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택 도입기, 정부의 마중물 역할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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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택 도입기, 정부의 마중물 역할 중요
최경호 한국사회주택협회 사무국장, 서구 복지국가는 세입자가 맘 편하게 거주하는 사회
  • 2018.06.27 17:37
  • by 강찬호 기자
최경호 한국사회주택협회 사무국장은 사회주택 도입기에서 정부의 마중물 역할을 강조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문제가 있는 곳에 해결책이 있다. 집, 주택의 문제에 대해 기존의 방식을 따르지 않고 새롭게 뜻을 세우고, 길을 내는 이들이 있다. 그러한 방식과 유형이 있다. 사회주택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들이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함께 비용을 내고 집을 짓고 같이 산다.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함께주택’, ‘소행주’가 예다. 공공의 토지를 1% 저리로 30~40년간 임대해 주택을 짓고 시세의 80% 이하, 임대료 인상률 연간 5% 이내로 세입자에게 공급하는 주택도 있다. 녹색친구들 성산(11세대), 녹색친구들 창천(11세대), 완두콩 1호(10가구), 두꺼비하우징(10가구), 연희자락 등이다. 준주택인 고시원을 리모델링해서 청년주택으로 공급하는 경우도 있다. 빈집을 리모델링해 청년주택으로 공급하는 경우도 있다. 보린주택처럼 노인특성에 맞춰 민간에서 집을 짓고, 이를 서울시에서 매입해 홀몸어르신들에게 공급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사회주택은 주거약자들의 사회적 문제를 사회적인 방식으로 해결해가는 모델로서, 기존 방식과 다른 새로운 주택공급 방식이다. 당면한 주거 문제를 해결해가는 하나의 수단이면서, 동시에 기존 주택공급 시장의 방식에 대한 사회적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청년주거, 1인 가구, 신혼부부, 맞벌이 부부, 취약계층 주거 등 사회주택의 유형도 다양하다. 빈집 활용, 고시원 등 준주택 리모델링, 토지임대부 방식 종류가 있다.

“인식이 많이 변했으면 한다. 공공임대, 사회주택이 갖는 힘은 잔여적복지 개념에서 집을 마련하는 것이 아닌, 더불어 사는 통합사회를 위한 수단이다.” "복지국가는 자가 소유가 많은 게 아니라, 세입자가 마음 편하게 거주하는 사회이다." 최경호 한국사회주택협회 사무국장은 ‘사회주택’을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회주택이 가장 발달한 나라인 네덜란드에서 최근까지 공부했다. 그곳에서 사회주택이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이치를 보고 배웠다. 그리고 귀국해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고 일하고 있다.

네덜란드 사회주택 보급률은 32% 수준이고, 40%에 이르기도 했다. 암스테르담과 같은 대도시는 40% 수준에 이른다. 덴마크의 주요 대도시도 비슷하다. 이들 복지국가들의 자가거주율은 55% 수준이다. 나머지 40%는 우리나라와 같이 세입자들이다. 차이는 무엇일까. 집을 소유하지 않아도, 거주에 불편이 없다는 것이다. 내 집이 없어도 맘 편하게 집을 구하고 거주할 수 있는 곳이 서구 복지국가라는 것이다.
 
반면 우리 현실은?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지만 2017년 기준 자가거주율은 57.7% 수준이다. 나머지는 집을 빌려 산다. 주택공급률에 비해 자가소유가 낮다. 집 소유가 시장에 맡겨 있고, 집 소유 능력에 따라 돈 있는 이들이 집을 여러 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집이 없는 이들이다. 집을 빌려 사용하는 세입자 비율이 앞서 네덜란드와 유사하지만, 쉽게 집을 구하거나 안정적으로 장기 거주하기는 어렵다.

