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불안정 노동자를 위한 기본공제, 곧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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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불안정 노동자를 위한 기본공제, 곧 출발한다
노동공제연합 풀빵, 노동기본공제품목 토론회 개최
  • 2021.12.23 11:34
  • by 정화령 기자

 

노동 인력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불안전 고용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공제 품목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열렸다. 지난 12월 21일, 중구 노동자종합지원센터와 노동공제연합 풀빵은 '노동기본공제품목 토론회'를 개최해, 개발 중인 기본공제 품목을 설명하고 공제가 노동자에게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할 수 있는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 내용을 반영해서 이르면 내년 1월, 풀빵의 노동기본공제를 정식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 노동공제연합 풀빵
ⓒ 노동공제연합 풀빵

먼저 발제를 맡은 김형탁 노동공제연합풀빵 학습원준비팀장은 노동공제회를 세 가지 개념에서 접근하며 앞으로 공제의 방향을 모색했다.

첫째로 해외의 큰 공제 조직의 사례처럼 금융과 보험 기능을 가진 '노동복지 조직'의 역할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이 기능이 터부시되어왔는데, 신자유주의 정책에 따라 복지 영역이 축소하면서 국가가 해결하지 못하는 영역을 공제로 해결하기 위해 주목해야 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취약한 상황의 노동자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노동자를 위한 조직이라는 개념이다. 

두 번째는 '이해 대변 조직'으로 노조나 노사협의회가 해소하지 못하는 부분의 대안으로 볼 수 있다. 희망연대 노조, 청년유니온, 라이더유니온 등 새로운 조직이 늘고 있으며, 노동자협동조합처럼 새로운 이해 대변 조직을 만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김 팀장은 "노동계에서 모든 노동자의 노조 가입을 의무화하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공제를 통해 생활 혜택을 제공하면서 노동조건 개선 정책을 요구하는 사회적 교섭을 할 수 있는 이해 대변 조직의 역할이 가능할 것"이라 전했다. 

세 번째는 생활의 전 영역에서 관계를 형성하여 사회 전반적으로 네트워크를 확산하는 '노동연대' 조직의 개념이다. 생활 속 노동연대는 사회적경제와도 접목해서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개념설명 후 "최근 아파트 경비 노동자와 방송작가를 대상으로 각각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노동 공제가 실제로 도움이 될 것 같고 믿을만한 조직이 운영한다면 가입하겠다는 답변이 많았다. 노동공제회에서 잘 설계하면 많은 불안정 노동자들이 가입할 것"이라고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한영섭 노동공제연합 풀빵 공제팀장이 기본공제 및 각종 공제 품목의 구상에 대해 발제했다. 

한 팀장은 "초기에는 개별 단위에서 공제를 잘 운영할 수 있게 돕는 방향으로 구상을 했다. 하지만 공제는 많은 수가 모여야 사업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기본공제를 만들어 가입자를 모집하고 오늘 나오는 의견을 수렴하여 다른 품목들을 보완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알렸다. 

풀빵이 기획한 기본공제는 최대한의 혜택을 조합원에게 돌려주자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 매월 6천 원을 납입하고 공제 혜택은 3개월 뒤부터 받을 수 있도록 하며, 개인이 내는 연간 공제비 7만 2천 원 중 사업비를 25%로 잡았다. 그중 5%는 사회 연대 기금으로 적립할 계획이고, 매년 신규 가입이 늘면 사업비는 점점 낮아질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사업비 외 나머지 75%는 사망과 재해, 상병, 선물 등으로 비율을 나누었다. 

