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장' 광화문광장, '집회·시위 금지' 논란을 짚어보다 "기본권 제한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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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장' 광화문광장, '집회·시위 금지' 논란을 짚어보다 "기본권 제한 가능한가"
  • 2022.08.24 12:30
  • by 노윤정 기자
ⓒ서울특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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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이 다시 개장한 지 2주일이 넘었다. 지난 6일 광화문광장은 1년 9개월여에 걸친 재구조화 공사를 마친 후 문을 열었고, 새로 단장한 광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말에는 친구와 연인, 가족의 손을 잡고 나온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광장에서 늦더위를 식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시민들은 광화문광장 재개장을 반가워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반발과 논란도 일고 있다. 물론 광화문광장 재개장 자체를 두고 나온 논란은 아니다. 서울시가 밝힌 방침을 둘러싼 이견이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이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교통·법률·소음·경찰·행사 등 5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광화문광장 자문단'을 꾸리고, 접수된 광장 사용 신청서를 광화문광장 조성 목적에 부합하는지 엄격하게 따져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특별시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광화문광장은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 등'을 위한 공간이다. 사용 목적을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 공익적 행사 및 집회와 시위의 진행 등'이라고 명시한 서울광장과 대조적이다(서울특별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즉, 이번에 서울시가 밝힌 방침이 논란이 된 이유는 결국 광화문광장에서의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하겠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8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졸속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는 5일 성명을 통해 시의 '집회 불허'가 반헌법적이라는 점, 시민참여를 형식화하고 관변 단체를 내세운다는 점, 정확하게 공개된 사업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 광화문광장을 '행정 광장'화한다는 점 등을 들어 비판했다. 또한,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며 "서울시의 방침은 광장이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외면한 편파적 행정이자 기본권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대한민국 헌법은 시민들의 집회·결사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집회·시위의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다(헌법 제21조 2항). 과연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서의 집회 및 시위를 사실상 금지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살펴봤다.

■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 지자체 조례로 제한 가능한가? "위헌성 문제 될 수 있다"

ⓒ서울특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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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술했듯이 서울시 방침의 근거는 '서울특별시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다. 해당 조례에서는 광화문광장 사용 목적을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 등'으로 규정하며, 시는 '광장의 조성목적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사전에 검토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조성 목적에 집회·시위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금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 이전에도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서의 집회·시위를 두고 '원칙적으로 허가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에 시민단체 등은 문화제나 기자회견 등의 형태로 광장 사용 허가를 받거나 광장 인근 장소에 집회 신고를 하는 방식으로 우회하여 광화문광장에서 집회·시위를 진행했다.

다만 이와 같은 서울시 방침을 두고 상위법인 헌법에서 기본법으로서 보장하는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지자체 조례로 제한하는 것이 가능한지 반발이 일고 있다. 장지희 변호사(법률사무소 안찬)는 "법률로써 기본권 행사의 제한이 가능하지만, 법률에서 구체적인 위임이 없이 조례로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 위헌성이 문제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조례가 집회의 장소를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해당 조례가 사실상 집회의 사전 허가제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면, 해당 조례는 집회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헌법 제21조 제2항에 위반하였다고 판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조례가 자문단의 심의에 따라 허가와 불허를 결정하는 '허가제'로 활용된다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미다.

■ 서울시 "광화문광장은 공유재산, 공유재산법에 기초하여 조례 제정"

이러한 지적에 서울시 측(광화문광장사업과)은 "광화문광장은 공유재산이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공유재산법)에 공유재산(행정재산)은 사용 허가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우리에게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즉 공유재산을 관리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시는 공유재산법에 근거하여 조례를 만들고, 조례에 따라 관리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과 별개로 공유재산법을 근거로 만든 조례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다툼이 발생했을 때 과연 어떠한 법익이 우선하는지의 문제를 따져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장 변호사는 '집시법상 일정한 경우 집회의 자유가 사전 금지 또는 제한된다 하더라도 이는 다른 중요한 법익의 보호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정당화되는 것이며, 특히 집회의 금지와 해산은 원칙적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고, 집회의 자유를 보다 적게 제한하는 다른 수단, 예컨대 시위 참가자 수의 제한, 시위 대상과의 거리 제한, 시위 방법, 시기, 소요시간의 제한 등 조건을 붙여 집회를 허용하는 가능성을 모두 소진한 후에 비로소 고려될 수 있는 최종적인 수단이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13846 판결)고 판시한 대법원 판례를 들어 "집회를 제한함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하며, 더 나아가 집회 자체를 아예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허용 가능성을 모두 소진한 후에야 고려될 수 있는 최종적인 수단이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회의 자유와 공유재산의 관리가 충돌할 경우 공유재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집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집회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가지는 가치와 제한에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시 취지와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 서울시 내 다른 광장에서의 집회·시위는?

서울시 내에서 집회와 시위가 금지된 광장은 광화문광장만이 아니다. 청계광장 역시 서울시 조례(서울특별시 청계천 이용·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라 사용에 앞서 시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사용 목적이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 등'으로 한정돼 있다. 사실상 서울광장에서만 집회·시위가 가능한 셈이다. 만약 광화문광장의 집회·시위 금지가 위헌 소지가 있다면 청계광장 사용과 관련해서도 동일하게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장 변호사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청계광장 역시 시민 불특정 다수가 이용할 수 있는 공공의 장소이고, 광장의 사용 제한 사유는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을 위하여 사전에 심의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광장 이용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집회 장소 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측은 광화문광장 사용을 조례에 명시된 목적에 따라 엄격히 관리한다는 방침을 '공익적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시민을 위한 조치이다. 광장을 재개방하고 나서 아이들도 많이 오고, 시민들이 굉장히 좋아하고 있다. 그런데 집회, 시위 때문에 불편을 겪는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집회·결사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위헌 여부는 법원에서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부 시민들은 광장에서의 집회가 교통 혼잡, 소음 등을 유발한다며 시의 조치에 찬성한다.

반면 서울시의 조치가 시민들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광화문광장이 갖는 역사적 상징성까지 훼손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집회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보장된 권리이고, 특히 광장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다른 통로가 부족한 이들이 주로 모이는 곳이다. 더욱이 광화문광장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시민들이 중요한 정치·사회적 사안에 의견을 표출해 왔던 장소다. 시민들의 기본권을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는 장(場)을 유지하라는 의견도 시정(市政)에 반영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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