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기관, 임팩트 투자로 '사회적 금융' 역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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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금융기관, 임팩트 투자로 '사회적 금융' 역할 해야
‘사회적 경제 활성화와 상호금융기관의 역할’ 토론회...지속적인 수익과 가치 창출을 위한 임팩트 투자 방안 모색
  • 2017.11.17 14:08
  • by 공정경 기자
지난 15일 서울 국회에서 ‘사회적 경제 활성화와 상호금융기관의 역할’을 주제로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문철우 성균관대학교 교수, 김양우 수원대학교 교수, 이민환 인하대학교 교수, 장종익 한신대학교 교수, 박창균 중앙대학교 교수,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성환 행정안전부 지역금융지원과장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지속적인 가치 창출이 가능하도록 상호금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임팩트 투자'를 해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됐다.

1960년대 초반 지역사회개발이라는 목표로 생겨난 새마을금고는 협동조합이다. 새마을금고가 정체성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국회에서 ‘사회적 경제 활성화와 상호금융기관의 역할’을 주제로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새마을금고는 2016년 말 기준으로 138조원의 자산과 1910만 명의 거래자수, 1321개의 금융협동조합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회원의 고령화로 미래 존립 기반이 불투명하고,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본래 목적인 지역사회개발에서의 역할이 크게 줄어들었다. 또한, IMF 이후 금융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협동조합의 역할보다는 생존을 위한 수익성이 우선시 되면서 정체성을 재정립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호금융기관의 역할 재정립’을 발표한 이민환 교수(인하대)는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새마을금고의 사회공헌사업 총 투자·지원금액은 2455억원이고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만 해도 950억을 지원했다. 사회공헌활동 사업내용을 보면 경로잔치, 장학금, 무료급식소, 연탄 나눔 등 일회성 사업이 상당히 많다”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장기적인 투자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새마을금고의 역할로 미국 지역사회개발금융기관(CDFI)과 일본 지역경제활성화 지원기구(REVIC) 사례를 들었다. CDFI는 미국과 영국에서 볼 수 있는 제도화된 사회적 금융으로 경제적 취약계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경제적 수단을 제공한다. 정부 지원으로 다른 사회적 금융기관보다 안정적으로 운영자금을 제공받는 장점이 있다.

일본의 REVIC은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출자한 민관펀드다. REVIC은 고령화 등으로 지역경제가 점점 활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을 최우선으로 한다. 기업의 생애주기에 따라 창업과 성장지원뿐 아니라 경영자가 다시 한번 재기할 수 있도록 재도전 지원(경영자 보증채무 정리)도 한다.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금융기관과 기업에 전문가를 파견하는 것도 REVIC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 교수는 “정부가 새마을금고를 CDFI로 인정하여 제도화된 사회적금융의 역할을 하거나 REVIC과 같은 민관펀드 운용사를 설립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역 활성화는 지자체나 금융기관 단독으로 달성할 수 없으며 상호 간의 협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창균 교수(중앙대학교 경영학부)는 '임팩트 투자와 상호금융기관의 역할'을 발표했다.

임팩트 투자는 재무적 수익과 사회적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다. 전통적으로는 재무적 이윤추구만 하는 투자영역이 있고, 기부나 보조금 같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활동을 지원하는 영역이 있다. 20여 년 전부터 '두 영역이 반드시 따로 가야 하나? 한 경제주체가 두 영역을 추구할 수 있지 않나?'라는 논의가 시작됐고, 실질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쫓는 경제주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회적 가치란 시장을 통해서 거래되지 않고 있지만, 의미 있고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이다. 환경, 인권, 빈곤축소, 도시재생, 정상적 금융거래가 힘든 사람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 아주 넓게는 기업지배구조 개선까지 사회적 가치로 포함한다.

박 교수는 “금융기관들이 돈만 쫓다 보니까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아가 됐다.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금융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반성이 일어났고 임팩트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대됐다”며 “규모를 크게 키워야 사람들이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조달이 원활히 돼야 한다. 그 지점에서 임팩트 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팩트 투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갖춰야 한다. 사회적 가치가 저절로 창출되는 게 아니라, 특정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구체적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활동할 것.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 최소한의 재무적 수익에 대해 기대하고 활동할 것. 활동 후 얼마만큼의 사회적 가치가 창출됐는지 측정해 사회와 개인투자자들에게 보고할 것. 예를 들어 지역사회에서 장애인 고용창출이 몇 퍼센트 증가했다, 자살률이 몇 퍼센트 감소했다 등.

박 교수는 “사회적 가치가 얼마만큼 창출이 됐는지 구체적으로 측정해서 보고하는 게 기존 금융투자나 사회책임투자와 명백하게 다른 점이고 중요한 점이다. 임팩트 투자는 새로운 개념의 투자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새마을금고의 역할로는 임팩트투자펀드를 제시했다. 임팩트투자펀드 자회사를 만들어 분절된 자금을 모아 규모를 크게 만들어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사회적 프로젝트와 같은 자금수요자에게 공급하는 역할이다.

박 교수는 “자금공급자들은 자금수요자를 잘 모른다. 임팩트투자펀드 운용사의 핵심적인 역할은 가치창출의 가능성과 역량 높은 자금수요자를 선별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컨설팅회사나 신용평가기관 같은 인프라 기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인프라 기관들이 강하게 형성돼야 임팩트투자펀드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고 강조했다.

임팩트투자펀드 사례로 스위스에 본사를 둔 Vital Capital Fund를 들었다. Vital Capital Fund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목적으로 해당 지역 기업과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임팩트투자펀드다. 앙골라 지역에 고품질의 주택을 건설해 주변 시세보다 50% 이하의 가격으로 제공하고,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앙골라 농촌 지역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건설해 안정적이고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를 판매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상호금융기관의 임팩트투자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혼합자본(Blended Capital)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중앙회와 단위금고 및 단위조합이 공동으로 투자해야 안정적으로 운용 된다”고 강조했다. 혼합자본이란 정부, 개인, 기업 등 다양한 주체가 자본을 공급하는 것을 뜻한다.

박 교수는 "지역 공동체에 뿌리를 둔 금융기관이 지역사회에 필요한 사회적 투자를 발굴해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꼭 해야 하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온 김양우 교수(수원대학교)는 “영국의 경우 임팩트 투자로 낙후된 지역에 호텔을 건립했는데 고용창출 효과뿐 아니라 6년 후 9배의 투자수익을 올렸고 비싼 가격으로 다른 기업에 팔았다”며 “정부나 지자체가 임팩트투자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법적 제약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철우 교수(성균관대학교)는 “지역사회와 임팩트 투자가 만났을 때 그 시너지는 굉장히 크다”며 “임팩트 투자 생태계가 잘 만들어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서민금융활성화 및 소상공인지원포럼에서 주최했고 MG새마을금고중앙회가 후원했다. 좌장은 장종익 한신대학교 교수가 맡았고 토론자로 김양우 수원대학교 교수, 문철우 성균관대학교 교수,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성환 행정안전부 지역금융지원과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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