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차 한살림 대의원총회 개최 "생산자와 소비자 협동하면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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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차 한살림 대의원총회 개최 "생산자와 소비자 협동하면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을 것"
제13차 한살림연합 대의원총회
  • 2023.03.18 13:00
  • by 노윤정 기자
ⓒ한살림연합
ⓒ한살림연합

2023년 제13차 한살림연합 대의원 총회가 15일 오후 대전청소년위캔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2019년 총회 이후 4년 만에 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총회로서, 조합원과 생산자를 비롯한 내외빈이 모여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대의원들이 한자리에서 한살림의 사업 방향과 올해 운영할 세부 사업을 논의했다.

먼저 조완석 한살림연합 상임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자리에 참석한 조합원과 생산자, '살림꾼'(일과 활동으로 한살림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을 포괄하는 호칭)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요즘 살기가 너무 어렵다고 한다. 많은 위기를 이야기한다. 오래전 위기 속에서 생명과 평화를 위한 한살림이 시작됐다. 지금 우리가 당면한 위기들 앞에서 다시 한번 긴박함과 엄중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수년 전부터 우리는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2019년 '서로 믿고 변화하자, 우리는 한살림'이라는 구호 아래 변화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라며 "이 자리가 이제까지 우리의 모든 결과를 축하하는 자리였으면 좋겠다. 격려하는 자리가 되길 바라고, 한살림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박용준 한살림생산자연합회 회장. ⓒ라이프인
▲ 박용준 한살림생산자연합회 회장. ⓒ라이프인

박용준 한살림생산자연합회 회장 또한 "생산자들의 작은 생산 활동을 크게 봐주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주고, 이 세상을 밝게 만들어 가는 일원으로 맞이해준 대의원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운을 뗀 뒤 "코로나19 기간 동안 한살림 생산자들이 겪은 어려움이 꽤 컸다. 그러나 그 모든 고통을 이겨내고, 기대를 품은 채 이 자리에 오고, 미래를 향해 걸어가는 것은 소비자 조합원분들의 굳은 신뢰 덕분이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의 한살림이 있도록 하는 버팀목이었던 '소비자와 생산자가 협동하고 협력하는 자세'를 견지한다면 어떤 위기와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올 한 해 어떤 상황에서도 함께 여러분들을 맞이할 자세를 갖자고 생산자들이 결의했고, 조금 더 환한 얼굴로 신명 나는 한살림 활동을 하자고 다짐했다"라고 덧붙였다.
 

▲ 한살림 먹거리 운동 설명 화면. ⓒ라이프인
▲ 한살림 먹거리 운동 설명 화면. ⓒ라이프인

1부 기념식에서는 전년도 한살림의 돌봄 활동과 우리씨앗농장 운영, 먹거리 운동 성과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먼저 서미영 돌봄회의 의장(전 한살림고양파주 이사장)이 한살림의 돌봄 활동에 대해 전했다. 한살림의 돌봄 정책에 대한 논의는 2017년 30년 비전 위원회에서 '밥의 사회화로서 돌봄을 말하다'라는 의제가 다루어지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한살림돌봄전략수립TFT(Task Force Team, 태스크포스 팀)를 꾸리고 2021년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한살림의 철학과 지향을 담은 돌봄 정책을 고민해 왔다.

서 의장은 "한살림 돌봄의 지향을 모심의 돌봄, 소통의 돌봄, 나눔의 돌봄, 생애의 돌봄, 순환의 돌봄으로 정리했다"고 설명하며 "14개 회원생협이 회의체에 결합했고, 거기에서 돌봄 활동가 사업을 구체화했다. 무엇보다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한살림은 '지역에서, 함께 돌봄'을 키워드로 하여 먹거리 나눔뿐 아니라 문화 나누기 활동, 생산자 주거 돌봄, 그룹홈 청소년 식생활 교육 등 관계 형성과 관련한 돌봄 활동을 진행했다. 또한,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돌봄을 지원하는 동시에 돌봄학교를 운영했다. 이를 통해 돌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살림이 지향하는 돌봄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사회적경제와 지역 돌봄이 어떻게 결합될 수 있는지 살펴봤으며, 돌봄학교와 열린배움터(한살림 운동의 주제에 대해 학습하고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사업) 프로그램을 공동 기획하기도 했다.

