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과로사회'의 공범자(?) 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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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과로사회'의 공범자(?) 일 수 있다
과로사예방센터 개소식 및 토론회..과로없는 사회 실천을 위한 구심점 역할 수행해야
  • 2017.11.12 20:36
  • by 공정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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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로사예방센터 정병욱 소장

과로사예방센터 정병욱 소장

11월 8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회관에서 과로사예방센터 개소식과 토론회가 열렸다. 과로사예방센터는 과로, 과로로 인한 질병과 과로로 인한 사망(자살포함)의 예방을 위해 노동자와 유가족을 상담하고, 과로사 등에 관한 연구와 조사를 수행한다. 그뿐 아니라 과로 및 과로사 예방을 위한 환경과 제도개선, 국제노동계와 연대, 과로사 등을 예방하기 위한 노동자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발제를 맡은 강수돌 고려대 융합경제학부 교수는 “2016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가 암, 2위가 심장ㆍ뇌혈관질환, 3위가 자살이다. 10~30대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고 40~50대는 암이다. 또한, 고학력전문직, 고학력공무원, 기업의 임원 자살률이 5배 증가했고, 투잡 희망자의 절반이 50대이다. 몇 가지 통계만 봐도 우리나라가 얼마나 일중독에 고통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며 “과로 권하는 사회의 단순 피해자가 아니라 나도 모르게 소극적, 적극적 공범자라는 시각으로 이 문제를 봐야 탈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모범상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몇 년 후 돌아가실 가능성이 크다”는 농담과 함께 근면성실 이데올로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국 사회는 어릴 적부터 3중 콤플렉스 즉, 착한 어린이, 일등 학생, 열심히 일하는 사람 콤플렉스를 배우며 자란다. 생활비 부족과 인정욕구, 탈락의 두려움이라는 개인적 원인과 낮은 기본급(월급 중 기본급은 절반, 나머지는 온갖 수당, 그 중 시간 외 근로 수당), 성과주의 인사제도 등의 조직적 원인, 거기에 경제적 성공, 소비 중독, 강자 동일시라는 사회적 원인이 더해져 과로 권하는 사회를 만들고 있다.

강수돌 고려대 융합경제학부 교수

강수돌 교수, '과로사회, 일 중독사회' 권하는 사회적 원인을 직시하고 개인적 노력과 함께 사회적 노력 통해 개선해가야

강 교수는 “얼마를 벌어야 충분한가? ‘이만큼 벌었으면 쉬자, 이만큼 일했으면 쉬자’라는 ‘충분함’의 미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충분함’의 미학이 일중독 근절의 필요조건이라면 과로 근절의 충분조건은 개인적, 조직적, 사회적 원인을 직시하고 타파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일터, 노조, 마을, 모임에서 '과로 사회 ,일중독 사회'의 실상을 이야기하고, 그 원인 규명과 극복방안을 지속적으로 탐구·토론하기,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 실업자-취업자·정규직-비정규직 간의 연대 강화, 기본소득 도입과 확산, 주거·교육·의료·노후문제의 사회 안전망 확충, 지역 또는 마을 공동체 차원에서 자율·자립 경제의 활성화 등이다.

강 교수는 “과로사예방센터는 피해자 구제를 넘어 과로 없는 사회 구현을 위한 사회적 실천(연구, 토론, 조직, 대안, 실험, 전환, 주장, 압박, 쟁취 등)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리오카 코지 간사이대학 명예교수

두 번째 발제는 간사이 대학 모리오카 코지 명예교수가 맡았다. 모리오카 코지 교수는 일본에서 과로사방지학회 설립을 주도하고 과로사방지법 제정에 중추적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

일본은 2008년 6월 과로사 상담전화 110번 20주년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과로사 변호인 전국 회의와 일본 노동변호단이 법 제정을 결의했다. 2011년 과로사 방지 기본법 실행위원회를 발촉하여 2014년 6월 만장일치로 과로사방지법이 통과됐다. 일본 과로사 등의 산재신청 추이를 보면 2007년을 기점으로 과로사(931건)보다 과로자살(952건)이 높아져 2016년에는 과로사 825건, 과로자살 1586건으로 과로자살로 사망한 경우가 현격히 높아졌다. 특히 청년층의 과로사·과로자살이 높아 최근에는 유가족의 상당부분이 피해자의 아내가 아니라 피해자의 부모라고 한다.

모리오카 교수는 “과로사방지법이 제정된 지 3년이 흘렀지만 실질적으로 과로사는 줄어들지 않고 있고, 과로사방지법을 가로막는 정부 정책으로 고초를 겪고 있다. 더 실효성 있는 법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온 청년유니온 전진희 기획팀장은 드라마산업 노동자의 노동실태를 전하며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외주제작이 늘어나 다양하고 복잡한 고용형태가 형성돼 책임 있는 사업주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 팀장은 “드라마 제작현장은 무제한 노동, 재난 현장 그 자체라며 근로감독부터 정확히 실행해야 하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제작 관행을 변화시키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도 노동자의 미래 정책기획팀장은 “2016년 20~30대 개임개발 청년노동자 3명이 사망했다. 넷마블의 문제를 임금체불문제로만 보면 안 된다. 넷마블게임즈와 그 계열사 직원들의 과로 관련 질병 진료 기록을 보면 과로질병(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정신질환)으로 진료 받은 직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시급한 건 넷마블에서의 과로사과로질병 관련 재발방지대책과 역학조사, 게임개발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현실화 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재천 전국집배노동조합 김재천 사무국장과 조성애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국장이 참여해 집배노동자와 말관리사 과로현실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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