선물공제에 대해서는 "정확히 공제 개념은 아니라 소속감을 줄 수 있도록 연 1회 선물을 배송한다. 실구매 비용은 2만 5천 원 선으로, 나중에 가입자가 늘어나고 사회적경제기업들과 연대하게 되면 더 좋은 품목을 조합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유가족에 300만 원을 지급하는 제사망공제 ▲입원 뒤 3일 초과일부터 하루 4만 원을 최대 10일간 지급하는 상병공제 ▲긴급 자금이 필요할 때 최대 150만 원까지 소액대출 등 보장 내용을 안내했다. 대출은 무분별한 신청을 막고 사업의 안정을 위해 전체 공제 부금의 30% 이내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한 팀장은 "내년까지 4천 명 가입을 목표로 설계했는데 만약 가입자가 2천 명에 못 미치면 적자가 발생한다. 가입자를 늘리고 조합원들이 기본 공제비를 늘리기로 결의하면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풀빵은 공제 품목을 늘리기보다 노동자와 단위 조합의 수요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향후 단계별 상품 개발 계획을 전하며 발제를 마쳤다. 

 

▲왼쪽부터 김형탁 노동공제연합 풀빵 학습원준비팀장, 한영섭 공제팀장, 홍석만 전국주민협동연합회 사회적협동조합 우리함께 사무국장,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사무국장,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 지민주 노동문화활동가, 한석호 노동공제연합 풀빵 운영위원장. ⓒ 노동공제연합 풀빵
▲왼쪽부터 김형탁 노동공제연합 풀빵 학습원준비팀장, 한영섭 공제팀장, 홍석만 전국주민협동연합회 사회적협동조합 우리함께 사무국장,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사무국장,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 지민주 노동문화활동가, 한석호 노동공제연합 풀빵 운영위원장. ⓒ 노동공제연합 풀빵

이후 토론에는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 지민주 노동문화활동가, 홍석만 전국주민협동연합회 사회적협동조합 우리함께 사무국장,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사무국장이 참여했다. 

홍석만 사무국장은 "선물공제 비중이 30% 정도로 커서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함께에서 운영하는 천원의 행복이라는 의료공제도 3년 차에 흐름이 크게 악회됐다. 풀빵 기본공제도 회원 증가가 정체되거나 재정 악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여러 방안을 고민하면 좋겠다. 그리고 의료 부분이 빠진 게 아쉽다"는 의견을 남겼다.

구교현 사무국장은 "라이더유니온은 오토바이 차량 수리비 지원 등 자체 공제를 운영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문제도 발생하고 있는데, 약관이 부실해서 악용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내년까지 우분투재단의 지원을 받는데, 그 이후에는 운영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라는 고민을 공유했다. 하지만 "생활이 불안정한 라이더의 필요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공제가 이제 발전해가는 단계이니, 앞으로 바이크 관리나 리스 사업으로 확장할 꿈을 꾸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한석호 노동공제연합 풀빵 운영위원장은 "이 문제들은 라이더유니온 자체로 풀 수 있는 영역은 아닌 것 같다. 함께 고민하고 풀빵 기본공제 설계가 끝나면 그걸 바탕으로 전국 손해사정사 노동자들을 조직해서 라이더유니온과 연결하면 좋을 것이다. 기존에 독자적으로 공제사업을 하고있는 조직이 가진 공통이 어려움이 있는데, 몇 년간의 외부 지원이 끝나면 그걸 돌파할 공동의 고민을 풀빵에서 함께 해야겠다"고 답변했다. 

이어서 이채은 위원장은 청년들이 좋아할 만한 '입·퇴사 선물, 결혼·비혼식 선물, 이사비용 지원, 반려동물 보험'의 네 가지 항목을 제안했다. 

지민주 활동가는 "문화예술인의 상황은 예전 87년도에 머물러 있고 코로나로 더욱 힘들어졌다. 많은 노동 현장을 다니면서 노래하고, 저작권 하나 받지 않고 노래를 만들어 응원하던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을 돌볼 기회조차 없는 현실이다. 최근에 뮤지션유니온이 만들어졌지만 십시일반으로 해결 가능한 구조가 아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꾸준한 공제금 납입이 힘들다"는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하지만 "직장인의 명절 선물 같이 공제로 인해 사회적 소속감을 느낀다면 많은 수는 아니지만, 함께 할 연결고리는 충분히 있겠다"고 희망적인 메시지도 전했다. 

풀빵은 이날 토론을 통해 나온 의견들을 검토하여 불안한 노동자들을 아우르고 공제의 가치가 제대로 드러나는 운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공제를 설계하겠다는 이야기로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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