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간 협동'으로 저개발국가 식량주권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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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간 협동'으로 저개발국가 식량주권 지킨다
[사회적경제 '쨈'있는 인터뷰(3)]협동조합간 협동, 피플스페어트레이드협동조합(PTC)을 만나다.
  • 2017.11.07 17:26
  • by 이진백 기자

'협동조합간 협동'은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정한 7원칙중 6번째 원칙이다. 

사람들의 공정교역 협동조합인 피플스페어트레이드협동조합(People’s Fair Trade Coop. 이하 PTC)은 특별한 협동조합이다. 이 협동조합은 '협동조합 간의 협동은 협동조합의 꽃'이라는 말을 몸소 실천했다.

PTC는 두레생협의 자회사인 (주)에이피넷(APNet)을 중심으로 '생협전국연합회 설립을 위한 추진협의회'라는 틀 안에서 정기적 회의를 하는 4개 협동조합(두레생협, 한국대학생협, 한살림, 행복중심생협)이 민중교역ㆍ공정무역협동조합으로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교역, 교류와 가치확산을 통해 생산자의 지속가능한 삶을 지원하며, 믿을 수 있는 물품 공급을 통해 조합원의 가치 있는 소비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13년동안 두레생협의 민중교역 사업을 책임졌던 에이피넷(APNet)을 한국 생협진영과 함께하기로 제안하는 것이 두레생협 내부에서는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생협진영과 함께 하는 것이 제3세계 민중과의 연대! 호혜와 평등의 이념에 기초한 정당한 거래로 거대자본으로부터 벗어나 자립의 순환경제를 만들고자 했던 두레민중교역의 가치이자 철학을 더욱 확산하고 확장 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신뢰의 마음으로 제안했고 4개의 생협이 함께하는 PTC라는 새로운 하지만 그 안의 깊은 역사가 있는 협동조합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PTC의 실무는 현재 에이피넷이 담당하고 있다. 생협 글로벌 사업의 베이스캠프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일 구로구에 위치한 에이피넷 건물에서 에이피넷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한준현 부장(왼쪽)과 홍보캠페인을 담당하고 있는 안민지 사원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에이피넷(APNet)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A. 에이피넷(Alternative People's Network for Peace and Life)은 두레생협연합회의 자회사로, 공정무역을 통해 빈곤을 줄이고 저개발국가 생산자의 자립을 지원하며 소비자에게 믿을 수 있는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2004년에 설립됐다. 공정무역 상품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가치를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을 하고 있다.

Q. PTC가 지난 8월 23일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창립총회를 가졌다. PTC의 당면 과제는 무엇인가.

A. 창립총회를 했기 때문에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올해 안에 법인전환을 완료하는 것이 현재 가장 큰 과제이다. 상법상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조직변경된 행정적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올해 말까지 법인전환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현재 등기를 앞두고 있다.

Q. PTC설립의 의미는?

A. 각자의 색깔이 뚜렷한 생협들이 모여 공동의 활동과 사업을 함께 해나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함께 모여 시작하는 것, 그리고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부터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본다. '협동조합간의 협동'이라는 대전제에 각 생협들의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제일 좋은 것은 자기 것을 내려놓고 교집합을 넓혀나가는 것이다.

Q. PTC설립이후 현재까지 진행된 것과 이후 계획은?

A. 월 1회 실무진들이 모여 이사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사회에서)구체적인 활동이나 교류, 사업적 측면들을 논의하고 있다. 큰 그림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사람간의 삶을 이해하고 가치를 생각하고 그리고 사업을 생각하는 방향이다. 사업이 먼저냐 활동이 먼져냐 수위조절을 할 수도 있다. 우선 실행할 수 있는 것이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10월 한살림이 필리핀 네그로스(마스코바도 수입지) 생산지를 방문했고, 두레는 12월에 갈 예정이다. 참고로 한살림은 작년 매실공급기간에 한하여 마스코바도(필리핀 네그로스산)를 시범 공급한 이후, 필리핀 사탕수수 생산자 및 민중교역 담당자 등을 초청하여 도농교류활동을 진행한 바 있다. 공정무역 상품을 수입·유통하는 것은 물론 공동구매와 공동 신규상품 출시도 생각하고 있다. 또 생산자와 조합원(소비자)의 얼굴이 보이는 방문교류사업 등의 캠페인도 진행할 계획이다. 

Q. 내년 PTC의 사업 계획은 무엇인가?     

A. 올해 창립총회를 진행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내년도의 구체적인 사업목표와 계획은 세우지 못했다. 지금 시작하고 있다. 다만 큰 틀에서는 잠정적으로 합의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내년 2월 정기총회 전까지는 준비해 제시할 계획이다.  

