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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의 끝자락은 어디까지일까?제3회 공공섹터 사회적 가치 창출 포럼...사회적 가치 난상토론
지난 2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엠와이소셜컴퍼니(MYSC)가 함께 제3회 공공섹터 사회적 가치 창출 포럼을 열었다.

"개인의 이기심으로 자율적으로 조절되는 시장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기업들의 사회적 준거를 따르는 경제활동 지향이 있다. 인간은 이기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처럼 동시에 상대의 처지에서 생각할 수 있는, 즉 동감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시장도 그 자체가 완전하다기보다는 사회와 공동체에 의해 적정성을 갖춘 행위들이 이루어질 때 상호유익을 교환할 수 있는 호혜의 장이 되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의 일부이다. 호혜의 장을 만들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있지만 제대로 방향을 잡고 적정한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기관과 기업의 사회적 가치 평가 작업이 진행되면서 측정기준과 방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 그 범위를 어디까지 봐야 하는지, 적용 가능한 지표는 무엇인지, 많은 이론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다. 이런 취지에서 의미있는 장이 마련됐다. 

지난 2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엠와이소셜컴퍼니(MYSC)가 함께 제3회 공공섹터 사회적 가치 창출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공공기관 사회적 가치 리더인 LH가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대략적으로 발표했다. 

LH 미래혁신실 문호길 차장은 "LH의 사회적 가치 측정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투입되는 비용(input), 이로부터 창출되는 사회적 편익(outcome)을 측정하여 정부, 국민, 고객 등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내부적으로는 경영과 사업의 개선방안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생산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토론자로 가톨릭대학교 라준영 교수,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이은선 교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정도진 소장이 참석했다. 라준영 교수는 사회적 가치 측정의 몇 가지 이슈를 정리했다. 우선 사회적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회적 이슈와 관련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해 사람들이 고통 받는 것과 관련이 있어야 하고 시장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것(외부성)이어야 측정의 의미가 있고 사회 성과로 인정한다. 

공기업의 서비스 자체가 사회적 가치인가?

라 교수는 "공기업이 제공하는 재화와 서비스 그 자체가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과연 그런가?" 라며 의문을 던졌다.

왼쪽부터 사회적가치연구원 박성훈 실장, 가톨릭대학교 라준영 교수,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이은선 교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정도진 소장

"전기, 가스, 상하수도 등은 요금재(toll goods)다. 요금재는 자연독점이 문제다. 자연독점이 되면 자치경제에 필요한 만큼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다. 그걸 막기 위해 공기업이라는 형태로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격 통제가 들어가는 거다. 말 그대로 자원배분의 효율성 문제다.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해결하기 위해 공기업이라는 거버넌스를 쓰는 것일 뿐이다. 이런 논리에는 사회적 가치라는 개념이 없다." 

"여러 공기업이 대표적으로 전기료 인하, 통신료 인하, 신규도로의 시간단축 효과, 명절 통행료 감면 등을 사회적 가치라고 측정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 가치가 아니라 고객가치(소비자후생)다. 소비자후생은 사회적 가치로 인정하지 않는 게 맞다. 사회기반시설의 경제적 가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공기업의 임무에 국민복리 증진이 있다. 공기업은 국민복리 증진이 사회적 가치가 아니냐고 하는데 이것까지 고려해서 논의해봤으면 좋겠다."

2017년 정부가 정의한 사회적 가치의 분류는 12가지다.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는 다르다

라 교수는 12가지 분류 중 6번과 8번에 문제를 제기했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공헌은 경제활동을 통한 경제적 가치 창출이다. 


"기업의 대표적인 국민경제 기여성과는 고용과 납세다. 이 성과를 측정해보니 값이 너무 크더라. 고용과 납세는 기업의 본원적 역할이다. 국민경제 기여성과라고 해야지 사회성과라고 하기는 어렵다. 일자리 문제는 사회문제일 수 있다. 신규일자리 창출이나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은 사회문제로 보고 '사회적 가치'가 아니라 '경제적 사회성과'라고 분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공기업이 투입하는 비용이 중복회계 될 우려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도로공사에서 터널 보강 공사를 할 경우 '안전'에 해당되고 이러한 사업에 들어간 모든 비용을 '안전'에 포함시킨다. 

