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림, '자주인증'으로 생산자는 지속가능 소비자는 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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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자주인증'으로 생산자는 지속가능 소비자는 안심
[달걀 살충제 파동과 생협 신뢰시스템(2)] 생산자·소비자가 직접 챙기는 안심 먹거리 기준 _ 자주관리, 자주점검, 자주인증
  • 2017.09.21 10:18
  • by 이진백

살충제 달걀이 일으킨 파문이 사라지질 않고 있다. "도대체 뭘 믿고 먹나" 하는 소비자들의 불신 또한 팽배한 상황이다. 이번엔 정부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은 달걀마저 문제가 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은 사그러들지 않고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살충제 달걀 파동에서 가장 문제로 지적된 것이 허술한 정부의 친환경 인증이다. 살충제가 검출된 농장 52곳 중 무려 31곳이 친환경 농가였다.(9월13일 기준) 부적합 농가에서 친환경 인증을 남발했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작년 말 기준 정부로부터 친환경 농산물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민간업체 64곳 중 6곳에서 국립 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 출신 퇴직자가 대표를 맡고 있고, 이들 민간업체의 전체 인증직원 608명 가운데 농관원 출신 심사원이 80명으로 전체의 13%를 차지했다.

민간 인증기관은 농가에 친환경 인증서를 발급하고, 농식품부 산하 농관원은 인증 업무가 제대로 처리됐는지를 사후 감독하지만 농관원 출신들이 민간 인증기관으로 이동하면서 철저한 감독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국내 대표 생협들(두레, 아이쿱, 한살림, 행복중심)은 살충제 달걀 파문이 일기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잔류 농약 성분에 대한 검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검사 결과를 회원(조합원)들에게 공지해 왔다.

정부 친환경인증에서 적용하는 기준보다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는 한살림의 자주인증제도에 대해 좀 더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생산자는 소비자의 생명을, 소비자는 생산자의 생활을 책임지는'

국내 대표 생협 중 한곳인 한살림은 2001년 정부에서 친환경농산물 인증 제도를 실시하기 훨씬 이전인 1986년부터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생산자 회원과 이들의 삶과 농사방식을 신뢰하는 소비자 조합원들이 믿음으로 물품을 취급해왔다.

한살림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농사과정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결과물의 사후 검사를 중시하는 정부의 인증관리시스템은 농업과 자연생태를 지속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농사의 과정을 관리하는 시스템은 이미 유럽 등지의 농업이 발전한 나라들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다. 한살림은 농사의 과정을 관리하며 동시에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고 교류하도록 하는 자주관리, 자주점검, 자주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자주관리활동 : 모든 생산자가 참여, 스스로 생산과정을 기록

한살림에 물품을 공급하는 모든 생산자가 참여하는 자주관리활동은 생산자가 생산과정을 책임 있게 스스로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자연생태를 살려내는 과정으로써 농업의 가치와 소비시장의 공급자를 넘어 농업의 주체로써 생산자의 가치를 담고 있다. 생산지는 대부분 마을단위 생산자공동체로 형성돼 있으며 신입생산자들도 공동체를 통해 이 단체가 추구하는 가치, 생산 출하기준 등에 대해 교육과 안내를 받는다. 생산자는 공동으로 학습하며, 공동체의 미래를 계획하고, 농자재 또한 공동구매하고 있다. 또한 생산자연합회는 공동체 점검 시 함께 참여해 개별 생산자의 생산관리를 돕고 있다. 그리고 생산자들이 스스로 생산과정을 기록하고 점검해오던 자주관리점검표를 2013년부터 전체 생산자에게서 받고 있다.

생산자 자주관리점검표는 생산자가 생산과정에 대해서 스스로 자주관리 한 내용을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작성한 것으로, 1차 농산물 생산자는 물품 출하 전에 작성하여 공동체 확인과정을 거쳐 한살림연합에 제출하고, 가공생산자(가공식품/축산물/수산물/생활용품 생산지)는 연간 2회(상·하반기) 한살림에서 제출을 요구하는 기간에 작성해 제출하고 있다.

이 활동은 ▲생산자가 개선계획을 수립하고 ▲개선계획에 근거하여 개선을 실행하며 ▲생산자 자주관리 및 조합원 자주점검활동을 통해 ▲개선사항을 도출하는 순환형체계의 기본 구조로 움직이고 있다.