참고로 PTC는 2020년까지 3개년 계획(VISION 2020)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연 매출 40억원 달성, 출자금 3억원 달성, 공동브랜드&디자인 정착, 정체성 살아나는 핵심제품 5가지) ▲생산자와의 교류 활성화(년 1회 생협연합회 별  생산지 방문행사 정기 개최, 년 1회 생산자 초청행사 정기 개최, 생산지 발전기금 및 프로젝트 공동 운영) ▲공정무역 가치증대를 사업목표로 설정했다. 중점과제는 ▲전략적 매출목표 달성 ▲ 신규 공정무역물품 출시 ▲B2B활성화 ▲ 홍보 활성화를 통한 가치 제고 ▲ 캠페인 마스터플랜 구축 ▲대외협력강화 ▲공정무역인증관련 이슈 대비 ▲체계적인 생산지 관리 ▲근무환경개선 ▲협동조합 조직전환 및 안정화 등이다. 

Q. (사업적 측면에서) 어느 정도 성장을 예상(기대)하는가?

A. 조합원 수가 모두 실구매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조합원 수)몇 배가 늘어난 것이다. 당장은 두배, 세배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같은 일을 해도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마켓이 커진 것이다. 똑같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도 시장이 확산된 것이기 때문에 조금은 기대를 갖고 있다. 1+1이 꼭 2가 되는 것은 아니다.

Q. 조합원들의 요구로 인하여 취급 물품 종류도 확대될 것이라 생각되어지는데?

A. (제입장에서는) 품목이 늘어나는 것 보다는 한 품목이라도 볼륨이 더 늘어나는 것이 좋다. 생산지와의 관계에서 더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새로운 품목에 대한 새로운 생산지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새로운 생산지는 개발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단은 기존의 생산지가 커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소비자의 요구를 모두 충족해 줄 수는 없다. 사용자 측면도 있지만 생산자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상품 취급에 대한 기본 정책은 합의가 된 상태다.   

Q. 주변 공정무역 사업을 하는 기업(단체)의 반응은 어떠한가?

A.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반 우려반이다. 경계하는 단계와 기회로 보는 시선이 공존한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서 약간 경계하는 단계를 보이면서 기회로 보고 있는 느낌이다. 3개 생협이 문을 열면서 우리 것(공정무역 상품과 활동)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가지고 있는 것 같으면서 한편으로 에이피넷을 통해서만 거래하지 않을까 우려를 보이는 것도 있다.  

2015년 11월 필리핀 네그로스의 Alter Trade Corporation(ATC)와 한국의 두레생협 및 두레 에이피넷이 생산지 개발 프로젝트인 네그로스 '바르크' 프로젝트 (Building Adaptive and Resilient Communities, BARC) 협약을 체결했다.

Q. 에이피넷이 실시하고 있는 생산지개발 프로젝트를 소개해 달라

A. 에이피넷은 단순히 생산지로부터 상품을 구매해 생산지의 지속가능한 사업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넘어서, 빈곤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산지의 역량을 키우는 일을 돕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생산지개발 프로젝트들 중 대표적인 것이  네그로스 '바르크'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식량 안보를 높이고, 주로 토지개혁수혜자로 구성된 ATC(Alter Trade Corporation)의 사탕수수 생산자 단체 7곳의 수입원을 다각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로 자동양수펌프 설치, 소규모 수력 발전 사업, 정미소 건축 및 쌀 판매에 필요한 자금 지원, 카라바오(물소) 조달 및 염소 확산 프로젝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자동 양수 시설과 소규모 수력 발전 사업은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며, 이 프로젝트는 ATC와 두레생협연합회 및 에이피넷의 연대 관계의 중요한 결실이라 할 수 있다.

Q. 끝으로 에이피넷의 시각에서 본 생협의 공정무역은?

A. 생협 내부에서도 공정무역을 꼭 해야하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이다. 생협의 가치 중에 하나가 식량주권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들(저개발국 생산자)의 식량주권은 누가 지켜주나? 사실 그들 나라의 현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처참하다. 기후변화라고 해도 우리나라의 경우는 조금 더 덥고, 춥고 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기후가 생산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저개발국 생산자들은 단일작물을 많이 키우기 때문에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생활의 영위 문제가 발생한다. 말 그대로 살고 죽는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쌀을 소비하고 우리밀을 지키려고 하는 것처럼 그들과 같이 연대하면서 그것을 지켜낼 수 있는 운동이 생협의 공정무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을 알려내는 것이 에이피넷의 역할이다. 그들의 식량주권을 지켜내는 일에 우리가 동참하는 것이다. 우리 생산자와 연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라는 것을 계속 주지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산지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생산지와의 교류를 통해 방안을 마련하고, 소비자들이 직접 생산지를 방문해 공정무역 상품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민중교역은 생활재가 가지는 의미와 더불어 관계로서의 의미, 즉 소비자와 생산자가 보이는 관계, 서로 신뢰하고 생명과 생활을 맡길 수 있는 관계, 나아가 각자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가꾸어갈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제3세계 생산자와 얼굴이 보이는 관계를 통하여 국경을 넘은 연대의 관계망을 만들고 그 관계망 속에서 새로운 문화와 문명을 만들어 가는 것 그 역할을 People's Fair Trade Coop이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_ 두레생협연합회 김혜정 회장

