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산통 중, 두번째 협동조합 유치원 현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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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산통 중, 두번째 협동조합 유치원 현 상황은?
지역 주민 반대, 협동조합에 대한 오해 등으로 난항
  • 2019.10.12 13:23
  • by 김정란 기자
05:59
▲ 지난달 20일 서울시의원회관에서 '협동조합형 유치원 제도화 및 정책개선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우리 사회에서 2등은 참 힘들다. 1등 역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지만, 누구나 기억하고 관심을 갖는데서 오는 추진력이 있다. 반면 두 번째에는 그 관심이 현저하게 줄어들기 때문에 어쩌면 외로운 길을 가야 한다. 첫 번째 협동조합형 유치원에 이은 두 번째 협동조합형 유치원도 현재 뜻깊은 탄생을 위해 산통을 겪고 있다.

지난 2018년 말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가 터지면서 새로운 유치원을 만들자고 나선 부모들이 있었다. 여러가지 대안 중 하나가 협동조합형 유치원이었다. 뜻이 맞는 부모들이 협동조합을 만들고, 그 안에서 투명하게 유치원을 운영하자는 것이다. 이 안은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부모협동형 유치원'에 한해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시설을 임차해 유치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길이 열렸다. 그렇게 지난 3월 1호 협동조합유치원이 개원했다. 노원구 꿈동산아이유치원이다. 당시 설립자 사망으로 폐원 위기에 놓인 유치원을 임차하면서 바로 아이들을 받아 운영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때만 해도 협동조합형 유치원은 꽃길만 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호는 또 다른 의미에선 1호였다. 1호가 기존 유치원 임차로 공간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었던 데 비해 2호는 공간 마련에 어려움을 겪다가 경기도 화성시의 학교복합시설 '이음터'를 활용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렇게 제2호 협동조합유치원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아이가행복한사회적협동조합의 장성훈 이사장은 라이프인과의 인터뷰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원장과 대표교사 선발까지 잘 왔고, 조합 내부 문제도 잘 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공간인데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많다보니 이 부분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고 상황을 전했다. 대체 무슨 일일까?

아이가행복한협동조합의 유치원은 동탄2 초 16 이음터에 들어설 예정이다. 화성시와 경기도교육청의 협의 하에 협동조합유치원이 들어설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그런데 일단 준공이 아직 안 났다. 유치원을 설립하려면 아이들이 유치원으로 사용할 공간 준공이 나야하고 경기도 교육청 사용승인을 거쳐 유치원 인가 신청을 해야해 준공까지는 일단 기다려야 한다.

준공이 된다고 해도 유치원의 이음터 사용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해야 하는 것도 큰 문제다. 장 이사장은 "원래 주민들이 쓰려던 공간을 나누는 부분에 대한 우려가 크신 것 같다"고 전했다.

유치원 인가를 맡고 있는 경기도교육청 측은 유치원의 실체가 있어야 인가가 가능한만큼 그 부분이 먼저 해결돼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곧 준공이 될 것으로 전해들었다"는 경기도교육청 측은 인가와 유치원 운영 등을 담당한다.

▲ 지역카페에 각종 오해에 대한 해명을 올린 사진 [출처=인터넷 카페 캡처]

이음터를 담당하고 있는 화성시청의 입장은 어떨까? 담당공무원은 "이음터 준공계가 10일 접수됐고, 문제가 없으면 14일 이내 감리단 준공 검사에 따라 절차가 이뤄진다"면서 "10월 하순 준공검사를 하게 될 것이고, 준공 후 교육청에 사용 승인신청 하면 되는데 각종 절차들이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 화성시도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조심스럽기는 하다. 시 관계자는 "이음터라는 공간은 학교복합시설로, 특정 동을 위한 시설은 아니다. 하지만 시설이 위치한 곳 주민들로서는 상실감이 좀 있으셨던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민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는 특정한 단체나 특정한 주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고, 부모협동형 유치원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제도에 맞게된 만큼 법과 규정에 맞는 부분은 원래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장 이사장은 "현재 갖은 오해들로 우울증, 공황장애 등을 앓고 있다"고 했다. 협동조합형 유치원은 출자금을 낼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나 보내는 귀족유치원이다, 협동조합 운영진들이 뭔가를 떼먹을 것이라는 오해가 가장 큰 상처가 됐다. 장 이사장은 "나는 따로 직업을 갖고 있고, 생업이 있는 사람이다. 협동조합은 내 돈을 쓰면 썼지 그걸로 얻는 이득은 없다. 정말 이걸로 돈이라도 벌면서 이렇게 오해를 받으면 억울하지나 않겠는데"라며 힘겨워했다.

그래도 새로운 교육에 대한 희망은 진행 중이다. 오는 26일 아이가행복한사회적협동조합의 설명회가 열린다. 총 5학급, 90명의 아이들과 함께할 예정인만큼 현재의 14가족을 제외한 나머지 조합원을 모아야한다. 장 이사장은 "현재도 조합원 가입에 대한 문의는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비슷한 뜻을 가진 부모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협동조합에 대해 잘 모르거나, 출자금 등에 대한 오해 때문에 '돈많은 집에서 보내는 유치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아이가행복한세상사회적협동조합의 출자금은 400만원이다. 크다면 큰 돈이지만, 이 돈은 한 가족 당으로, 조합에서 나갈 때 돌려받을 수 있다. 돌려받지 못하는 돈은 가입비 100만원(5세 입학의 경우)과 원비다. 장 이사장은 "유치원은 입학시 입학금, 원복비 등의 명목으로 1학기 분이나 1년치 돈을 받는데 우리 유치원은 가입비와 원비만 받는다. 또, 가입비도 5, 6, 7세 연령에 따라 차등 책정했다. 원비는 일반 사립유치원 절반 수준이다. 보육 시간은 일반적으로 3시 이전인 사립유치원에 비해 긴 5시까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설명회에 참여하거나 협동조합에 문의하면 들을 수 있다.

이 모든 절차를 넘어 두 번째 협동조합유치원 개원은 이루어질까? 장 이사장은 "모든 경우의 수를 놓고 최대한 개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두 번째 협동조합유치원의 탄생을 기다리는 모든 이들이 협동조합의 이름처럼 아이가 행복한 유치원을 다닐 수 있는 2020년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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