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경제로 맛보는 마을의 안녕과 내일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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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 경제로 맛보는 마을의 안녕과 내일의 삶
2023 경기마을 글로벌 네트워킹 데이 열려
  • 2023.11.17 11:39
  • by 정화령 기자
▲ 경기마을 글로벌 네트워킹에 전시된 도넛 경제 이론 모형. ⓒ라이프인
▲ 경기마을 글로벌 네트워킹에 전시된 도넛 경제 이론 모형. ⓒ라이프인

코로나19 팬데믹의 정점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공공 정책을 결정하는 가이드로 '도넛 경제학' 모델을 채택했다. 시 정부가 코로나 이후 도시의 재건 방향으로 도넛 경제라는 다소 새로운 이론을 도입한 것이다.

그 중심에는 '21세기의 케인스'라 불린 옥스퍼드 대학교 환경변화연구소의 경제학자 케이트 레이워스가 있었다. 그녀가 말하는 도넛은 삶에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면서 생태를 해치지 않는다는 두 가지 기준을 만족하는 지점이다. 두 가지 조건을 원으로 그려 만들어지는 도넛 안에서 살아갈 때 지속가능한 미래가 그려진다는 설명으로, 그녀의 저서 '도넛 경제학'은 우리나라에서도 소개되어 있다.

지난 15일, 기존 경제학 사고방식을 벗어나 지역에서 사회와 환경적인 발전으로 전환을 도모하고 국제적인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경기도 남양주의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에서 열린 '2023 경기마을 글로벌 네트워킹 데이'에서는 도넛 경제가 말하는 내일의 삶을 조명하며,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는 도넛액션활동가가 각자 활동을 소개했다. 또한 '2023 경기도 마을활동가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한 팀들이, 연수에서 배운 내용을 알리고 각자 지역에서 어떻게 적용하는지도 발표했다.
 

ⓒ라이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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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여한 경기도 석종훈 사회적경제국장은 "빠른 경제적 성장 뒤에 잃어버리고 놓친 것도 많아 아쉽다. 환경과 기후변화, 양극화, 공동체 해체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점점 쌓여 가는 지금, 이 문제를 잘 풀 수 있는 열쇠는 '마을공동체'와 '연대'라고 생각한다"라며 공동체 복원이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거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본 행사에 앞서 참가자들은 건물 밖 잔디밭에서 교류하고, 마음을 여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진 본행사에서는 도넛 경제에 관해 알아보고 각국의 실천 사례를 들었다. 첫 번째 주제발표자인 도넛경제액션랩 '커뮤니티와 아트(Communities and Art)'의 롭 쇼터 리드는 본인이 사용하는 연간 탄소 사용량을 제한하는 방식을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비행기로 이동하는 대신, 영상으로 발표 후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그는 "과거에는 경제가 끊임없이 확장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모든 사람의 필요를 충족하되, 생태적인 한계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사회경제적으로 아무도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라고 도넛 경제의 목적을 설명했다. 

덧붙여 지금까지 경제학은 지구의 한계에 대해 간과했는데, 이미 생태적 한계를 초과했다는 것도 도넛 경제학으로 밝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괴적인 방식의 소비와 경제 구조를 탈피하고 재생과 복원하는 방식으로 시스템 전환 ▲소수가 부를 독점하는 방식에서 평등한 분배 시스템으로 전환을 제안했다. 

그는 암스테르담에서 마을활동가가 도넛 경제를 실천하는 사례도 소개하고 "지역에서 작은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 지구와 어떻게 연결될지 체험하고 작은 규모로 실천하면 큰 규모로 극복할 힘이 생긴다"라고 강조하고, 지방정부와의 협업 등 실천 주체 간 연결고리가 더 큰 힘을 만들어낸다고 전했다. 
 

▲ (왼쪽부터) 모더레이터 양석원 자유학교 공동대표, 니콜 하트만 도넷베를린 공동창립자, 카비타 푸로히트 리드, 김병권 자문위원. ⓒ라이프인
▲ (왼쪽부터) 모더레이터 양석원 자유학교 공동대표, 니콜 하트만 도넷베를린 공동창립자, 카비타 푸로히트 리드, 김병권 자문위원. ⓒ라이프인

이어서 현장에서 실천하는 활동가들이 사례를 발표했다. 도넛 베를린의 공동 창립자인 니콜 하트만은 "2018년 암스테르담 사례가 매스컴을 타고, 우리도 순환경제를 실천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어 시작했다"라며 팬데믹 기간에 온라인으로 많은 토론과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시민들이 이와 같은 활동에 동의하는 시장을 선출했다. 그녀는 "베를린도 몇 년 안에 정치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겠다고 판단하고, 공동체를 만들어 신뢰할 수 있는 공공 담론의 장을 조성했다"라며 시민의 힘으로 정책을 바꿔 가는 사례도 공유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끼리 만나지 말고, 커뮤니티 활동을 해본 적 없는 사람들과 만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완벽한 대안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과 함께 방향을 찾아 나가는 게 우리의 과제이자 경험"이라고 이야기했다.

영국 버밍엄에서 참석한 동네 도넛 미션 리드 카비타 푸로히트는 "'개발하면서도 환경을 지킬 수 있는가?'라는 문제의 답을 찾고 싶었다"라고 도넛 경제를 추진한 배경을 설명했다. 영국도 10년 이상 긴축정책이 지속되고 커뮤니티 관련 예산이 크게 줄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시민사회의 인프라로 기후와 사회‧생태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버밍엄 도심의 레이디 우드 지역에서 오래된 건물을 개보수하며 에너지와 탄소배출 측면에서 접근하고, 지역 주민들이 주도하고 소유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그녀는 "기후위기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루기 위해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가장 중요한 건 '일단 시작하는 것'이다. 실천하면서 조금씩 규모를 확장하자"라고 당부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녹색전환연구소 김병권 자문위원은 "도넛 모델의 핵심은 발상의 전환이다. 사회적 기초 보장과 생태적인 전환이라는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여 마을의 문제를 해결한다. 서울 어느 지역에서나 쓰레기와 주차장 문제가 제기되는데, 이는 복지와 환경 영역 양쪽 모두에 걸쳐있다"라고 말하고, 대부분 이슈가 사회안전망과 생태 문제가 결합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로 떨어트려 생각하지 말자. 마을 활동에서 도넛의 안과 밖을 동시에 고려하고 그 해법을 만드는 발상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도넛 모델로 다시 도약하기를 응원했다. 

경기마을 글로벌 네트워킹데이 참석자 모두가 함께한 주제발표를 마무리하고, 점심을 먹으며 소통하는 브라운백미팅 시간이 이어졌다. 오후에는 ▲협동과 자조 '지속가능한 마을' ▲소유와 창조 '공유공간, 커먼즈' ▲재생과 번영 '마을의 진화'라는 세 가지 주제로 세션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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