최근 궁중족발 사건은 상가 임대인과 임차인의 극단적 갈등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법과 제도가 미흡해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집이나 상가 세입자들은 매년 혹은 2년마다 전월세 인상의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고, 지속적인 인상으로 도심의 주변부로 계속해서 밀려나야 한다. 주거 접근권이나 안정적으로 주거할 수 있는 주거권이 열악하다. 주거의 안정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열악한 주거권은 사회 안정이나 삶의 안정에 있어 치명적이다. 따라서 주택공급은 주요한 경제적 이슈이자, 사회적 이슈이다. 건설경기 부양책의 수단이 되기도 하고, 주거 안정이라는 사회정책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주택은 넘치는데 자가소유율은 낮고 주택가격은 비싸고, 임차인들은 불안하게 거주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기울어진 주택시장의 문제를 해결해가는 해법 혹은 대안은 없을까?

사회주택은 사회적경제 주체가 공급ㆍ관리하고 커뮤니티 활동 지원 강화...장기적으로 지역자산화와 사회주택 생태계 구축
 
그래서 등장한 모델이 사회주택이다. 공공임대주택이나 민간임대주택과 이웃하면서도, 주택의 '사회적 기능'이 강화된 공급방식이다. 사회주택은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등 사회경제조직들이 건설하고 주택관리를 하면서, 동시에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한 주택이다. 공공이나 민간임대주택과 유사한 측면도 있지만 사회적경제 조직의 참여를 통해 진행하며, 기존 주택보다 싸게 장기적인 방식으로 공급하는 주택이다. 기존 건설사나 분양사와 같이 과도한 이윤을 남기는 건설방식을 탈피하고, 공공의 지원을 통해 건축비를 낮추고 효과적인 운영을 통해 장기적인 거주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주거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해결해가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25년, 30년 장기임대가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고자 한다. 또한 사회주택을 통해 지역자산화 혹은 공동체 자산화함으로써 지역 공공성의 토대를 강화하고자 한다.

이러한 사회주택 지원에 발 빠르게 움직이며 대처하는 곳은 서울시이다. 2012년 7월 사회투자기금을 설치해 사회주택 공급주택에 재정적 지원을 시작했다. 2015년 1월 ‘서울특별시 사회주택 활성화를 위한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 조례는 사회주택을 정의하고 지원 방안을 담고 있다. 임대료를 시세의 50~80% 이하로 공급하고, 임대료 인상률도 연간 5% 이내로 제한했다. 거주기간은 6~10년으로 규정했다. 조례에 의거해 서울시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사회주택 공급자와 입주자에게 컨설팅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서울시 사회주택은 시흥시, 경기도, 전주시 등 전국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그럼에도 사회주택은 전체 주택공급 시장의 규모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다. 바닷물의 소금 역할을 하고자 사회주택 당사자들이 분투하고 있는 형국이다. 사회주택이 활성화되려면 해결해가야 할 과제는 많다. 최경호 국장은 “네덜란드와 같이 사회주택 백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들은 민간기금으로 1차 보증하고, 2차로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민간사업자들이 각출해 조성한 기금규모가 90조 수준이다. 초창기에는 정부지원이 많았다. 지난 백년 동안 30년의 사이클이 돌고 돌아 누적된 결과이다. 반면 우리 사회는 이제 시작단계이다. 공공이 적극적인 마중물 역할을 해주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강조한다.

사회주택 관련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낮은 비용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관리 운영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비즈니스 모델을 잘 운용해가야 한다. 사회주택은 분양사업이 아닌 임대사업이다. 집 한 채를 짓고 임대를 함에 있어 그에 따른 수익이 따라줘야 한다. 시장 논리에 의한 주택 분양시장이라면 이윤 동기와 논리로 해결해가면 되지만, 사회주택은 주거의 사회적 문제해결이 목적인 만큼 그에 수반되는 비용의 문제를 공공적인 방식으로 지원하고 해결해가는 것이 필요하다. 유럽과 같이 오랜 역사를 통해 형성된 사회주택의 생태계를 구축해가야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공공에서 직접 혹은 간접적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지원해야 한다. 정부 등 공공영역에서 사회적경제와 함께 적극적으로 손잡고 지원에 힘써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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