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공유도시, 서울 커먼즈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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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공유도시, 서울 커먼즈를 위하여
2019 미래혁신포럼 "공생공락의 도시커먼즈를 위하여"
  • 2019.10.04 08:26
  • by 이진백 기자

"서울을 비롯한 세계 여러 도시들이 '도시의 역설'을 겪고 있다. 도시로 인구와 자본, 정보와 자원이 집중되면서, 도시가 거대해질수록 비대한 몸집만큼 기후 위기와 자원고갈, 불평등 문제의 정도도 심해지고 있다. 위기를 넘어 실존적 위협이 된 상황에서 서울은 한 단계 더 도약하고자 한다"

박원순 시장은 1일 서울혁신파크 상상청(2층)에서 열린 '2019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국내외 사회혁신 전문가, 공유경제 활동가, 시민 등 300여명에게 '모두를 위한 공유도시, 서울 커먼즈로'의 전환 방향을 제시했다.

2012년 세계 최초 '공유도시 서울'을 선언하고 조례 제정과 함께 정책을 펼친 서울은 공공자전거, 주차장 공유 그리고 공공데이터와 공공시설 개방 등을 통해 공유재화를 늘려가고, 공유기업 지정 등 공유경제생태계를 활성화시키며 협력적 경제시스템을 만들어 왔다. 

서울의 이러한 노력에 세계 도시들은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서울은 지난해 스웨덴의 예테보리 지속가능발전상, 올해 싱가포르의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수상했다. 

이날 행사에서 박원순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주 서울은 환경과 경제가 선순환하는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사회, 생명과 생태적 가치가 서로 존중되는 세상을 추구하기 위해서 '생태문명 전환도시 서울'을 선언했다. 개별 문제에 대한 개별적 처방을 넘어 근본적 해법을 찾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라며 "그래서 이번 포럼 주제를 '공생공락의 도시 커먼즈를 위하여'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커먼즈(commons)는 보통 공용자원, 공유재 등으로 번역되는데 도시 커먼즈는 당사자인 시민들이 직접 자원 등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땅, 물, 햇볕 등 자연 자원부터 제도, 사회 기반시설(인프라)까지 도시 커먼즈 범위 안에 포함된다.

박 시장은 "도시가 직면한 빈곤, 불평등, 기후변화, 과잉소비, 노동권, 실업 등과 같은 사회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시 전환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도시 전환이 추구하는 서울의 미래는 바로 '모두를 위한 도시'이다. '모두를 위한 도시'는 도시를 모두 함께 소유하고, 함께 향유하는 것이다"라며 "그래서 불평등과 차별이 공정과 차이로 전환되는 공생공락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서울을 '도시 커먼즈'로 진화하는 이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민들의 일상으로 파고들기 위해 서울시와 시민들은 집단지성의 힘으로 함께 전환시나리오를 써내려갈 것"이라며 "시민들이 참여하지 않는 혁신은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시민 이니셔티브(시민 주도)로 추진하고자 올해 '전환도시과'를 신설했다. 

박 시장은 "이번 미래 혁신포럼에서 우리는 반드시 '공유도시 서울'의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 낼 것을 확신한다. 깨끗한 물과 취약계층이 만나고, 도심제조업과 도시전환 과제가 만나고, 플랫폼과 커먼즈가 만나고, 시공유지와 시민적 가치 그리고 존엄성이 만나는 이 자리가 바로 '공생공락의 서울 커먼즈'를 위한 도시전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포럼이 대안을 찾는 열쇠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포럼을 통해 시민도 주인이 되어 함께 돌보고 향유하는 서울시 커먼즈를 실현할 방안이 구체적으로 무엇일지 답을 찾아가고 싶다"며 "서울 커먼즈를 시민 모두가 공동생산하기 위해서 '어떻게' 규칙을 만들어가고, 규칙에는 어떠한 내용을 담아갈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그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찾아가려는 동지들을 만났다는 점에서 이 자리가 가슴 벅차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미래혁신포럼은 서울시가 2012년 '공유도시 서울'을 선언한 이후 7년간 추진해온 공유도시 정책을 점검하고 불평등을 넘어선 지속가능한 도시로의 전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올해는 '공생공락의 도시 커먼즈를 위하여'를 주제로 ▲1부 도시의 주인은 누구인가 ▲2부 모두를 위한 도시, 어떻게 가능한가 ▲3부 도시 커먼즈의 공생공락 속으로 등 총 3부로 구성했다.

