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크리에이터, 임팩트 생태계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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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크리에이터, 임팩트 생태계와 만나다
강릉에서 열린 '로컬임팩트테이블2020'서 로컬크리에이터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 고민
  • 2020.01.21 23:55
  • by 송소연 기자

조선시대에도 서울 거주는 출세와 연관이 있었다. 다산 정약용은 전남 강진 유배 생활 중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혹여 벼슬에서 물러나더라도 한양 근처에서 살며 안목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사대부 집안의 법도이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서울과 수도권에 살고 있다. '인서울' 선호 현상으로 주거와 교육, 생활 인프라 등이 잘 갖춰진 서울은 사람과 돈이 몰리고 있지만, 지방의 위기는 가속화되고 있다.

이렇듯 비수도권을 지칭되었던 지방이 '로컬(local)'이라는 이름으로 최근 새롭게 각인되고 있다. 지역을 살리기 위한 지자체의 정책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의 취향과 맞물려 지역 가치들을 새롭게 만드는 '로컬크리에이터'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인구, 노동기회, 투자와 생산, 발전 가능성 모든 것이 감소한 감소의 시대에 아직 성장가능성이 남아있는 지방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신만의 생존법을 만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도시 곳곳에 숨겨진 매력적인 지역 자원을 발굴해 도시 고유의 매력과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난 16일과 17일 양일 동안 '로컬임팩트테이블 2020'이 로컬크리에이터와 임팩트투자자 약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테라로사 커피뮤지엄과 강릉시 일대에서 개최됐다. IFK임팩트금융이 주최하고 더웨이브컴퍼니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새로운 국면 : 로컬 임팩트'를 주제로 진행되어 로컬의 지속가능성과 로컬크리에이터들이 지역에서 만들어내는 사회적 가치를 논의했다.

▲ 1월 16~17일 양일 동안 로컬 크리에이터와 임팩트 생태계의 연결하는 '로컬임팩트테이블 2020'이 테라로사 커피뮤지엄과 강릉시 일대에서 개최됐다. ⓒ라이프인

# 박은지 로컬 스타트업 '공유를 위한 창조'의 대표는 거제도 원도심 장승포에서 밀레니얼 세대가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들고 있다.

# 권오상 '퍼즐랩' 대표는 충남 공주에서 한옥스테이 '봉황재'와 마을 전체가 호텔이되는 '봉황재 마을호텔', 빈집 지역자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 최정혜 '춘천일기' 대표 닭갈비와 막국수 이외에도 춘천의 다양한 매력을 알리고 있다. 춘천을 주제로 작업한 예술가의 제품 판매하고 있으며, 지역 기반 예술가들과 함께 콘텐츠를 기획해 일정한 수익이 예술가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소셜벤처도 준비 중이다.

# 고은설 '별의별아트클러스터' 대표는 전주 노송동의 빈집을 민간주도 재생시켜 동네주민들이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유공간을 조성하는 동시에 삶터의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 김철우 'RTBP(Return To Busan Port)얼라이언스' 대표는 부산 영도 도시재생 사업의 민간 주체로 도시문화혁신 분야 활동하며 지역과 소통하고 있다.

▲ RTBP얼라이언스가 2018년 선보인 끄티는 비어 있는 조선·항만 물류 센터를 활용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끝'을 뜻하는 부산 사투리에서 이름을 따왔다. ⓒRTBP얼라이언스

권오상 '퍼즐랩' 대표는 "로컬크리에이터가 소상공인과 다른 점은 지역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역할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은설 '별의별아트클러스터' 대표는 "로컬크리에이터와 소셜벤처는 임팩트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로컬크리에이터는 다양한 영역을 세분화하고 융합해 기존에 있던 것을 새롭게 만든다면, 소셜벤처는 다음세대를 위해 경계를 넘나드는 영역에서 소득, 지역, 계층 간 차이를 줄이는 것에 더 집중한다"고 이야기했다.

