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재건축 석면 감시, 주민들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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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재건축 석면 감시, 주민들이 나선다
[기고] 한산초 비대위, 구청과 함께 재건축 현장 주변 4개 학교 학부모 및 주민대상 석면교육 실시
  • 2018.06.20 12:22
  • by 라이프인
강동구 둔촌동에 있는 한산초 석면비대위는 학부모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재건축 현장의 석면 위험성과 대책을 위해 주민교육을 실시했다. 사진 한산초 비대위 제공.

단일 규모로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의 철거가 임박해 있습니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164개동 5천930세대를 철거하고, 1만1천160세대로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대규모 공사입니다.

그동안 강동구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재건축이 이루어졌지만, 석면철거 및 비산먼지의 철저한 관리하에 이루어진 재건축 단지는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사람들은 석면 및 비산먼지 폐해에 대해서 잘 인식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재건축이 이루어져도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당장 직접적으로 와닿는 소음이나 눈에 보이는 먼지에 대해서만 항의하고 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재건축 단지 주변에 살았던 주민이나 재건축 공사장에서 일했던 인부들이 악성중피종 및 석면폐증에 걸리고 그 원인이 재건축 철거 시에 나왔던 석면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사람들은 재건축 철거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재건축단지 인근에 있는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더욱더 큰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에 둔촌주공 인근에 위치한 '한산초등학교 비상대책위원회'는 강동구청에 석면감시단 구성 및 교육을 실시해 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이에 구청은 6월7일과 15일에 한산초에서 인근 학교와 주민으로 구성된 감시단을 운영하기 위한 수순으로 감시단에 지원한 한산초 학부모 30명, 한산중 학부모 30명, 동북중 학부모 30명, 동북고 학부모 30명, 둔촌동 주민 15명, 성내동 주민 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습니다. 실제 활동할 정확한 감시단 인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둔촌주공 재건축의 규모 및 4개 건설현장이 동시에 진행되는 특성을 고려하면, 기존에 타지역에서 운영되었던 감시단 숫자의 배수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6월7일 오전10시, 강동구청 맑은 환경과 주최로 한산초등학교 시청각실에는 150여명의 학부모와 인근 주민들로 가득 찼으며, 과천 관문초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한정희씨(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위원)가 강사로 초빙되었습니다. 이미 재건축 단지의 석면 감시단 경험이 있는 한정희씨가 강사로 초빙되었기에 참석자들의 관심과 열의는 더욱 뜨거웠습니다.
 
이날 강의 내용은 먼저 석면이 무엇인지, 석면의 유해성과 우리나라 재건축 석면 관련 사건사고, 관문초 비대위 활동 상황 등 석면 및 감시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석면질환 근본적인 치료법 없어 석면에 노출되지 않는 것만이 최선

 “석면은 긴 바늘모양으로 날카롭게 생겼기 때문에, 흡입하게 되면 우리 몸 폐포 깊숙이 침투하게 되어 제거가 불가능합니다. 석면에 노출될 경우 석면폐, 폐암, 중피종, 흉막반 등의 질병에 걸릴 수가 있는데, 이는 일정기간 잠복기를 거친 후 발병하며, 잠복기는 석면노출 정도와 개인에 따라 그 편차가 있습니다. 일단 발병 후에는 뚜렷한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기에 그 생존기간이 길지 않습니다.” 덧붙여 한정희 강사는 석면에 노출되지 않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하였습니다.

15일날 진행된 2차 교육에서는 석면 해체 제거 절차, 석면 해체 관련 규정 및 법안, 석면 해체 제거 장비, 감시단이 실제 현장에서 확인해야 하는 보양작업 부분, 음압기 사용 체크법 등에 대한 내용이 다루어졌습니다.

석면 해체작업시 제대로 된 보양작업과 음압기의 사용이 핵심...작업자를 위한 위생설비 반드시 갖춰져야

교육 자료로 여러 재건축 단지의 석면해체 전 보양작업에 관한 사진이 여러 장 공개되었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보기에도 보양작업이 제대로 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사진이 구분이 되었으며, 보양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라고 한정희씨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또한 음압기의 사용에 있어서도 필터관리(필터 교환 주기- 전처리 필터:1일 2회, 중간 필터:36시간당, 헤파필터:400~500시간당)가 제대로 되어야하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비용의 이유로 필터 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를 확인하는 것도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음압기의 수치 또한 –0.508mmH2O 가 유지되어야 하며, 이 수치를 벗어났을 경우 경보음이 울려 작업자가 신속히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석면 해체 작업자를 위한 위생설비 (샤워장)가 반드시 갖춰져야만, 작업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작업장 밖으로 석면이 유출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아울러 석면 해체후에는 폐기물을 안전하게 규정에 따라 폐기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덧붙였습니다.

교육 참가자들의 질문도 이어졌습니다.
‘석면 해체 후 공기질 측정은 물론 토양검사를 시행하였으면 좋겠는데, 토양검사에 대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에 대해 한정희 강사는 ‘ 석면해체가 안전하게 그리고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토양검사를 시행하지 못 할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오히려 반문하였습니다. 교육 참가자들은 토양검사까지 시행하고, 그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재건축 공사에 대해 신뢰감이 들 것이고,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불안감도 한층 해소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정희씨는 교육을 마치며, ‘교육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강동구민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만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엄격한 관리하에 이루어질 것이며, 이것이 우리 아이들과 나아가 강동구민 전체의 안녕을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당부 또한 잊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재건축이 시행되어 오면서 기존의 석면안전관리법이 현실에 맞게 더 보강되고 개정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습니다. 이에 감리의 잔재물 확인의무가 추가되고 감리실명제가 도입되는 등 감리의 책임을 강화한 법의 개정이 최근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석면조사 후 고용노동부에서 인력부족의 이유로 현장실사를 나오는 경우가 드문 현실은 아쉽기만 합니다. 개정법의 발의의도가 퇴색되지 않도록 법 개정을 뒷받침할 제도적 보완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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