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기에 접어든 생협...지속적인 내부 혁신으로 돌파구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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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기에 접어든 생협...지속적인 내부 혁신으로 돌파구 마련해야
2017년 세계협동조합의 날 기념 '저성장기 생협의 경영진단과 미래전략 토론회' 개최
  • 2017.06.22 18:53
  • by 라이프인

2017년 세계협동조합의 날 기념 '저성장기 생협의 경영환경 진단과 미래전략 토론회'가 지난 20일(화) 오후 1시 동자아트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30여 년간 한국의 생협이 성장해올 수 있었던 요인을 다시금 되돌아보고 변화된 경영환경, 저성장 국면에서 한국 생협은 어떤 물품혁신, 경영혁신을 실천, 계획하고 있는지 각 생협의 사례와 성과를 공유하고 미래를 위한 전략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 번째 기조발제는 최영찬 서울대 교수가 맡았다. 그는 '소비자패널 조사결과를 통해 본 소비패턴 및 생협 경영환경의 변화'에 대한 주제로 ▲농식품 유통채널의 변화와 경쟁심화 ▲시장의 세분화와 다양한 서비스의 진화 ▲소비자들의 선택 ▲친환경 유기농 시장과 소비자 ▲시장변화에 대한 대응 ▲빅데이터 분석의 사례 등을 발표했다.

사진 왼쪽 김대훈 센터장, 오른쪽 최영찬 교수

최 교수가 발표한 '소비자패널 조사결과를 통해 본 소비패턴 및 생협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르면 신선식품 소비는 1994년(55.6%) 대비 2011년(25.4%) 2배 이상 감소됐고, 가공식품(15.5% : 28.0%)과 외식(28.9% : 46.6%)은 2배 정도 증가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식품의 안전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으로 유기농매장 소비액은 꾸준히 증가하여 2010년 대비 2015년에는 두 배 가량 증가했다. 1~2인 가구 수는 지난 25년 사이 약 3배 이상 증가했으며, 편의성 추구 트렌드와 간편식 소비 증대에 따라 1~2인 가구를 겨냥한 간편식 제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되어 최근 5년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인터넷 구매액은 2010년 대비 2016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의 인터넷 구매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군별 가구당 연간 인터넷 구매액은 가공식품, 청과류, 곡류, 육류 순으로 많이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변질과 신선도 저하의 문제가 있는 유제품, 수산물, 야채류의 인터넷 구매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농식품의 경우는 대가족인 경우와 소득 수준이 높은 계층 그리고 전업주부가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형마트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할수록 유기농 소비를 줄이는 성향을 보였다. 

그는 "친환경식품의 판매는 과거에는 주로 생협에 의해 주도되어 왔으나, 최근 일반 친환경식품 판매점, 대형유통업체들의 친환경판매가 증가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제품구색에서 우위를 갖추고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대형유통업체를 생협의 큰 위협요소로 꼽았다.  

그는 채널(매장, 온라인)이 고정된 상황에서 구색 확장만으로는 타겟을 넓히는데 한계가 있다며 시장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판매 채널 확장 및 젊은세대, 1~2인 가구, 영유아를 둔 소비자의 생협 접근성을 높여 신규 고객을 확대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후지이 카츠히로 오사카이즈미시민생협 전 이사장

이어서 제2발제를 맡은 후지이 카츠히로 前)오사카이즈미시민생협 이사장은 '일본 생협은 저성장 국면, 경제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가? _ 오사카 이즈미시민생협의 사례를 중심으로'란 주제의 발제문을 통해 이즈미시민생협의 현황과 외부환경(호경기․불황 등)이 생협의 사업과 조직의 성장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생협의 불황은 외부환경이 아니라 내부요인에서 일어난다"며 거버넌스의 붕괴, 내부통제의 결여, 조합원 의사 미반영 등을 경계하며 "생협은 외부환경에 상관없이 항상 개선 ․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경제위기 상황을 맞게 되면 기업들은 투자를 안한다. 이 시기가 투자할 절호의 시기"라며 공격적 경영을 주문했다.

그는 영국의 엔지니어 F W 란체스터 전략 모델을 적용하여 "시장에서 이기려면 '규모의 전략' 펼쳐야 한다"며 "대·중·소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상황에 맞는 우수한 경영전략을 개발하고 수립하는 일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후발 기업은 해당 시장의 1위 기업에게 전면전으로 도전하지 말고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운다든지 시장을 세분화해 경쟁기업의 전력을 분산시키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생협은 주식시장의 평가(페널티)를 받지 않는 대신 사회와 조합원으로부터 그 이상의 평가를 받는다"며 "무엇보다 신뢰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후지이 카츠히로 前)오사카이즈미시민생협 이사장은 서울역이 '롯데마트'가 되는 것이 아니라 'COOP'이 되는 날을 기대한다는 말로 발제를 마무리했다.