"도로공사의 경우 안전에 해당하는 비용이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잡히고 있다. 다른 공기업도 마찬가지다. 이미 보고한 환경안전성과에 결과가 반영돼 있는데 양쪽으로 다 잡으면 안 된다. 사회적재무회계로 한다면 더욱 그래야 한다. 사회적재무회계에서 별도로 측정·보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라 교수는 이번 태안 화력발전소 사망사고를 보며 또 하나의 고민을 하고 있다. 

"현 체계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인명피해 비용만 잡는다. 대부분 무언가 문제가 생겼을 때 네거티브하게 반영된다. 부정적인 점을 개선하는 노력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잡아내지 못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고 있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위험한 상황은 부채로 잡는 거다.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면 그 위험을 부채로 잡아놓고 개선될 때마다 부채를 줄이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공기업의 서비스 자체가 사회적 가치다

이은선 교수는 행정학적 관점에서 공기업과 민간기업은 본질적 차이가 있고, 공기업은 설립 목적 자체가 공익창출이라며 사회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공익에는 公益과 共益이 있다. 앞의 공익(公益)은 공공의 이익, 쉽게 말해 국민의 이익이다. 뒤의 공익(共益)은 공동의 이익이다. 사회적 가치라는 게 후자의 공익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후자의 공익 개념을 쓰면 요금재(toll goods)는 사회적 가치가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공기업들이 자신들이 하는 모든 것은 사회적 가치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앞쪽의 정의를 따르기 때문이다. 요금재(toll goods)는 분명히 사회성과가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씀드리는 입장이다."

사회적 가치 측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일반화라고 말했다. 

"공기업도 사이즈부터 법인격이 다르다. 일반화시킬 수 있을 것 같지만 굉장히 어렵다. 일반화가 될 거라고 기대를 하기에 측정이 어려워지고 있다. 소셜벤처까지 측정할 일이 있어서 소셜벤처 측정에 가장 많이 통용되는 국제지표를 실제 적용해봤는데 많은 수가 적용이 안 됐다. 공공기업이나 대기업이 측정 가능한 이유는 지표들이 모든 기업에 적용 가능해서라기보다 적용 가능한 데이터를 해당기업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착각하면 안 되는 부분이다."

사회적 가치 측정에 지속가능성 반영돼야

한국의 사회적 가치 측정은 공급자 기준으로 성과를 측정하고 있고 사회적 편익은 고려가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태양광 에너지를 얼마만큼 생산했다'는 공급자 기준의 산출지표이고, '지역 경제에 얼마만큼 기여했다'도 주민의 의견이 들어간 게 아니라 만족도 조사 정도의 수준이라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은 지속가능성 회계가 싹 빠져있다. 수자원 관련 기업의 수자원이 100t이 있고 매년 10t의 물이 새로 들어온다고 치자. 보통은 매년 10t의 물이 들어오는데 어떤 장비가 들어왔고 어떤 것을 해서 7t을 썼는데 생산량은 똑같다고 성과를 보고한다. 자원을 조금 쓰는 게 성과를 내는 건 아니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는 적정량을 써줘야 유지가 되기도 한다. 적정량을 쓰지 않으면 물이 범람할 수도 있고 다른 효과가 일어날 수도 있다."

"단순하게 자원을 조금 썼다가 좋은 성과가 아니다. 생산하는 입장에서도 많이 생산했다고 좋은 건 아니다. 그 점을 생각하지 못 하고 있다. 신규 주택 '몇 호' 제공이 아니라 주택이 필요한 사람 수의 총량이 있고 그 총량 대비 몇 퍼센트를 제공했다. 그래서 주거가 필요한 몇 퍼센트를 줄였고 총 비용의 몇 퍼센트를 줄였다는 식으로 계산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총량에 대비해서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개별 공공기관 노력

정도진 소장은 공공기관 경영평가 항목에 충실하라고 조언했다. 

"우선 해당 기관 내부적으로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 다 같이 워크숍을 하고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 사회적 가치 사업성과가 많냐 적냐보다 사회적 가치 사업을 하나라도 시작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사회적 가치로 새로운 사업을 한 게 없으면 아무 의미 없다. 예를 들어 사회적 성과가 5천만원 나왔는데 이것을 만들기 위해 이러이러한 것을 했다고 숫자와 감동스토리를 같이 만들기 바란다."

공정경 기자  jjkong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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