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난 ‘데톨’의 정체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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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난 ‘데톨’의 정체를 알았다
[강찬호의 옥시아웃현장스토리(18)] 가해기업 처벌촉구 6차 캠페인 현장을 찾은 수민학생
  • 2017.08.01 16:28
  • by 강찬호 윤수민
가습기살균제 참사 가해기업에 대한 릴레이 캠페인이 매주 월요일 진행되고 있다. 7월31일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저 앞에서 환경단체와 소비자단체 회원들이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 강홍구

라이프인에 귀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사는 윤수민 학생(부원여중 2학년)입니다. 7월의 끝날인 7월31일(월) 오후입니다. 인천에서 이 먼 곳 공덕동까지 무슨 일일까요.
 

수민 학생은 이곳에 오기 전, 낮12시에 여의도 IFC몰 앞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 규탄 기자회견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을 찾아다니며 처벌을 촉구하는 시리즈 캠페인으로 6번째입니다.
 

지난 7월26일 서울고등법원은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안전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이유 등으로 구속된 신현우 前 대표에 대한 항소심 판결에서 1심 7년형을 6년형으로 감해주었습니다. 존리 前 대표의 경우도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이러한 재판부의 판결에 많은 이들이 부당하다고 항의했습니다.
 

이날 옥시 앞 캠페인은 지난 항소심 판결의 부당성을 알리며, 국제사회가 나서서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를 불매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오는 8월31일 6주기 추모를 맞이하여 문재인 대통령이 추모제에 참석해 피해자를 추모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19개 소비자단체와 환경단체들이 참여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수민학생은 방학 중 직업체험 활동으로 학생기자가 되어 직접 현장을 찾았습니다. 현장을 다녀 온 수민학생과 라이프인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수민학생은 글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수민 엄마는 방학 중 직업체험으로 세 곳을 추천했고, 수민학생은 라이프인을 선택했습니다. 언론과 기자에 대해 호기심을 보인 것입니다. 수민학생은 글쓰기에 대한 관심을 키워가기 위해 학교에서 ‘창작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논술학원에 다니며 책읽기도 합니다. 부모님 영향 탓에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높습니다. 지난해 반 친구들과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구체적으로 아는 것은 아니었지만 처음에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한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습니다.
 

“지난해 친구들과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아침에 등교하면 스마트폰 뉴스를 보고 ‘잘못됐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지만요.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하고 놀랐습니다. 오늘 실제로 시위 현장을 보니까 심각성을 더욱 크게 느끼게 되었고, 더욱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대표적인 기업은 레킷벤키저입니다. ‘레킷벤키저’는 한국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가장 큰 주범은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이라는 제품입니다. ‘옥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생활용품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소위 ‘브랜드 파워’가 있습니다. 영국에 본사를 둔 레킷벤키저는 유럽 등에서 잘 알려진 다국적기업입니다. 이 기업은 옥시를 인수해 옥시 브랜드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옥시 브랜드 뒤에 레킷벤키저는 감춰져 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알려지기 전까지 레킷벤키저를 아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알리고, 대표적인 가해기업으로 레킷벤키저를 지목하면서 외부로 알리기 위해 부르는 이름이 ‘옥시레킷벤키저’입니다. 옥시싹싹 가습기살균제를 만든 기업은 ‘레킷벤키저’라고 하는 것을, 인지도가 있는 ‘옥시’와 연결해 부른 것입니다. 옥시 뒤에 거대한 다국적 기업 ‘레킷벤키저’가 숨어있었다는 것을 수민학생은 이번에 알게 된 것입니다. 또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옥시만큼이나 인지도가 있는 제품이 ‘데톨’입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가습기살균제를 만든 옥시레킷벤키저가 데톨을 만들었다고 하는 사실을 잘 모릅니다. 수민학생도 그런 경우입니다.
 

“옥시(레킷벤키저)가 우리나라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다국적기업이고 전 세계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데톨’을 만든 기업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 다른 나라에서도 사건이 생길 수 있으니 많이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민학생은 가습기살균제 캠페인 현장을 지켜보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안타까운 심정도 갖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이지만, 꽤 대견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사용한 제품이 오히려 가족의 건강을 위협한 경우여서 안타까워요. 정부도 대충 넘어갔고요. 최근에는 다른 사건도 많아져서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묻히는 것 같아요.”
 

이하 내용은 수민학생이 이날 캠페인 현장을 방문하고 쓴 기사글입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 6주기 코앞, 주범자를 하루빨리 엄벌하라!
 

부원여중 2학년 윤수민 학생은 글쓰기를 좋아하고, 글쓰는 일을 해보고 싶어한다. 방학 중 직업체험으로 취재 현장을 방문했고 글도 썼다.

가습기살균제는 무엇일까? 이름만 들어 보았을 때는 그저 가습기를 살균하는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이 가습기살균제는 수천명의 건강, 때로는 생명 그리고 가족을 앗아갔다. 이처럼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어느덧 6주기를 맞는다.
 

그런데도 엄청난 수의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주범자는 제대로 된 처벌도 받지 않았다. 심지어 이번 2심 재판에서는 1심 때 7년형을 선고받은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에게 1년 감형한 6년형을 선고하였다. 존 리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는 1심에 이어 2심에서조차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가족을 아끼는 마음에, 건강을 더 챙기고 싶은 마음에 이들 제품을 선택한 피해자들은 제대로 된 피해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 가해기업들의 제품이 정부의 역학조사로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별다른 제제조차 가하지 않고 있다.
 

이에 실망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 전국 네트워크,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모임을 만들어 부조리와 맞서 싸우고 있다. 이들은 한국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에 분노하며 국제사회가 옥시레킷벤키저의 대표 상품인 데톨과 듀렉스콘돔의 불매운동에 나서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하나, 환경부는 추모행사를 공동으로 주최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 추모행사에 참석해 희생자를 추모해달라.
 

둘, 옥시레킷벤키저의 영국본사는 라케시 카푸어 CEO가 한국에서 열리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추모행사에 참석해 사과하고 전향적인 피해대책을 제시 및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하루빨리 이 사건의 주범자들이 그들의 죄에 맞는 벌을 받게 되어서 피해자들에게 더 이상의 아픔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

                                                              / 윤수민 (부원여중 2학년)

 

<'옥시알비아웃(Oxyrb-OUT)'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대책 항의행동 및 소비자 불매운동 등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막고자 하는 현장 활동에 대한 기록입니다. ‘옥시(알비)아웃’은 ‘위험사회에서 안전사회로’ 넘어가는 하나의 메시지입니다._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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