전승범 임팩트스퀘어 투자실장은 구조적으로 현저하게 다수가 고통받고 있는 상태를 '사회문제'라고 하는데 '사회적가치'는 사회문제가 해결된 크기를 말하며 일반적인 효용가치와 구분된다고고 이야기했다. 사회적가치와 혼용되어 사용되는 '소셜임팩트'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투입한 활동이나 결과가 아니라 목표한 변화를 통해 만들고자 하는 영향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로컬크리에이터가 만드는 사회적 가치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기업이 임팩트를 추구하고 실제로 창출하고 있음에도 기업들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며 "사회 문제에 대하여 이해하고 비즈니스를 통해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사업 구조를 스스로 확인하게 된다면 로컬크리에이터는 임팩트 비즈니스로서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소셜임팩트 ⓒ더웨이브컴퍼니
▲ 더웨이브컴퍼니 김지우 대표 ⓒ라이프인

더웨이브컴퍼니 김지우 대표는 '지금, 로컬생태계'를 주제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과 성장의 갈림길에 선 로컬크리에이터에 대해 이야기했다. 행사에 앞서 진행된 설문(2019년 12월 20일 ~ 2020년 1월 10일)에 로컬크리에이터가 56명이 응답한 결과를 공유했다. 대부분의 로컬크리에이터들은 디자인, 콘텐츠, 방문객을 대상으로 공간기반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약 62%가 사무실 외 운영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초기 창업 자본금은 평균은 약 3천1백만 원으로 대부분 보유한 자금을 기반으로 창업하는 경우가 82%였다. 김지우 대표는 이에 대해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단계별 성장 과정에 필요한 전문적인 자원을 보유한 임팩트 생태계와의 연결고리가 필요하다"며 "올바른 지원의 방향 정립과 지원 방법의 다각화가 따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태 임팩트 투자 기업 'MYSC' 대표는 로컬크리에이터의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대해 "도시재생과 펀드의 연계점에 로컬크리에이터가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에 로컬크리에이터인 '남의집프로젝트', '해녀의부엌’ 등에 임팩트 투자했고 성장을 직접 목격했다며 앞으로 로컬크리에이터와의 로컬의 연관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향후 로컬크리에이터가 임팩트 투자를 받기 위해 ▲김정태 MYSC 대표는 소비자에게 매혹적인 기업인지에 대한 점검을 ▲박기범 임팩트 금융플랫폼 '비플러스' 대표는 로컬 프로젝트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황인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 이사는 사업장 주변 커뮤니티, 기업 내부적, 고객과의 가치 공유, 지역 분들과의 연계성을 강조했다. 

▲ 로컬임팩트테이블 2020 참가자들 ⓒ더웨이브컴퍼니

로컬크리에이터, 도시재생기업에 대한 지역투자 사례는 지난 2019년 RTBP얼라이언스가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유치한 20억 규모의 임팩트 투자 유치가 처음이었다. 현재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권혁태 대표와 RTBP얼라이언스 김철우대표는 투자자와 투자처의 관계를 넘어 파트너로 함께 성장하고 있다.

김철우대표 "임팩트 투자자들은 로컬크리에이터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반자"라고 설명하며 "로컬크리에이터들이 지역에서 만들어내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이것을 증명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이 부분에서 전문가인 임팩트 투자자들이 가이드를 해준다면 서로에게 큰 도움일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권혁태 대표는 로컬크리에이터들에게 "로컬크리에이터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지역에 제공하면 자연스럽게 상권이 형성된다. 하지만, 지역 자산 가치를 올리고도 쫓겨나는 경우가 많다"며 초반 세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역의 고유성(Originality)에서 시작해 지속가능할 수 있어야 투자가 진행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봉봉방앗간에서 그룹토의를 하고 있는 참가자들 ⓒ더웨이브컴퍼니

참가자는 강릉시 명주동 일대의 지역의 대표적인 로컬 공간인 버드나무브루어리, 봉봉방앗간, 칠커피, 파도살롱으로 이동해 지역, 소셜임팩트, 지속가능성, 임팩트생태계를 주제로 질문들을 찾고 함께 고민하며 행사 첫 번째 날을 마무리했다. 행사 두 번째 날에는 전날 그룹 토의의 결과를 8개 그룹의 리더가 나서서 전체 참가자와 공유하며 컨퍼런스는 마무리됐다.

고유성(Originality)를 지키고 싶어 하는 로컬크리에이터가 앞으로 임팩트 투자자와 접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체성과 확장성 사이에서 타협할 수 있는 기준점을 설정하고 범위 '안'을 지켜나가면서 '밖'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둘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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