People’s Fair Trade Coop의 창립은 많은 이들에게 꿈이 실현되는 미래가 될 것 입니다. 그 꿈에는 지구촌 생산자들의 노력이 결실로 맺히는 기회의 꿈이고, 대학생협의 조합원들에게는 공평과 공정이라는 가치를 직접 체험하며, 불평등을 보다 나은 사회로 바꾸어 나가는 꿈으로서,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 될 것입니다. 또한 People’s Fair Trade Coop은 협동조합간의 협동원칙을 준수하는 좋은 사례이면서도, 한국의 생활협동조합들의 연대를 공고히 하는 새로운 꿈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_ 한국대학생활협동조합연합회 최상진 이사장

'협동조합 간 협동'이라는 주제를 두고 오래 전부터 생협 내 논의가 여러 차례 있어왔지만 모두가 원하는 마음이 통하여 이렇게 일이 쉽게 진행되었습니다. 그 동안 에이피넷을 운영해 온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도 잘 지켜 오신 덕분에 모두가 행복한 시간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후로도 안정이 되려면 많은 부분이 충족되어야겠지만 4개 생협 선수들이 모인 만큼 잘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오늘의 기대와 행복감이 제3세계 사람들과의 교류에도 잘 전해질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_ 한살림연합 곽금순 상임대표

생산자에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고, 생산지의 생태환경을 보존하며 생산자의 삶을 응원하는, 사람이 보이는 교역을 지향합니다. 이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성장하는 관계가 살아있는 교역을 지향합니다. 이는 행복중심생협이 추구하는 조화, 협동, 평등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협동조합 간 협동으로 탄생한 우리들의 협동조합이 조합원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 소비를 확대해 사명과 목적을 실현해 가길 바랍니다. 더 나아가 생협 간의 새로운 사업연대를 꿈꾸게 하는 견인차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_ 행복중심생협연합회 강은경 회장

새롭게, 그리고 함께 만들어나갈 피플스페어트레이드협동조합은 에이피넷이 지난 13년간 다져놓은 이념과 역사를 계승하는 협동조합 간의 협동의 열매입니다. 저개발국의 생산자와 두레생협간의 브릿지 역할을 해 온 에이피넷은, 한국의 4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협력을 연결하는 보다 큰 민중간 공정교역 사업체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맞이했습니다. 특히, 각자의 색깔이 뚜렷한 생협연합회가 모여 공동사업을 해나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습니다만 함께 모여 시작하는 것, 그리고 새로운 사업의 영역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부터가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_ 에이피넷 권종탁 대표이사

새로운 협동조합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또한 아시아에서 협동조합 및 공정무역 민중교역 운동을 해나가는 데에, 그리고 필리핀의 생산자와 한국의 조합원 간 연대관계를 세워나가는 데에 저희가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저희 ATPI는 PTC와의 파트너십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사람들을 위한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에 여러분과 항상 함께 할 것입니다._ Altertrade Philippines, Inc.(ATPI) 힐다 카두야(Gilda S. Caduya) 대표 (필리핀 네그로스)

에이피넷이 한국의 4대 소비자생협과 함께 하나의 협동조합이 된 것을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은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라고 확신합니다. _ Mount Green Olives(MGO) 칼레드 히드미(Khaled Hidmi) 대표 (팔레스타인)

한국의 공정한 생산·소비문화 발전에 앞장서왔던 ㈜에이피넷과 4대 생협연합회가 생활협동조합의 더 큰 도약을 위해 함께 모여 People’s Fair Trade Coop.을 이루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교역”을 통해 “생산자의 자립과 가치 있는 소비”를 지향하며 함께 지혜를 모으기 위한 여러분의 담대하고 멋진 오늘의 이 첫 걸음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앞으로 PTC 협동조합이 비약적 성장을 이룩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_ 20대 공정무역국회포럼 대표의원 윤후덕 국회의원

People's Fair Trade Coop의 창립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피티쿱의 창립을 맞이하여 왜 공정무역이 필요한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원합니다. _ (사)한국공정무역협의회 이강백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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