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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작가 "산안법 시행령 제대로 만들어라!"산재 및 재난 참사 피해 가족 제3차 공동기자회견

청와대 앞에선 김훈 작가의 목소리가 광장에 날카롭게 울려 퍼졌다. 김 작가는 연필로 눌러쓴 원고지를 넘기며 한마디 한마디 힘주어 말했다. 김 작가는 생명안전 시민넷 공동대표로서 14일 오전 산재 및 재난 참사 피해 가족 제3차 공동기자회견에 나섰다. 김용균 없는 김용균 법 시행령을 제대로 다시 만들라고 촉구하기 위해서다.



김 작가는 여는 발언으로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을 제대로 개정해야 무수한 노동자의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년 노동자가 2300명 이상 죽어 나가고 있다. 노동의 현장에서 노동자들은 추락, 폭발, 붕괴, 매몰, 압착, 중독, 질식 등으로 죽어 나갔다. 몸이 터지고 으깨지고 간과 뇌가 흩어져서 땅바닥에 뒹굴었다. 이 무수한 죽음들은 다만 통계 숫자로만 인식되었을 뿐 아무런 대책도 반성도 없이 방치되어 왔다."

생명안전 시민넷 공동대표 김훈 작가
김훈 작가가 발언 내용을 연필로 쓴 원고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이 사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과제는 없다. 왜냐면 사람들이 매일매일 무더기로 죽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들이 그 법의 바탕에 깔린 무수한 죽음의 의미를 깊이 성찰해서 노동자의 생명의 편으로 돌아오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살려달라는 것이다. 일하다가 죽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다. 내년에 또 2300명이 죽어야 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는 개정예고 된 시행령으로는 김용균씨 동료들을 지킬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급금지 조항에 김용균씨가 하던 발전소 업무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가운데)

"용균이 동료들의 죽음을 어떻게 막아야 할지 앞이 캄캄하다. 재계, 고용노동부, 정치인이 합세해서 김용균 법을 누더기로 만들어놓고는 그 안에 용균이가 들어있다고 헛소리를 해대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국민의 목숨을 맡길 수 있겠나. 인간의 탈을 쓴 악마라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위해 은혜를 베푼 것처럼 행동하더니 결국 칼끝은 국민을 향해있었다. 수많은 죽음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참으로 답답하다. 지금 제대로 바꾸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캄캄한 암흑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예은아빠 유경근씨는 "시간을 되돌려 지금 시행령 개정예고안을 김용균씨 사고 날에 적용해보자. 그 개정예고안으로 김용균씨가 지금도 살아있을지 아니면 똑같이 죽었을지, 이것 하나만 보면 이게 김용균 법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재 및 재난 참사 피해 가족들은 산안법 하위법령 개정예고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정 대안 의견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김훈 작가 발언 전문

우리는 산업안전보건법의 하위법령을 노동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정부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산업 현장에서 사고로 숨진 노동자는 4만217명입니다. 매년 노동자 2300명 이상이 죽어 나가고 있습니다.

노동의 현장에서 노동자들은 추락, 폭발, 붕괴, 매몰, 압착, 중독, 질식 등으로 죽어 나갔습니다. 몸이 터지고 으깨지고 간과 뇌가 흩어져서 땅바닥에 뒹굴었습니다. 이 무수한 죽음들은 다만 통계 숫자로만 인식되었을 뿐 아무런 대책도 반성도 없이 방치되어왔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이 사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과제는 없습니다. 왜냐면 사람들이 매일매일 무더기로 죽어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무수한 죽음을, 매일 거듭되는 무수한 죽음을 경영의 합리화라는 이유로 정당화하는 논리는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야만으로 돌아가는 행위입니다.

이러한 야만적 사태는 땀 흘려 일해서 경제를 건설하고 피 흘려 싸워서 민주주의를 쟁취한 국민들의 뜻을 배반한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국민이 원하는 나라의 모습이 아닙니다.

어째서 우리나라 대통령과 국회와 행정부는 날마다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무수한 죽음을 방치하고 있는 것입니까. 내년에 또 2300명 이상의 노동자가 노동현장에서 죽어야합니다.

우리는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들이 그 법의 바탕에 깔린 무수한 죽음의 의미를 깊이 성찰해서 노동자의 생명의 편으로 돌아오기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살려달라는 것입니다. 일하다가 죽지 않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내년에 또 2300명이 죽어야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것입니다.
   

 

공정경 기자  jjkong9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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