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간 협동'으로 꿈 꾸는 더 나은 미래
상태바
'협동조합 간 협동'으로 꿈 꾸는 더 나은 미래
37개 협동조합단체들, 협동조합기본법 5주년 기념 토론회 '협동조합사이 협동, 톡톡 TALK' 개최
  • 2017.10.26 16:50
  • by 글 : 이진백, 송소연 사진 : 공정경

'세상을 바꾸는 협동의 힘' 주제로 토론...'협동조합 간 협동' 사례 공유 및 모색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후 현재 전국에는 의료, 교육, 돌봄, 예술, 복지서비스 등 약 1만2000여 개(2017년 9월 기준)의 협동조합이 탄생했다. 이들은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을 기반으로 한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로 우리 생활의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협동조합기본법 5주년 기념 토론회가 24일 정동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협동조합사이 협동, 톡톡 TALK'라는 슬로건으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4대생협(한살림, 아이쿱, 두레, 행복중심), 신협서울지역협의회, 서울시협동조합원센터, 신나는조합 등 37개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세상을 바꾸는 협동의 힘'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회는 서울지역 협동조합 주체가 한 자리에 모여 다종다양한 협동조합 간 협동의 현황 및 성과 사례를 공유하고, 협동조합 간 협동 과정에서 직면하는 갈등과 어려움을 조명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향후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는 1부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임정빈 대표외 7인의 발제, 2부 김경환 상임이사(한겨레두레협동조합연합회)를 좌장으로 소셜마이스협의회 최진영 회장, 목화송이협동조합 한경아 이사장, 협동조합 잼터 이 진 이사장, 서울디지털인쇄협동조합 박성진 사무국장 등이 참석한 자유토론의 형태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서울협의회) 임정빈 대표는 '서울의 협동조합 간 협동, 5주년'이라는 주제로 기본법 5년차 시점에서 서울지역 협동조합 부문 주체형성 및 역량 강화의 지표로서 '협동조합 간 협동'의 경험과 성과를 발표했다.

임 대표는 "기본법 시행 이후 촉발된 협동조합운동의 지형 변화와 아울러 서울의 선도적인 사회경제 정책환경, 협동조합 민간부문의 안정된 역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타 시ㆍ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별법과 기본법간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왔다. 서울협의회 창립 이전 및 이후 과정에서 협동조합 당사자들은 '민간 주체형성 및 역량강화'를 최우선으로 하며 자조ㆍ자립의 원칙에 충실하고자 했다. 서울협의회 창립 이후에도 지역협의회 설립 지원, 업종간 협력, 다종다양한 협업그룹 발굴, 개별법과 기본법간 상호거래 유통망 개발 등 당사자 기반을 확대하고 상호 협력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종연합회 구성 시 엄격한 협동의 원리 논의 ▲전국협동조합협의체 설립 전망 및 구성 방식 논의 ▲기본법 일반협동조합의 비영리 법인으로서 정체성 정립 및 개별법과의 역차별 해소 ▲기본법 협동조합 업종 및 유형특성을 살리는 전문적인 경영지원체계 구축 등을 향후 과제로 제안했다.

민간 주체 형성 및 역량 강화 집중 및 다양한 협력 사례는 서울지역의 성과...지역 내 협동조합 간 협동 발굴 및 활성화는 여전히 과제 

이어 서대문구협동조합협의회 김동규 회장이 '지역기반 협동조합간 협동'이란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회장은 지역협동조합협의회의 필요성과 역할, 주요활동 등을 설명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협의회가 구성된 곳은 13개(강북 6개, 강남 7개)구 뿐이라며 그만큼 협의회 구성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기반 협동조합간 협동, 연대의 지속성을 위해 ▲지역내 협동조합간 협동을 기획 발굴하고 촉진하는 협동화(상호거래) 사업 집중 ▲지역협의회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전담 활동가 육성 ▲지역기반 상호거래 등 협업사례를 취합 및 발표 위크숍 개최 ▲지역사경센터와의 긴밀한 관계 구축 등 4가지를 과제로 꼽았다.

세 번째 발표자인 행복중심생협연합회 강은경 회장은 '생협, 그간의 협력ㆍ연대'라는 주제로 협동조합기본법 이전의 (공통된)생협 과제와 활동 그리고 협동조합기본법 발효 이후 각 생협단체의 사회적경제 활동 현황과 특징, 사회적경제와 연계한 생협 활동을 소개했다.

