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날 특집] 상담으로 회복하는 부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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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날 특집] 상담으로 회복하는 부부의 세계
  • 2020.05.21 11:09
  • by 정화령 기자

가정의 달에 많은 기념일 중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 가자는 취지로 2007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었지만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이혼(Covidivorce)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사회의 위기가 가정에까지 침투하고 있다. 게다가 개인, 자녀 문제와는 다르게 부부 사이 갈등은 관계가 틀어져도 주변에 쉽게 조언을 구하기 힘들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별다른 진단과 노력 없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관계를 개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에 라이프인은 사회적경제 분야 심리상담 조직과 인터뷰를 통해 상담에 대한 선입견을 해소하고 올바른 관계개선 방향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 심리상담 전문가들의 협동조합 '봄'

2014년 서울시 강동구 사회적경제 인큐베이팅 사업을 통해 설립한 '심리상담연구소 봄'은 심리상담사 5명이 모여서 만든 협동조합이다. 지역사회의 취약계층 상담을 개인적으로 진행하다가, 보다 안정적으로 그 활동을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이 설립 동기가 됐다. 또한 상담사는 장기적인 훈련이 계속 필요한 직업인데 여러 명이 모이면 공부에도 도움이 되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최근 발생하는 부부 간 갈등을 묻는 질문에 박인선 소장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계기 진단이 필요한데, 코로나 같은 이슈일 수도 있고, 명절이나 외부 사건이 경제적 위기나 관계의 위기를 증폭시키는 촉발점이 될 수 있다. 요즘에는 학교 등 사회적 돌봄이 해결되지 않아 가사와 양육시간이 늘어나면서 오는 부담이 직접적인 문제가 되기도 한다"며 최근 상황을 진단했다. 그리고 면역이 약해지면 병이 발생하듯 기존에 누적된 문제들이 커진 계기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예전보다 부부상담 케이스가 늘어났다고 이야기했다.
부부상담이나 가족상담의 경우는 보통 10회 내외로 진행되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가족 간 유대 문제나 어머니들의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을 빈번하게 접해보니, 가볍게 이용할 수 있는 5~6회기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
기존에는 정신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주로 상담을 받는다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박 소장은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자기 이해와 성장하기를 원해 상담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라며 자녀 문제의 경우는 학교에서 미리 상담을 권유받기도 하지만 부부 갈등은 문제가 이미 부각된 이후에 상담을 찾는 경우가 많음을 가장 아쉬운 점으로 밝혔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상담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효과가 높다며 작은 문제도 상담으로 이어져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심리상담연구소 봄 부부상담 프로그램
▲ 심리상담연구소 봄 부부상담 프로그램

 

■ 마음에 연고를 발라주는 사회적기업 '토닥토닥'

대구시 중구에 위치한 '토닥토닥'은 무엇보다 상담에 문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영희 대표는 정신병동에서 인턴 상담사로 일하던 당시, 상담의 문턱이 높아 환자들이 좀 더 일찍 도움을 구하지 못한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2011년에 토닥토닥을 처음 설립했다.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카페에 상담할 공간을 만들고, 상담료는 기존의 1/3 수준으로 낮췄다. 하지만 석사 이상의 전문 상담사들이 상담하기에 그 퀄리티는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아 초기 인건비 지원을 받은 점과 수익은 적지만 방문 인원을 늘려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토닥토닥심리상담센터 홈페이지
ⓒ토닥토닥심리상담센터 홈페이지

이 대표는 최근 부부 간 갈등에 대해 "물론 경제적인 이유가 크지만, 모두 좋지 않은 상황이라 서로 배려할 여유가 줄어든 게 가장 클 것"으로 분석했다. 젊은 커플은 가볍게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도 많지만 3~40대 이상 부부는 쉽게 방문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특히 남성 가장의 경우 현 상황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는 게 쉽지 않은 문화라고 한계를 설명했다. 하지만 "상담실에 방문하는 자체가 변화의 절반"이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그렇기에 남성의 상담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기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문제가 없어도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상담은 필요하다. 지금까지 우리 기관에서 50회 이상 상담을 받은 사람들도 수십 명에 이른다. 여행을 가거나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일과 같이 스스로 위로하기 위한 행동으로 마음의 장벽을 낮추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흔히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한다. 이런 오랜 문화가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어도 남의 개입은 터부시하는 경향을 만들었다. 하지만 사회적 위기가 결혼·임신·출산·육아 회피까지 이어지며, 전문가들은 해외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이혼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 위기를 먼저 감지한다면 두 사람만의 문제로 여기지 말고 믿을만한 주변이나 전문가를 찾아 함께 해결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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