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해보자. 질긴 게 이기는 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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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해보자. 질긴 게 이기는 기라!
6개 지역 대책위 참여한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 세종시 정부청사 앞 집회...송전선로 대책 촉구
  • 2017.11.16 01:21
  • by 공정경 기자

“야~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 데모하기 딱 좋은 나인데”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철탑아 비켜라”

가요 ‘내 나이가 어때서’ 가사 두 구절만 개사했다.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 주민 250여명이 가요 '내 나이가 어때서' 가사를 개사하여 부르고 있다.

 11월 13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정문 앞에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 주민 250여명이 모였다.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이하 전송넷)는 군산새만금345kV송전탑반대대책위, 당진송전선로범시민대책위,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 횡성송전탑반대대책위, 광주광산구송전탑변전소·지중화대책위로 구성됐다.

광주광산구, 당진, 밀양, 청도, 군산, 강원횡성 6개 지역에서 모인 주민들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 전송넷 주민들이 크게 분노한 이유는?

“9월 5일 면담 할 때나 보내온 공문에서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부 한전이 쓰는 표현이었다. 답변서 작성자가 산자부 담당자가 아니고 한전직원이었다. 무슨 이런 경우가 있나!”

“우리가 산자부에 요구하는 게 한전과의 중재 역할이고, 우리 건강과 재산을 빼앗지 말아 달라고 통사정하고 있는데 어떻게 한전직원이 산자부 직원을 대신할 수 있나!”

전송넷은 지난 7월 12일 ‘전력정책 전환을 위한 10대 정책제안’을 광화문 국민인수위에 접수했고 8월 22일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9월 5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후 전력산업과에 전력정책 전환을 위한 공청회와 각 현안 지역과의 소통창구를 위한 면담을 요구했다. 산자부는 시종일관 무책임한 태도로 성의 없는 답변과 면담거부로 일관했다.

문제는 그나마 어렵게 마련된 9월 5일 전송넷과의 면담자리에 산자부 직원이 아닌 한국전력 파견 직원이 나온 것이다. 한전 직원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전송넷과 면담 및 답신을 주고받았다. 이를 알게 된 전송넷 주민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산자부와 한국전력이 그동안 얼마나 짝짜꿍 했으면 한전직원을 면담에 내보냈겠나. 산자부는 한전편만 들고 있다. 한전과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 캐기 시작하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나올 거다. 산자부도 감옥 갈 놈들 수두룩하다.”

2014년 7월 500명의 경찰을 동원해 기습적으로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청도 삼평리에서는 당시 청도경찰서장이었던 이현희 씨가 한전으로부터 받은 돈을 반대 주민들에게 돌리려다 직권남용 및 뇌물수수 혐의로 처벌받는 일도 있었다.

전송넷은 9월 18일부터 산자부 앞에서 백운규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1일 시위 및 천막농성을 시작, 매일 오전 8시에는 면담성사를 위한 108배를 진행했다. 광주광산구 지중화대책위 기원주 대표는 산자부 장관 면담과 광산구 지중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산자부 앞에서 14일째(11월 13일 기준)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 전기가 필요한 곳에 발전소 지어라

“서울에 송전탑 있는 거 봤나? 분당도 지중화했다. 여기(세종시) 보면 전봇대조차도 하나 안 보인다. 힘 있고 돈 많은 사람이 사는 곳은 주민들이 반대하면 송전탑이 못 들어가더라. 전기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왜 꼭 송전탑만 고집하나. 한전은 송전탑으로 밥 먹고 산다. 한전과 거래하는 5대 기업이 송전탑 자재를 쌓아놓고 있다. 대기업과 가진 자들 배 채워주려고, 송전탑 자재를 계속 소진해야 하니까 계속 송전탑을 짓는 거다.”

횡성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송전탑이 건립됐고 그중 765kV 초고압 송전탑이 85기다. 이로 인해 횡성 주민들은 16년 동안 재산 피해와 전자파로 인한 건강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001년에 이어 한전은 또 초고압 송전탑을 횡성에 설치할 계획이다.

당진에 세워진 송전탑은 526기, 그중 765kV 초고압 송전탑이 80기이다. 전국에서 세 번째로 송전탑이 많은 지역이다. 당진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모두 공단과 서울수도권으로 공급한다. 당진에서 소비되는 전기는 0%다. 송전탑 526기가 세워진 당진에 한전은 또 송전탑을 짓는다고 한다. 벼락 맞아 혹시 전력이 끊기는 일에 대비하기 위해 예비선로를 만든다는 명분이다. 지금까지 벼락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된 경우는 단 한 건 있었다.

3년째 투쟁 중인 광주광산구 지중화대책위는 빛그린산단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154덕림분기 송전선로를 지중화로 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빛그린산단 전력 공급하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송전탑이 아닌 지중화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주민의 재산권 및 주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

군산은 2008년 한국전력이 군산산업단지 내부에 있는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량을 숨기고 군산산업단지 전력공급이 시급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송전탑을 건립했다. 전력사용량을 약 50% 과장해서 계획했고 군산대~옥구읍사무소간 2km의 지중화 비용이 애초 320억원 예산에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 구간은 지중화 대신 송전탑만 건설되고 있다.

“한전은 송전탑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드라이 하나 정도의 전자파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전자파 계측기를 대보면 측정이 안 된다. 수치가 너무 높아서 측정조차 할 수 없는 지경이다. 방송국에서 촬영하려고 왔는데 전자파 때문에 카메라조차 작동을 안 하더라. 주민들 피해가 없게 철탑 노선을 사비로 설계까지 해서 주민 100% 동의를 받아 한전에 얘기했었다. 모든 주민이 동의했음에도 한전은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전은 처음부터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하거나 주민들 의견을 들은 적이 없다. 입지선정위원회 설명도 주민 5명 모아놓고 하거나 설명회 자체도 없거나, 해당지역 이장들도 전혀 모르게 추진된 경우도 있었다. 대책위에서 설명회 하면 주민들이 150~200명이 모인다. 5명 모인 곳이 주민을 대표할 수 있겠나, 200명이 모인 곳이 주민을 대표할 수 있겠나? 누가 진정 주민을 대표하나!”

단식 농성 중인 광주광산구 지중화대책위 기원주 대표가 현안지역의 선례로 광산구 지중화를 꼭 이루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현재 전송넷은 산자부에 네 가지를 요구한다.

1. 산업통상자원부는 광주광산구 지중화대책위 기원주 대표의 무기한 단식이 중단될 수 있도록 지중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2.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전력 직원의 업무 대행과 주민 우롱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3.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 정책 전환을 위한 10대 정책 제안’ 정부-사업자-전송넷 3자 공청회를 실현하라.

4. 산업통상자원부는 6개 현안지역 지역 대책위와 한국전력측의 공개 소통 창구를 마련하라.

당일 오후 산자부와 면담이 예정돼 있었지만, 국장과 담당과가 서로 책임만 미루다 결국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오랜 기간 단식 농성하고 있는 기원주 대표 천막에 발걸음 한 산자부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전송넷 주민들의 말이다.

한전이 두려워하는 게 뭘까? 송전탑 주민들이 똘똘 뭉치는 거다. 우리가 믿을 사람은 한 명도 없다. 한전을 변하게 하는 힘은 지역주민에게서 나온다. 우리가 믿을 건 오직 우리밖에 없다. 우리는 더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다. 질긴 게 이기는 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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