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팩 선별 회수,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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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팩 선별 회수,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 2024.02.26 10:48
  • by 노윤정 기자
ⓒ숲과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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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열매 종이팩 콜렉티브 정책 포럼 #5 - 종이팩 회수선별을 위한 산업계의 노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재)숲과나눔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회수선별 업체 관계자 3인이 패널로 참석했으며, 각 패널은 자원순환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열쇠인 회수선별을 위해 산업계가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했다.
 

▲ 노웅범 동신제지 대표. ⓒ숲과나눔
▲ 노웅범 동신제지 대표가 '초록열매 종이팩 콜렉티브 정책 포럼'에서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숲과나눔

첫 번째 발제를 맡은 노웅범 동신제지 대표는 '종이팩 자원순환 30년의 노력과 개선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동신제지는 국내 최초로 우유팩 분리수거 사업을 시작했으며, 이를 활용한 친환경 재활용 화장지를 생산해 오고 있다.

노 대표는 종이팩 수거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단독주택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수거 방식은 업체가 문전 수거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분리선별 시 발생하는 비용 등을 이유로) 거의 폐지와 혼입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전국 동사무소(현 행복복지센터)와 대형매장에서 종이팩을 수거할 때는 분리수거가 잘 이루어졌다며, ▲행복복지센터의 재활용 담당 기능 환원 ▲할인매장의 ESG 경영 도입 등 거점을 마련하여 선별 수거율을 높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노 대표는 2003년 EPR(생산자책임재활용) 제도 시행 이후 종이팩의 일반 수거량은 늘었으나 오히려 역회수량은 줄었다고 말하며 "역회수는 거점만 있으면 잘 이루어진다.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종이팩'이라는 용어가 야기하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시민들이 종이로 오인해서 종이팩과 다른 폐지를 혼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용어 변경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우유팩'이라고 칭했을 때는 분리수거 및 회수가 지금보다 더 잘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노 대표는 환경부가 멸균팩에 '재활용 어려움'이라고 표시하도록 지침을 변경한 건에 대하여 "복합재질 제품은 재활용이 어렵다. 멸균팩도 복합재질이다. 그렇기에 '재활용 어려움'이라고 표시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고 단언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라는 말은 아니다. 어쨌든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멸균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노력과 인식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노 대표는 소비자의 역할에 대하여 "환경 파괴 제품을 외면하고 친환경 제품을 선택할 때 환경 산업이 발전한다"고 말하며, 소비자가 단순한 상품 구매자가 아니라 자원의 유통자임과 동시에 사용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 배태관 오이스터에이블 대표. ⓒ숲과나눔
▲ 배태관 오이스터에이블 대표. ⓒ숲과나눔

다음으로 배태관 오이스터에이블 대표가 'AIoT 스타트업, 종이팩 순환고리를 만들다'라는 주제로 발제를 이어 갔다. 오이스터에이블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다회용컵 반납기 '랄라루프'와 분리배출 연동 리워드앱 '오늘의 분리수거'를 개발한 친환경 분야 스타트업이다.

배 대표는 먼저 "종이팩 재활용률 중 과연 유업체 1위인 기업의 기여도는 몇 퍼센트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누가 만들고 어디로 유통했는지를 함께 파악해야 (낮은 종이팩 재활용률을 극복하기 위한) 유의미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서, 배 대표는 왜 종이팩이 잘 재활용되지 않는지를 고민할 때 제조사의 책임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 대상 환경 영향 규제가 강해지는 국제 추세 속에서 유럽연합(EU) 디지털 제품 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 미국의 스마트 라벨 등 데이터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정책과 기술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DDP의 경우, EU 내에서 유통되는 제품에 원산지, 탄소발자국, 수리 및 해체 가능 여부, 수명 등의 정보를 입력한 일종의 전자 인증서다.

배 대표는 "제조, 유통 단계까지는 데이터를 모으기가 쉽다. 그런데 소비 단계 이후의 데이터를 모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소비된 제품의 추적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배 대표는 DPP ID에 기반하여 회수량 데이터를 수집하는 랄라루프 서비스를 설명하며 "포장재별, 상품별 회수량 데이터를 만들고 기업과 리테일(소매업체)에 제공하여, 자원순환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배 대표는 소비자들의 참여를 촉진할 다양한 동기 부여 방식과 실질적으로 재활용률을 높일 방안을 고민하고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강경모 에이치알엠 팀장. ⓒ숲과나눔
▲ 강경모 에이치알엠 팀장. ⓒ숲과나눔

마지막으로 강경모 에이치알엠(HRM) 팀장은 'IT 플랫폼을 활용한 종이팩 자원 선순환 도전'을 주제로 자사에서 제공하는 '에코야 얼스' 서비스를 소개했다. 에코야 얼스는 일상에서 기후 행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어플리케이션으로 4월 중 정식으로 론칭할 예정이다.

강 팀장은 에코야 얼스 서비스에 대해 "가정과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고품질의 재활용품을 무료로 수거하고 있다"며 "가정에서도 멸균팩, 페트병, 배달용기 같은 재활용품을 택배 상자에 담아서 수거 신청을 하면 우리와 업무협약을 맺은 택배사가 찾아가 수거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은 이렇게 재활용품을 수거 신청하거나 친환경 챌린지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에코야 얼스 앱 내에서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그리고 해당 포인트는 앱 내에서 기부하거나 친환경 제품에 응모할 수 있고, 친환경 매거진 등 생활 정보를 구독할 수 있다.

이후 강 팀장은 에코야 얼스의 사용법과 자원순환 시스템을 설명했으며,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KORA), 한국도로공사와의 협업 사례로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종이팩 수거 시범 사업'을 소개했다.

물론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있었다. 강 팀장은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으로서 ▲수거 택배 비용 ▲혼입 등의 이유로 재활용 불가능한 품목의 처리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인식 변화 필요 등을 밝혔다. 또한 "우리 혼자서는 판을 크게 키울 수 없다. 많은 기업이 참여해야 자원순환이라는 고리 안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라며 다른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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