자주점검활동 : 물품과 생산자에 대한 이해 증진 및 물품개선 추진

자주점검활동이란, 소비자 조합원들로 구성된 자주점검활동팀이 사전학습회를 진행 후, 생산지를 방문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자주관리활동을 확인하고, 생산자․물품․생산과정을 점검하고, 교류하는 활동이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로의 이해와 신뢰를 높이고 농업의 주체로써 함께 농사의 과정을 점검하여, 우리의 자연생태와 농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조합원이 참여하는 자주점검활동의 목적은 조합원의 눈으로 생산지 생산현장을 살피고 생산자의 의견을 청취,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개선책을 찾아 나가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보다 깊이 있는 생산지(자)와의 교류와 이해가 가능하고 개선점 또한 구체적으로 제안될 수 있다.

자주점검활동은 사전학습회 → 자주점검 → 조합원 자주점검표, 자주점검보고서 작성 → 생산자 답변 → 활동결과 공유 등의 프로세스(절차)로 진행된다.

자주인증 : 조합원 참여형 자체인증 시스템

자주인증은 생산자, 소비자, 전문가그룹이 함께 참여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높이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신뢰하는 철학을 담은 한살림의 독자인증시스템이다. 성분분석과 사후 결과를 중시하는 기존 정부인증시스템을 넘어 과정과 관계를 중심으로 농업의 주체로써 생산자의 자긍심을 존중하며, 우리 농업과 자연생태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살림은 자주인증으로 결과중심주의에서 과정중심주의로, 사후징벌적 관리방식에서 리스크 관리방식으로 우리 농업의 체질을 변화시키고자 한다. 한살림의 자주인증과 같이 농사의 과정과 리스크를 관리하는 인증시스템은 농업이 발전한 유럽 등지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다.

자주인증은 광우병, 멜라닌, 조류독감 등 식품안전 관련 이슈 등이 점차 증가되면서 ▲먹을거리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안감 해소 ▲사회적 대응에 유연한 생산관리체계 ▲한살림만의 차별화된 기준 수립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약속하고 책임지는 관계를 만드는 시스템의 필요에 의해 시작됐다. 또한 기존의 저농약 인증제도의 폐지로 한살림 저농약 인증 생산농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게 되어 우선적으로 저농약 과실류를 중심으로 시작하게 됐다.

현재 한살림은 농약을 사용할 수 있는 7개 품목의 과실에 대하여 자주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품목은 사과, 배, 복숭아, 자두, 대추, 감(단감, 대봉)이며 앞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들 과실류는 제초제와 생장조절제 사용을 금하고 유기합성농약과 비료는 각각 정해진 횟수와 기준량 이하로 사용된 게 확인돼야 한다. 특히 품목별 방제횟수에 더욱 엄격하며, 방제 계획을 사전에 협의해야할 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농약의 독성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여 금지농약 성분을 자체적으로 설정해 소비자 안전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자주인증은 일정한 교육과정을 수료한 조합원이 생산지를 직접 방문해 한살림이 정한 생산기준에 따라 물품이 생산되고 있는지를 확인한 후 승인된 물품을 공급하는 조합원 참여형 자체 인증시스템이다. 한살림은 2013년부터 자주인증 현장점검 역할을 담당하는 조합원들을 모집, 교육을 진행 현재 30여 명이 참여 중이다.

자주인증은 생산자가 제출한 1년 생산계획을 확인해 방제계획(방제력)을 수립한 뒤 조합원들이 2차례에 걸쳐 생산지를 직접 방문해 방제계획을 점검한다. 현장점검을 한 조합원들이 보고서를 제출하면 한살림 자주관리점검위원회가 최종 인증심사를 한다.

이 위원회는 회원생협과 생산자연합회 대표, 물품관련 실무책임자, 외부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이 위원회에서는 자주인증의 승인 외에도 자주관리, 자주점검 진행사항, 생산과 관련한 자주기준과 점검항목, 보고서를 비롯한 각종 양식의 재개정 등을 검토, 심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자주인증 제도는 한살림연합 사업지원부 품질관리팀에서 진행하고 있다. 
문의전화 ☎02-6715-0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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