서 의장은 "이러한 활동들을 2023년에도 이어 갔으면 좋겠다. 중기 비전도 세우고, 돌봄 활성화 사업도 논의하고, 돌봄학교도 쭉 진행해서 한살림 돌봄 이야기들이 꽃피어 나갔으면 좋겠다"는 말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두 번째로 안상희 우리씨앗농장 대표농부가 우리씨앗농장에 대해 소개했다. 한살림 우리씨앗농장은 토박이 씨앗을 생산·공급·보존하여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키고 식량주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지향을 담은 사업이다.

안 생산자는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한살림과 평생 같이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때 한살림괴산생산자연합회와 이야기하다가 사라져 가는 우리 씨앗을 지키는 일을 하면 좋겠다는데 뜻을 모았다"며 "2014년부터 우리씨앗농장을 시작했다. 내가 가진 토종씨앗이 없으니 다른 생산자들에게 60여 종의 씨앗을 받아서 시작했고 지금은 200여 종 넘게 보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하여 김진아 한살림연합 정책기획팀은 우리씨앗농장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5,000원 규모 정기후원자를 600명 모집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한 뒤 "우리씨앗농장은 한살림의 지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한살림 하는 사람들에게 배움터이자 쉼터가 돼 주는 곳이기도 하다"며 후원 참여를 독려했다.

마지막 순서로 정재훈 먹거리운동전략회의 의장(한살림수원 이사장)이 한살림 먹거리 운동 활동을 공유했다. 정 의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지역사회에서 먹거리 거버넌스를 만들기 위해 지원하는 활동을 했고, 하반기에는 한살림 먹거리 운동 전략 토론회를 통해 지역에서 어떤 먹거리 운동이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우리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과정을 가졌다"고 설명하며 지난해 8개 지역에서 활동한 9개 팀의 활동 내용을 소개했다.

지역에서의 먹거리 운동은 취약계층 반찬 나눔이나 청소년 쉼터 반찬 활동 같은 먹거리 나눔 활동, 요리교실을 통한 관계 만들기, 먹거리 운동 주체 만들기, 식생활 자립, 지역공동체 활동 거점 형성과 관련한 활동이 주요하게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활동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공동체부엌형, 한고랑 나눔형(한살림 생산자가 한고랑 더 농사짓는 마음으로 함께하는 농산물 나눔 활동), 생소하나형(생소하나는 '생산과 소비는 하나'라는 의미), 거버넌스형 등 네 가지 유형을 중점으로 지원사업을 이어 갈 예정. 정 의장은 "먹거리 취약계층과 함께하는 먹거리 돌봄, 식생활 자립을 통해 먹거리 공공성을 강화하는 활동, 생산자와 함께하는 한고랑 나눔을 통한 먹거리 나눔 운동, 부엌이라는 공간을 통해 관계 맺기와 같은 활동들을 이어 가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다양한 먹거리 단체와 연대하여 제도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 조완석 한살림연합 상임대표. ⓒ라이프인
▲ 조완석 한살림연합 상임대표. ⓒ라이프인