1부 '도시의 주인은 누구인가'에서는 미셀 바우웬스 P2P 재단 공동대표가 벨기에 겐트시의 커먼즈 도시 전환 전략추진 경험과 결과를 들려줬다. 이어 크리스티안 이아이오네 이탈리아 루이스대 법학과 교수는 이탈리아 볼로냐시에서 2014년 민관이 함께 수립한 '도시 커먼즈의 돌봄과 이용에 관한 볼로냐 규약'의 수립 과정과 의미를 소개했다.

2부 '모두를 위한 도시'에서는 '공동 생산'과 '민주주의'를 키워드로 총 4개 주제를 중심으로 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 3부에서는 주제별 토론의 논의 내용을 모아  잠정적 결론들을 집대성하고, 향후 공동 실천 방안과 내년 미래혁신포럼까지 함께 할 목표에 대해 논의했다.

(왼쪽부터) 박배균 서울대학교 아시아도시사회센터 센터장, 박원순 서울시장, 크리스티안 이아이오네 이탈리아 루이스대학교 교수, 미셸 바우웬스 P2P 재단 대표, 에지오 만지니 밀라노 폴리테크니코대학 교수,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대학원 교수.

박 시장은 환영사에 이어 1부 토론 패널로 참여해 서울시 공유도시 정책과 방향, 시민이 공동이용‧관리하는 공유자원인 ‘커먼즈’의 중요성, 서울시 도시전환 전략 등을 화두로 70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도시 커먼즈 전문가인 미셀 바우웬스 P2P 재단 대표는 서울이 도시 커먼즈 구현을 위한 실험을 선도하고 있다는 데 동의하며 "시민들이 함께 자원을 공유하고 시스템의 구성원으로서 기여한다면 도시에서의 새로운 가치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과 국가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공공선을 위해 함께 일하자는 것이 도시 커먼즈"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티안 이아이오네 이탈리아 루이스대학교 교수도 "도시 커먼즈는 도시에 경제 민주화를 불러오는 방법"이라며 "국가 차원에서도 도시가 국가와 개인 집단 간 매개자 역할을 해왔는데 이제는 도시가 국가보다 법률과 질서 형성의 주요 주체가 돼야 한다"라며 도시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오래전부터 '사회적 공유재(커먼즈)'를 실험해 왔다. 서울은 2012년 시작한 '공유도시 서울' 정책을 통해 공유기업 활성화뿐만 아니라 유휴자원의 공유와 플랫폼을 매개로 재화와 서비스의 연계를 추진해 왔다"며 "시민이 함께 관리하고 향유하는 '커먼즈'가 낯설 수 있지만 새로운 용어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서울은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 에너지, 도시재생 그리고 청년, 50+ 등 각 분야 정책에서 '공유'의 가치를 연결하면서, 도시의 공공성을 회복해 왔다"며 이러한 활동이 쌓여 2017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서도 '공유도시'를 주제로 다뤘거나, 도시재생 정책에서도 '커먼즈'는 화두라고 했다. 

박 시장은 "시민들 스스로 도시의 관리자가 되고, 공동의 부를 함께 만들고 향유할 수 있도록 서울시는 시민이 결정하는 사업에 대해 적극적 지원과 필요한 제도를 개선해 나가려 한다"며 "내년에 2000억원을 시민이 결정한 사업에 지원할 계획이며 이를 1조원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집단지성으로 도시 커먼즈 활용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이를 어떻게 시민 모두가 활용할 수 있을지 더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서울에 존재하는 다양한 커먼즈를 '서울 커먼즈'라는 이름으로 집대성하고 이 커먼즈를 사용자 시민들이 스스로 관리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규칙, 조례, 협약 등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 또한 시민들이 공동의 부를 함께 만들고 서울 커먼즈의 중장기 비전을 중단 없이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협치에 기반한 민간위탁 또는 임대 사업이 보다 장기적으로 지속되도록 지원하고, 이를 위해 공동체 토지신탁, 지역 공공 공간의 시민-지역 자산화가 할성화되는 방안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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