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공익활동가의 일과 삶 실태…"열악한 활동 조건에도 삶과 일에 만족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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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공익활동가의 일과 삶 실태…"열악한 활동 조건에도 삶과 일에 만족도 높아"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중장년 공익활동가의 일과 삶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 보고 및 토론회 개최
  • 2024.04.04 18:00
  • by 이진백 기자
▲  '중장년 공익활동가의 일과 삶'에 관한 토론회가 지난 2일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모이다 다목적홀에서 개최됐다. 
▲  '중장년 공익활동가의 일과 삶'에 관한 토론회가 지난 2일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모이다 다목적홀에서 개최됐다. 

공익활동가는 열악한 활동 조건에도 불구하고 삶과 일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적절한 소득과 노동 환경 등 외재적 보상체계가 충족되지 못할 경우 공익활동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은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활동가들은 생활임금 정도의 활동비가 보장될 경우 활동을 지속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의 활동비로는 기본적인 생활 유지가 쉽지 않다는 점과 최소한의 경제적 보상이 제공되는 경우 활동을 지속하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은 지난 2일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모이다 다목적홀에서 '중장년 공익활동가의 일과 삶'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은 지난해 12월 8일부터 27일까지 온라인으로 '중장년 공익활동가의 활동과 삶'에 관한 실태조사를 했다. 실태조사는 중장년 공익활동가의 실태 파악과 현재 활동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확인하고 이후 중장년 활동가들이 시민사회의 자산이 될 수 있도록 지원정책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 실시됐다.

토론회에서는 공익활동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환경과 정책 인프라 및 정책 부재의 한계를 짚어본 후 공익활동가의 일과 삶을 개선하기 위한 임금 현실화와 사회보장 문제 해결, 일자리 지속과 노후준비를 위한 정책 등 다양한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  고정근 공익연구센터 블루닷 대표가 '중장년 공익활동가의 삶에 관한 실태조사_현직활동가의 건강, 삶의 질과 노후준비 중심으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고정근 공익연구센터 블루닷 대표가 '중장년 공익활동가의 삶에 대한 실태조사(현직활동가의 건강, 삶의 질과 노후준비 중심으로)'를 주제로, 안현찬 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 연구위원은 '중장년 공익활동가의 일에 관한 실태조사(고령화연구/고용패널을 이용한 전국 중고령 근로자 비교분석을 중심으로)'를, 박영선 한양대 제3섹터연구소 연구교수는 '실태조사 시사점과 정책방향'에 관해 각각 발표했다.

고정근 대표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470명)의 성별 비율은 여성 58.9%, 남성 41.1%이고, 연령별로는 40대가 273명(58.1%), 50대가 182명(38.7%), 60대가 15명(3.2%)이었다. 주관적 건강 인지는 비교집단(보건사회)보다 부정평가율이 높았으며, 병의원 미충족 의료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미충족 의료율이 높았다. 주된 사유로 '시간 없음'을 꼽았는데, 이는 부양가족에 대한 돌봄 부담의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치과진료에 대한 미충족 의료율은 현직활동가가 비교집단에 비해 3배 이상 높았으며, 남성보다 여성이, 40대보다 50대가 높고, 가구소득이 낮은 그룹에서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주된 이유로는 경제적 이유(46.2%)와 시간 없음(30.1%)을 꼽았다.

또한 현직활동가 신체활동은 일상적인 운동습관(신체활동)은 좋지만 시간을 들여야 하는 권장수준(주 150분 이상)의 운동은 다소 부족한 편이고, 비만율은 비슷하거나 아주 약간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상급책임자일수록 스트레스 강도, 우울감, 자살생각 등 모든 면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10년 전과 비교하여 현재의 경제생활 수준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향후 10년 뒤의 미래 경제수준 전망에서는 부정적 평가가 많이 증가했다. 이는 현직 활동가가 노후 준비에 대한 금전적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고 대표는 "현직 활동가는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높은 상황인데 정서적 지지까지 받지 못한다면 고립감이나 정신건강이 더 취약해질 수 있으므로 정책적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안현찬 연구위원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현직 활동가는 전국 중고령 근로자보다 근로시간이 짧지만 '길다'고 느끼고, 단축 의향이 있는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임금은 243만 원으로 여성(229만 원)이 남성(263만 원)보다 낮았고, 부업률은 17.4%로 전국 중고령 근로자(1%)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직 활동가의 일자리 만족도(4점 만점)는 일의 내용(3.16점), 전반적 만족도(2.86점), 근무 환경(2.82점), 고용 안전성(2.63점), 임금/수입(2.44점) 순으로 나타났다.

