 경제의 성장과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가 지원한 정책으로 ▲쿠키 및 인쇄물 등을 생산하면서 발달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등을 언급했다. ▲서울시 신청사를 '시민청'이라는 이름으로 시민들과 공유하고, 서울도서관을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내 준 것 ▲1000만건의 다양한 시정 정보 문서의 개방 ▲공공 와이파이 등 인프라 조성 등을 '공유'를 통한 혁신사례로 꼽았다.

박 시장은 "경쟁 대신 협동의 힘을 믿는다. 소유가 아니라 공유가 우리 도시의 미래임을 잘 알고 있다. 공유도시로 사회적 경제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시민들은 공유를 통해 새롭게 연결되고 또 협력하면서 새로운 도시, 새로운 경제를 만들어 내고 있고 이와 더불어 사회적 경제는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는 길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의 발표에 앞서서는 마거릿 멘델(Marguerite Mendell) 캐나다 칼폴라니정치경제연구소장이 '사회적경제와 사회혁신'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캐리 폴라니 레빗 칼폴라니정치경제연구소 이사장, 박원순 서울시장, 마거릿 멘델 칼폴라니정치경제연구소장,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협동조합 소장, 박진도 칼폴라니사회정치연구소 이사장(왼쪽 두번째부터 우측으로)

'거대한 전환과 현대의 위기들'을 주제로 열린 '제14회 칼폴라니 국제학회'(10월12일~14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는 캐나다 칼폴라니정치경제연구소와 서울시가 주최하고 한국의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주관했다. 

칼폴라니 국제학회는 '86년 처음 시작돼 격년으로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아시아 지역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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