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자전거로 '재생자전거'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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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자전거로 '재생자전거' 어떠세요?
울산 사회적기업 '거마', 폐자전거 수리 및 기부로 지역사회에 기여
'따릉이', 사회적기업 생태계와 동행하기 위해 지역자활센터와 맞손
  • 2023.06.29 15:50
  • by 박주혁, 안태일, 한정은 대학생 기자

대한민국 미래 사회의 주역인 대학생은 우리 사회의 문제와 현상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라이프인은 대학생의 시선에서 바라본 사회혁신 고민을 살펴보기 위해 한양대학교 '사회혁신을 위한 미디어의 이해' 과목을 수강한 대학생들이 발로 뛰며 만들어 낸 결과물을 소개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차별 없는 고용문화 조성 ▲VR(가상현실)을 활용한 디지털 케어 ▲VR(가상현실)을 활용한 임상실습 교육 ▲친환경 교통수단 활성화 등 청년의 시선으로 본 사회혁신 관련 기사를 총 4회에 걸쳐 게재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청년들의 고민을 전합니다. [편집자 주]

 

친환경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탄소배출을 줄이는 일상 속 실천으로 카페에서 텀블러를 이용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도로에서는 어떤 실천이 있을까? 바로 자전거 타기다.

최근 전기자동차 운행이 많이 장려되고 있지만, 전기자동차는 전기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다량 배출하기 때문에 완전한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보기는 어렵다. 자전거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운동효과도 있으니 그야말로 웰빙(Well-being) 교통수단이다. 부품 교체 및 수리비용도 적어 경제적이기까지 하다. 사람의 건강, 지구의 건강에 좋은 자전거의 생태계 확대가 필요하다. 

핀란드는 전국적으로 자전거 수요가 높다. 특히, 집에서부터 학교나 직장까지의 거리가 먼 편인 교외지역에서 시민들은 자전거를 많이 이용한다. 자전거가 교통수단 중에 저렴한 편이지만 지갑사정이 좋지 않은 학생층에게는 자전거 구매가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는 사회적기업 '자전거 벼룩시장(Bicycle Flea Market)'은 중고자전거를 기부 받거나 방치된 폐자전거를 수리해 저렴하게 재판매한다. 수리는 주로 자원봉사로 이뤄져 자전거 무상 수리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자원봉사자들은 대부분 지역 실직자나 이민자들로 구성돼있어 자전거 수리과정은 이들에게 기술교육으로 이어져 추후 자전거 수리공으로 재취업하는 등 자전거 벼룩시장의 사업 활동은 이민자들에게 생계유지와 지역사회 융화의 수단으로도 작용한다. 

■ 뚝딱뚝딱! "폐자전거 수리해서 기부해요"…울산 사회적기업 '거마'

▲ 거마가 중고·폐자전거를 수합 및 수리하고 있다. ⓒ거마
▲ 거마가 중고·폐자전거를 수합 및 수리하고 있다. ⓒ거마

우리나라에도 자전거 수리로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사회적 기업이 존재한다. 바로 '거마(車馬)'다. 최영삼 거마 대표는 아파트에서 자전거가 많이 버려지는 것을 보면서 '재활용하면 어떨까?' 상상하며 사업을 구상했다고 한다. 

거마는 울산에서 활동 중이며, 지역 내 취약계층을 직원으로 고용하고, 기업이나 대단지 아파트에서 버려진 자전거를 수합 및 수리해 지역사회에 기부 또는 판매한다. 200만원 상당의 자전거 30대를 취약계층에게 제공하는 조건으로 울산 중구청에 전달한 바 있으며, 울산 중구도시관리공단과 기부협정을 체결해 자전거 무상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수급하고 있다.

■ "거마의 캠퍼스 방문 수리로 등굣길이 편해졌어요!"

▲ 거마가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MOU를 체결해 수리방을 열었다. ⓒ거마
▲ 거마가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MOU를 체결해 수리방을 열었다. ⓒ거마

울산과학기술원(이하 ‘UNIST’)은 강의동과 주거구역 사이 거리가 멀어 학생들은 주로 자전거로 이동한다. 자전거가 고장 나면 외부에 수리를 맡긴 동안 먼 거리를 걸어 다녀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최 대표는 UNIST 캠퍼스 방문 수리에 나섰다. 부품 값을 제외한 수고비는 따로 받지 않아 수리비용이 저렴했다. 처음에 단발성으로 시작했으나 학생들이 수리 서비스를 좋아하는 모습에 정례화를 결심했다. 

이후 거마는 UNIST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처치곤란의 폐자전거를 무상으로 기증받고, 매주 수요일 UNIST를 방문해 학생들의 자전거를 수리한다. 최 대표는 "학생들이 학업에 열중하도록 돕고 싶어 출장 수리를 진행해왔다. UNIST와의 업무 협약을 통해 우리 기업과 UNIST 학생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 자전거 생태계 확대 위해 지자체 관심 필요 

최 대표는 폐자전거 수합 및 수리 사업을 두고 "재활용, 취약계층 기부, 일자리 창출, 탄소중립, 외화 절약 등 1석 5조의 효과가 있다"며 이점을 설명했다. 자전거 생태계 확대와 관련해 지자체에 바라는 점을 물은 기자의 질문에 최 대표는 "자전거 탑승 장려 캠페인을 통해 자전거의 이점을 널리 홍보해주고, 자전거 도로 정비 등 인프라 확충에 힘써주길 부탁한다"고 답했다.

이전에는 개인이 자전거를 소유해야만 탈 수 있었지만 이제는 필요시 일회성으로 이용가능한 공공자전거가 등장하면서 시민들의 자전거 수요가 늘고 있다. 따라서 공공자전거가 시민 수요를 충족할 만큼 활성화돼야 한다.

■ 서울 지역자활센터, 따릉이 수리거점 '따릉이포'가 되다 

▲ 영등포지역자활센터에서 따릉이를 수리하고 있다. ⓒ서울시
▲ 영등포지역자활센터에서 따릉이를 수리하고 있다. ⓒ서울시

서울의 대표적인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서울시설관리공단 공공자전거 운영처 인터뷰에 따르면, 사회적기업 생태계와 동행하기 위해 2019년부터 지역자활센터와 협업해 자전거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영등포지역자활센터, 중랑유린지역자활센터 등을 자전거 수리거점 '따릉이포'로 지정해 수리 외주를 맡기고, 정비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따릉이포 지정 당시,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지역자활센터와의 정비 협업으로 따릉이 정비 수요에 빠르게 대응해 이용 시민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 따릉이가 사회경제적 약자의 자활과 소득증대에도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전했으며, 서울시는 "방치된 자전거를 수리하는 '재생 자전거' 사업 추진 등 자전거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공공자전거 물량이 사회적기업의 재생자전거로 채워진다면?

공공자전거 협업으로 지자체와 사회적기업의 상생을 도모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하지만 현재의 수리 외주 정도로는 자전거 업계 사회적기업의 지속성은 불투명하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사회적기업의 재생 자전거 조달을 이용하면 사업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새 자전거 생산보다 중고·폐자전거를 수합 및 수리해 재활용하면 공공자전거를 운영하는 정부 및 지자체는 재원을 절약하고,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용이하다. 자전거를 조달하는 사회적기업은 고정 납품처가 생겨 경영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 국가와 사회적기업의 상생을 통한 자전거 생태계 확대는 사람과 지구를 위한 선한 영향력의 표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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