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사고 1년을 돌아보며, 노동존중 및 안전거버넌스 구축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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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 1년을 돌아보며, 노동존중 및 안전거버넌스 구축필요
[안전넷.라이프인 공동기획 안전칼럼] 오선근(구의역 사고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 간사)
  • 2017.05.23 13:30
  • by 라이프인
오선근

작년 5월 28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승강장 안전문을 수리하던 19살 청년이 진입하는 전동차에 충돌하여 사망했다. 승강장 안전문 선로 측에서 장애물감지센서 청소를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안타깝고 참혹하고 가슴 아픈 사고였다. 사고 직후에도 서울메트로는 김군이 매뉴얼을 지키지 않고 작업수칙을 위반하여 발생한 사고로 책임을 전가했다. 구의역 사고는 노동이 존중받지 못해 발생한 사고이다. 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안전한 안전시스템이 초래한 필연적 결과였다.

 

안전보다 경영효율화가 불러온 사고

 

서울지하철에서 안전과 공공성보다는 효율과 편의를 우선하는 업무환경 및 사회저변에 내재한 안전 불감증이 불러온 사고였다. 경영효율화 명목으로 공공부문 주요 안전업무에 대해 맹목적이고 획일적인 외주화가 사고의 원인이다. 승강장 안전문 도입당시 서울시와 지하철 양 공사의 경영진에서 안전과 기술적인 측면에서 충분한 사전검토와 검증 없이 도입되었다. 기술표준도 없는 상태에서 작업자 안전 확보를 담보하지 않은 부실한 시공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 사고였다.

 

서울시는 구의역 사고 후 승강장 안전문을 비롯하여 외주화 되었던 전동차 경정비, 전동차 구내운전 등 업무에 대해 무기계약직으로 안전 업무직을 신설하여 직영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안전 업무직은 정규직과 다른 근무형태, 노동조건, 복리후생 등 차별적인 요소가 많아 원활한 소통 등에 여전히 문제가 많다. 또한 생활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으로 퇴사자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전 업무직의 정규직화가 필요하며, 노동이 존중될 때 지하철의 안전운행도 이뤄질 것이다.

 

노동존중과 안전문화의 패러다임 전환필요

 

지하철 안전을 위해서는 안전문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구의역 사고와 대구지하철 화재참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빨리빨리’ 안전문화가 불러온 사고이다.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당시 화재가 발생했는데도 운전관제사는 기관사에게 조심해서 운행하라고 지시했다. 지하철 안전운행보다 정시운행을 우선하는 안전문화 때문에 발생한 사고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지하철의 안전문화를 ‘정시운행’에서 ‘안전운행’으로 바꿔야 한다.

 

지하철의 안전문화를 중장기적으로 개선하고, 안전한 지하철을 만들기 위해서는 ‘노사민정 안전 거버넌스’의 구성과 운영이 필요하다. 선진국 철도와 지하철의 경우 노사민정 안전관련 각종 거버넌스가 구축되어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는 구의역 사고 후 여러 번에 걸쳐서 안전 거버넌스 구성과 운영에 대해 약속을 했었지만,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빠른 시일 안에 조례를 제정하고, 노사민정 안전거버넌스를 구성하여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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