이어 김대훈 아이쿱협동조합지원센터 센터장이 '한국 소비자생활협동조합운동의 2.0시대를 위하여 _ 아이쿱생협의 물품전략과 미래경영전략을 중심으로'란 주제로 사례발표를 했다.

김 센터장은 ▲한국 생협의 현황 ▲한국 생협의 성장 배경과 요인 ▲지난 시기 한국 생협운동이 이룬 사회적 가치와 성취 ▲새로운 환경의 도래와 위기에 대해 소개하며 "이제 한국의 생협은 지난 3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생협운동 2.0시대를 위한 아이쿱생협의 구상과 전략으로 ▲주력 사업 분야인 농식품 분야 사업의 혁신을 통한 차별성 및 서비스 강화 ▲변화하는 사회, 현재와 잠재적 조합원의 경제, 사회, 문화적 필요를 포괄적으로 충족하는 미래 사업의 구상과 실험 ▲소비자-생산자-노동자의 삼각 파트너십을 통한 연대와 장기적인 상호 이익의 추구를 위한 공동행동의 실현 등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또 한국 생협운동의 2.0 시대를 위한 생협의 과제로는 내부의 혁신과 (생협 간의)축적된 경험의 공유, 공동의 자산 확대를 건의했다.

그는 끝으로 생협 내부의 혁신과 도전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제도와 정책 환경이 우호적으로 조성되어야 한다며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자금조달, 자본확충 수단의 확대 및 금융환경의 구축 ▲경제활동조직으로서의 생협에 대한 법제도적, 정책적 차별의 해소 ▲다양한 협동조합 및 사회적 경제 조직간 협동경제복합체의 법률적 근거의 마련 등 제도 및 정책 환경의 개선과제를 제안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대훈 센터장, 최영찬 교수, 후지이 카츠히로 전 이사장, 장승권 교수, 장종익 교수, 정영수 교수.

기조발제와 사례발표에 이어 김형미 소장(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의 진행으로 장승권 교수 (성공회대학교), 장종익 교수(한신대학교), 전영수 교수(한양대학교)가 지정 패널로 참석하여 열띤 토론을 펼쳤다.

첫 번째 지정 토론을 맡은 장승권 교수는 사례로 발표한 '한국 생협운동 2.0시대를 위한 아이쿱생협의 구상과 전략'을 경영학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그는 "외부 환경의 변화와 내부 자원과 역량을 고려하여 지금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전략을 경영학 이론가들이 제시하는 여러 개념과 모형을 기반으로 제시했다고 판단한다"며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전략의 수립이 아닌 전략의 실행"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합원의 참여가 혁신전략 실행의 관건"이라며 "모든 조직의 혁신이 그렇듯이 협동조합 역시 혁신은 사람에서 출발한다. 관련된 인식 변화가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종익 교수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에 의한 협동조합의 설립 촉진과 운영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토론회가 개최되어온 것에 비하여 기존 특별법에 의하여 설립된 협동조합의 활성화 및 사회적 가치 제고를 위한 논의가 부족했던 상황에서 개최된 이번 토론회는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생협은 각자 고유의 특색을 지닌 사업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고 다양한 협동조합과 연대하여 조합원의 다양한 서비스 요구에 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전영수 교수는 "거시환경적인 요인과 내외부 환경적인 요인이 생협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생협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상품라인의 확충, 판매채널의 확대, 경영환경의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며 "혁신적인 사고체제와 협력체제를 구축해 조합원과 상품이슈를 뛰어넘는 ‘좋은 재화의 합리적 제공’의 취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패널들의 토론에 이어 플로어에서의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 이날 참석자들은 생협의 새로운 도약과 생협의 사회적 가치(혁신 방안)에 대해 격의 없고 자유롭게 상호 의견을 나눴다.

이번 토론회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들은 지속가능한 생협을 위해 생협의 경쟁력을 높이고 정체된 생협조직의 활성화를 위한 밑거름이 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아이쿱협동조합지원센터가 주관, 아이쿱소비자활동연합회가 주최했다.

한편, 올해로 95회째인 '2017년 세계 협동조합의 날'(올해는 7월 1일)에 내건 슬로건은 '협동조합은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한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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