강 회장은 "개별법이나 기본법으로 만들어진 협동조합 간의 다양한 연대를 위해서는 법적ㆍ제도적인 것이 보완이 되어야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생협은 개별법으로 적용을 받으면서 공정위의 제어와 규제를 받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다. 끝으로 강 회장은 "기본법 5년 동안 모두가 열심히 달려왔고 점검하는 시기가 오늘 계기로 주어졌던 것 같다. 앞으로도 연대와 협력을 넓혀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신협중앙회 서울지역본부 정복수 차장이 '신협, 연대를 위한 변화'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정 차장은 신용협동조합의 개요와 사회적경제 조직에 대한 금융지원 및 청년자조금융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활동, 사회적경제 네트워크 참여, 협동조합 창업, 운영, 교육, 홍보 및 판로지원 등 신협의 사회적경제 연대 및 협력사업 현황을 소개했다. 또 동작신협과 북서울신협 등 대표적 신협의 협동조합간 협동 사례를 소개했다.

사회적경제 금융지원 활성화 필요...학교협동조합, 총회의사록 공증면제 필요 제기...강사교육협동조합 현황 및 과제 소개

다섯 번째 발표는 서울학교협동조합협의회 장이수 회장이 '학교협동조합, 협동의 전형'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장 회장은 "학교협동조합은 협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윤리적 경제 활동 및 소통과 나눔의 교육을 통해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교육경제공동체"라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학교협동조합을 왜 추진하게 됐는지에 대한 추진배경 및 추진내용 그리고 현황을 간략히 소개했다.

장 회장은 앞으로의 학교협동조합 운영 및 성장 지원을 위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총회의사록 공증면제'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여섯 번째 발표는 '강사교육협동조합간 협동'이라는 주제로 미래교육협동조합협의회 박혜경 대표가 발표를 진행했다. 박 대표는 '컨소시엄 사업 협의체'인 미래교협의 연대협업화 공동사업으로 ▲'교육협동조합 T-모델 컨소시엄'(2015년 서울시 골목경제 협동조합 민간 협업체계 활성화 지원사업) ▲'교육협동조합 협의회 준비위원회'(2015년 교육혁신주체 지역기반 협동화과정 지원사업) ▲'미래교육협동조합 협의회'(2016년 서울시 협동조합 협업 활성화 및 규모화 지원 혁신형 사업) 등을 소개했다. 또 ▲지식산업 ▲프리랜서 자유업 ▲지역교육공동체 및 사회공공교육 정체성 정립 ▲사회적 일자리 시스템 정착 ▲사회적 일자리 차원에서 제도 개선 등을 교육협동조합(EDUCOOP)의 특징으로 꼽았다.

박 대표는 서울교육협동조합 연합회 설립에 관한 내용을 소개하고 ▲당사자 원칙 ▲사회적 공신력 확보 ▲지속가능성 등 연합회 3대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일하는사람들의협동조합연합회 이두영 협동사무국장

일곱 번째 발표는 '노동자협동조합간 협동, 더 나은 미래'라는 주제로 일하는사람들의협동조합연합회(이하 워커쿱) 이두영 협동사무국장이 진행했다. 이 사무국장은 워커쿱은 2014년 4월 19일 대안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2017년 현재 21개 회원조합사와 2000여 명의 조합원과 함께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사무국장은 "워커쿱은 현재와 미래에 예견되는 사회적 필요과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사회적 필요 충족과 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있도록 노력한다"며 "특히 취약한 상황에 있는 청년과 여성, 사회적 약자들과 우선적으로 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워커쿱의 혁신적인 활동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산업혁신전략을, 중기적으로는 세대연대 전략과 그룹화 전략을, 장기적으로는 지역개발 전략을 제안했다.

노동자협동조합 간 협동의 사례로 워커쿱 발표...문화예술사회적협동조합 내년 출범 기대

마지막 발표는 문화예술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이동근 준비위원장이 '문화예술사회적협동조합의 협동'이라는 주제로 문화예술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준비위원회 현황과 문화예술 협동조합 포럼, 2015, 2016년 협동조합 페스티벌 공동 기획사업 등 준비위원회 진행 공동사업을 소개했다.

2014년 중반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경제 워크킹그룹 지원사업을 통해 (문화예술분야 사회적협동조합)모임의 정기화와 연합회 준비를 모색하게 됐고 이때 지속한 연구모임은 연합회를 준비하는 준비위원회 출범의 계기가 됐다. 현재 참여한 협동조합은 사회적협동조합 자바르떼, 사회적협동조합 뉴아트챔버오케스트라, 사회적협동조합 문화숨, 사회적협동조합 살판 등이다. 그외 초기에 참여했던 송파의 즐거운가와 (비영리)청년예술가네트워크는 향후 협동조합 논의가 전환을 고민하고 있고 연합회 준비 모임에 참여하기로 했다 .