이어진 2부 정기총회에서는 ▲전차회의록 승인 ▲전년도 종합 감사보고서 승인 ▲전년도 사업보고 및 결산(안) 승인 ▲2023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 승인 ▲임원 선출(안) ▲정관 개정(안) ▲규약 개정 및 제정(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전년도 사업보고와 올해 사업계획 발표는 윤형근 한살림연합 전무이사가 맡아 진행했다. 윤 전무이사는 전년도 사업 성과를 보고하며 실무자 퇴직, 코로나19 시기 대면 활동 축소로 인한 인적 자원 발굴 미진 등의 이유로 인력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생산지 역시 고령화와 농업을 경시하는 세태로 인해 생산자 후계 문제가 심각한 상태다. 이와 관련하여 윤 전무이사는 "사람을 찾고 기르는 데에는 자긍심을 높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도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2022년도 전체 목표를 '새로운 10년을 준비할 한살림 운동'으로 잡고 운동의 내용과 사람, 조직 틀, 소통의 틀을 마련하고자 했다"며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사람'이었다. 조합원들과 직접 만나는 매장 활동가들이 자긍심을 갖도록 연수원을 중심으로 살림과정을 운영했고 여러 가지 임원 모임, 공부 모임, 열린 배움터 등을 마련했다. 또한, 농업 주체를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해 농업살림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전무이사는 "기후위기 대응 중장기 계획을 마련했고, 농업 정책, 물품 정책이 오랜 논의 끝에 개정됐다. 조직 정책은 소통이 부족하고 내용을 조금 더 정밀하게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어서 올해 논의를 이어 가려고 한다. 그리고 먹거리 돌봄, 돌봄 기반을 만들어서 한살림 돌봄 방향을 정리했다. 사업적으로 저성장 시대를 대비할 전략의 기본 방향을 정돈했고, 소식지를 발행하고 동영상 중심의 여러 가지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시대 변화에 맞추어 조합원과 사회를 향한 새로운 소통 방향을 모색했다. 권역 사업회를 안정화해서 권역 차원의 협력 구조를 모색했고, 대외 연대를 강화했다"고 지난해 사업을 총평했다.
 

▲ 윤형근 한살림연합 전무이사. ⓒ라이프인
▲ 윤형근 한살림연합 전무이사. ⓒ라이프인

이러한 성찰을 기반으로 올해 역시 한살림의 생명 운동을 구현할 사업들을 계획했다. 2023년도 한살림은 ▲기후위기, 농업위기에 대응하는 조직적 실천과 한살림 운동의 사회화 ▲한살림 미래비전 마련과 비전 실행을 위한 중기계획 수립 ▲지역종합 생명 운동을 향한 전체 조직 공통 기반과 지역살림운동 기반 조성 ▲운동 주체 역량 강화와 조직 운영 혁신 ▲전체 조직이 공동의 핵심 목표 실현을 통해 공통의 성취 경험 ▲생산 조직, 회원 조직을 향하는 연합 등을 사업 기조로 정했다.

이상의 사업 기조를 바탕으로 △한살림 운동 비전 제시 및 회원조직과의 적극적 소통을 통한 완성도 높은 전체 조직 중기 계획 수립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및 재생에너지 생산 모델 구축과 대안 제시 △한살림을 대표하는 조합원 대(對)사회 캠페인 실행 △권역별 공통과제 발굴 및 권역 내 협력 모델 수립과 시행 △운동 주체 역량 강화를 통한 조직 운영의 혁신 △홍보 다각화 및 온라인 매체 집중 강화 등 6가지 핵심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사업 계획을 세웠다.

이어 별건 보고로서 한살림사업연합, 우리밀제과, 도서출판한살림의 사업보고 및 사업계획 보고가 진행됐다. 특히 해당 순서에서 한살림사업연합의 김재겸 상무이사는 "사업적으로 보면 한살림은 정체기다. 이것은 운동의 정체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의 질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사업연합에서는 질적 변화를 위해 반복 이용 조합원 만들기 전략적 기조, 물품의 공동구입 체계 재정립, 차세대 정보 시스템 개발과 물류센터 거점 재배치 추진 등 여러 가지 사업을 시도했다. 특히 김 상무이사는 "회원조직과 연합조직이 공통 목표를 갖고 사업을 추진할 때 사업 수준이 향상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공동 사업 시스템 개선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하여 조완석 회장은 "2023년도 물품 사업 전망은 어둡다"고 고백하며 "이럴 때일수록 한살림의 협동 정신이 필요하다. 물품 사업을 위해 마음을 모아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연대와 협력의 힘으로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나갈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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