일하기 힘든 이유 중 임금과 업무에 관한 것으로는 '임금이 낮아서'(77.2%), '급여가 많아 조직이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있어서'(65.5%), '적합한 업무가 없어서'(32.1%) 순으로 동의율이 높았다. 

안 연구위원은 "현직 활동가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일자리 어려움의 동의율이 낮아지는 반면에 이직·은퇴 활동가는 높아지는 대비를 보였다"라며 이는 60대 활동가 중 임금과 업무 관련 어려움을 느낀 사람들이 이미 이직과 은퇴를 많이 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현직 활동가는 전국 중고령 근로자와 이직 활동가에 비해 가구소득은 적은데 지출은 많아 노후준비에 필요한 가처분소득이 훨씬 적다고 볼 수 있다"라며 또한 여성을 제외하면 가구소득 중 본인 임금 비율이 더 낮고, 필수 지출인 거주주택 마련과 생활비로 인한 부채 발생이 많다는 점에서 임금이 더 많은 일자리로 이직하려는 동기가 생길 수 있다"라고 전했다. 

박영선 연구교수는 중장년 공익활동가의 ▲건강 실태조사 결과 ▲경제 실태조사 결과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 ▲일자리 정책 인식조사 결과에 관해 주목할 내용을 소개하고 시사점을 제시했다. 

박 연구교수는 "공익활동가는 일의 사회적 의미와 보람 등 내재적 보상에 대한 동기가 높아 열악한 활동 조건에도 불구하고 (공익활동가로서) 삶과 일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직업이라는 소속집단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자신에 대한 평가로 전이되는 사회에서 일의 의미를 존중받고 직업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중요한 보상이자 직업 유지 동기라는 점에서, 공익활동가에 대한 사회적 인정은 매우 중요하며, 이런 정책 방향에서 공익활동에 대한 사회적 인정 방안의 하나로 세부적인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 연구교수는 중장년 공익활동가의 삶과 일 개선을 위한 우선과제로 ▲시민사회운동, 공익활동을 이해할 수 있는 의료·건강 전문가집단 형성 및 네트워크 구축을 꼽았다. 이 외에도 ▲정신건강 치료·상담 및 예방 지원 ▲미충족 의료율 개선 ▲공익활동단체 생활임금 적용 모금 캠페인 ▲중장년 공익활동가 특화 경제적 지원 ▲사회보험료 지원 및 활동가 노후보장을 위한 공제 제도 ▲비영리·공익활동 일자리 특화 정책 개발 등을 세부 정책 방안 및 프로그램으로 제안했다.  
  

▲  '중장년 공익활동가의 일과 삶'에 관한 토론회가 지난 2일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모이다 다목적홀에서 개최됐다. 
▲  '중장년 공익활동가의 일과 삶'에 관한 토론회가 지난 2일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모이다 다목적홀에서 개최됐다. 

실태조사 결과 발표 후에는 정진임 정보공개센터 소장, 조아신 지리산 이음 작은변화연구소 소장, 장지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경영기획실장, 정민석 청소년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대표가 토론자로 참여해 활동가를 하면서 느낀 개인적 경험과 고민 등 다양한 경험사례를 공유했다.

정진임 소장은 '월평균 소득액이 200만 원 이하라고 답한 활동가 중 여성의 비율이 68.4%로 남성 31.6%에 비해 2배나 높다'는 결과가 중장년 여성활동가의 빈곤과 연결되어 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면서 정신건강진료에 대한 지원이나 중장년 활동가의 특성을 고려한 상담지원이 반드시 설계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조아신 소장은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만들어낸 것은 고익활동가 개인이 아니라 내외부의 환경과 조건의 변화라며 사회적 환경을 어떻게 바꾸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민석 대표는 "비영리, 공익활동이 '일자리' 중 하나로 이해되지 못하다 보니, 중장년 공익활동가들이 누구이고, 사회변화를 위해 어떤 기여를 해왔는지 설명하기 어려움이 있다"라며 "나와 닮은 사람들이 공익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장지연 경영기획실장은 "중장년 세대에게 일은 사회적 연결과 존재감 확인을 돕는 생계수단 이상의 것이고, 우리 사회에서 사회안전망은 일자리와 연결되어 있다"라며 변화하는 구성원 특성을 반영해 전형성을 벗어난 조직 모델, 문화 발굴, 확산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또 "비영리조직 종사자 중 공익적 기여도는 높지만 공제라는 사회안전망을 갖고 있지 못한 집단을 위한 공제회 운영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중요하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비영리조직 종사자 전체 규모에 대한 파악, 중장년 세대 유입 추제 등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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