이 준비위원장은 "더디게, 천천히 시작하자는 처음의 약속을 너무 잘 지키고 있는 문화예술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준비위원회다. 2018년 연합회 출범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1부에 발표에 이어 2부에서는 토크쇼가 진행됐다. 5명만 모이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협동조합, 토크쇼도 5명이 모여 ‘협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민 속으로 퍼져나간 협동조합은 앞으로 더 넓고 깊은 협동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사회자 김경환 한겨레두레협동조합연합회 상임이사는 “ ‘더불어 삶’을 통해 정직한 장례서비스를 제공해오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찾아 왔다.”며, 협동조합 운영의 고충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진 협동조합 잼터 이사장은 “잼터는 체험학습, 인문학 강사들이 모여 만들었다. 업종에 진입 장벽이 낮아 운영에 어려움 많지만, 조합원과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가고 있다. 그래서 소통이 중요하다. 충분히 이야기하고, 만약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면 진행하지 않는다. 이름대로 참여자는 재미있는 놀이터, 일하는 사람은 재미 일터를 만드는 방법을 공유했다."고 발표했다.

박성진 서울디지털인쇄협동조합 사무국장은 “한 직장에서 10년 넘게 같이 일하던 동료들 모여 만든 청년협동조합이다. 인쇄업이 중간이윤이 높지 않고 경쟁이 치열하지만, 젊기 때문에 우리만의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아직 큰 갈등은 없었다. 갈등이 생기지 않게 사전에 규칙들을 정했다. 해결될 때까지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서울디지털인쇄협동조합 박성진 사무국장(오른쪽)이 내부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말하고 있다.

참석한 패널들은 협동조합을 “끝없는 양보”, “배려와 헌신”, “발견” 등으로 표현하며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험에서 나온 의견을 나눴다.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또는 지역사회와 협동 사례 발표...'사회적가치가 있기 때문에 지속해 갈 것'

ICA(국제협동조합연맹)는 협동조합 7원칙 중 6번째 원칙으로 '협동조합 간의 협동(Cooperatives Among Cooperatives)'을 규정하고 있다. 주체 형성과 역량강화를 평가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협동조합은 그동안 어떤 주체들과 같이 협동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확산했을까?

한경아 목화송이협동조합 이사장은 “면 생리대와 수공예제품을 만들며 장년 여성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우리가 배낭을 만들고, 사회적기업 ‘송지’는 천 기저귀를 제작해 미혼모에 전달한 적이 있다. 사실 우리는 배낭을 만들어 본 적이 없었는데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며,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의 협동 사례를 말했다.

최진영 소셜마이스협의회 회장은 “마이스(MICE, 국제회의와 전시회를 유치하는 사업)를 통해 사회적경제와 지역공동체 활성화하고자 한다. ‘생활관광’은 세계인들이 ‘마을살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마을의 생활 공유 시설을 활용하면서 지역공동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며 협동조합과 지역사회와의 협동 사례를 공유했다.

한겨레두레협동조합과 협동조합 잼터는 죽음을 주제로 체험학습 ‘역사로 만나는 웰다잉’을 만들기도 했다. 이진 이사장은 “새로운 주제를 기획하는 것이 즐거웠고, 주요 참여자를 초등학생에서 성인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당장 큰 매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계속할 예정이다.”라고 경험을 말했다.

한사람의 열 걸음 보다 열 사람의 한걸음이 낫다. 서로 다른 주체와 서로 다는 단체가 협동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협동’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면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라이프인 열린인터뷰 독점기사는 후원독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분들은 로그인을 하시면 독점기사를 바로 볼 수 있습니다.

후원독자가 아닌 분들은 이번 기회에 라이프인에 후원을 해보세요.
독립언론을 함께 만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 이진백, 송소연 사진 : 공정경
글 : 이진백, 송소연 사진 : 공정경
중요기사
인기기사
  • (07317)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로62길 1, 1층
  • 제호 : 라이프인
  • 법인명 : 라이프인 사회적협동조합
  • 사업자등록번호 : 544-82-00132
  • 대표자 : 김찬호
  • 대표메일 : lifein7070@gmail.com
  • 대표전화 : 070-4705-7070
  • 팩스 : 070-4705-7077
  • 등록번호 : 서울 아 04445
  • 등록일 : 2017-04-03
  • 발행일 : 2017-04-24
  • 발행인 : 김찬호
  • 편집인 : 이진백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소연
  • 라이프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라이프인.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