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91%' 플라스틱 - 숫자로 보는 플라스틱 재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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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1%' 플라스틱 - 숫자로 보는 플라스틱 재활용
[기획] 안전과 환경오염의 주범 '플라스틱' 해법을 찾아라! ②
  • 2019.10.05 00:43
  • by 송소연 기자
04:41

"바다에 있는 미세 플라스틱은 현재 우리 은하에 있는 별보다 많다. 만약 현재 동향이 계속된다면, 2050년까지 우리 바다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게 될 것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의 말이다. (2018년 세계 환경의 날 기념 연설)

인간이 쓰고 버린 800만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매년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파도 등에 잘게 부셔져 물고기가 먹게 된다. 플라스틱 입자를 먹은 물고기를 인간이 섭취한다. 인류가 버린 플라스틱이 생태계를 거치면서 다시 인간에게로 돌아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인간에게 준 축복으로 여겨졌던 플라스틱이 전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재앙으로 다가왔다. 인류의 역사를 석기-청동기-철기시대로 나눈다면 현대는 플라스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 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 중 한곳이어서 플라스틱 사용의 부작용을 더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우리만의 문제를 넘어서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이어지기 전에 지구와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것은 선택이 아닌 책임이다. 

라이프인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플라스틱의 사회적, 환경적 문제와 그에 대응하는 한국사회의 방식을 진단하고, 국내외 사례를 통해 보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해결방안을 고민해 보는 기획시리즈를 여섯 차례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주]

①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 인간에게 묻다
② '9%', '91%' 플라스틱 - 숫자로 보는 플라스틱 재활용
③ 플라스틱 문제 누가 해결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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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91%에 대한 고민

인류는 석기-청동기-철기시대를 지나 현재 플라스틱시대에 살고 있다. '사이언스 어드밴스 저널'에 게재된 '플라스틱의 생산과 이용, 운명' 논문에 따르면 1950년부터 65년 동안 인류는 플라스틱을 약 83억 톤 사용했다. 그 중 단 9%만이 재활용되었는데, 나머지 91% 중 79%는 매립되거나 쓰레기로 방치됐고, 12%는 소각 처리됐다. 500년 이상 썩지 않는 플라스틱. 플라스틱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버려지는 플라스틱 91% 문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한국인 연간 배출량 132.7kg, 열심히 분리수거 했는데 진짜 재활용률 알 수가 없네?

한국인 1명이 하루 평균 버리는 쓰레기의 양은 약 930g이다. 그 중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 69%를 분리 배출하고 있다. 2017년 환경부가 발표한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에 따르면 배출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평균(1,425g)의 절반 수준이고, 재활용률은 독일에 이어 세계2위였다. 

반면, 지난 2016년 유럽 플라스틱제조자 협회가 발표한 '세계 63개 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플라스틱 생산량 및 소비량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kg으로 벨기에(170.9kg)와 대만(141.9kg)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환경부는 폐플라스틱은 재활용으로 50%가 처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플라스틱의 재활용 선별 업체에 전달된 양만 파악하고 있을 뿐, 실제 폐기물이 물질로 얼마큼 재활용되었고, 에너지로는 얼마나 회수되는지 분석하지 못하고 있다.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 생활폐기물 발생 및 처리 흐름 재활용가능자원 최종처리량표. 보고서에서 선별시설에서 재활용업체 이송 후 재활용공정에 투입되거나 폐기 처리(매립, 소각 등)되는 수치는제5차 조사 혹은 전국 연보로 추정할 수 없다고 기재되어 있다. ⓒ한국환경공단


7번 '아더(other)'의 습격

작년에 일어난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금지 여파는 분리수거를 잘하면 재활용이 잘 이뤄질 것 이라는 상식까지 산산조각 냈다. 한국은 주로 중국에 재활용품을 수출했는데 중국에 수출이 막히자 국내 수량이 많아져 가격이 폭락했다. 병·폐지 등을 판 수익으로 폐플라스틱의 손해를 메워온 업체들은 폐비닐 및 플라스틱 등의 수거를 거부했다. 플라스틱이라도 모두 재활용이 가능하지않기 때문에 선별작업에 인건비가 든다. 특히, 플라스틱 중 다른 성분이 섞인 OTHER(아더) 재질인 경우는 복합재질이기 때문에 재활용으로 적합하지 않다. 보통 비닐, 필름, 봉지, 커피 컵, 즉석밥 용기 등에 사용되는데, 분리배출 되더라도 폐기된다.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고 분리해내서 사용하는데 비용이 많이들고, 재활용이 되더라도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는 것이 경제적이다. 

 

ⓒ환경부

 

재활용 가능한 페트병은 1.8%, 생산 단계부터 존재하는 '재활용 장벽'

재활용업체가 수거한 폐플라스틱의 반절은 쓰레기 상태로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깨끗한 상태로 잘 분리된 플라스틱은 상품성이 있지만 용기 안에 이물질이 섞여 있으면 재활용할 수 없다. 다중 재질에 유색도 재활용이 어렵다. 유색 페트병을 재활용하려면 검은색으로 염색하는 과정을 거치는 인력과 시간, 비용이 더 들어 사실상 폐기된다. 페트병 라벨 재질이 몸체와 다른 것도 문제인데 각각 녹는점이 달라 재활용 품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맥주병용 갈색 페트병은 페트 사이에 나일론을 넣어 복잡한 구조로 원천적으로 재활용 불가능하다.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에 따르면 국내 생산된 페트병 중 재활용이 쉬운 제품은 전체의 1.8%(2015년 기준)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은 분리 배출된 폐플라스틱 중 80%가 재활용이 가능하다. 단일재질에 투명한 데다 상태도 깨끗해 처리 비용이 적게 든다. 업체들의 선호도가 높은 일본 폐플라스틱은 올 상반기에 약 3만5천톤이 수입됐다.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 73%

2017년 전국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전국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7년도 발생량은 연간 약 8백만 톤이었다. 폐플라스틱의 구성비는 사업장시설계 폐기물이 54%, 가정생활폐기물이 27%, 사업장생활계 폐기물이 10%, 건설폐기물이 8%였다. 플라스틱폐기물의 70% 이상이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소비'보다 '생산'에 방점을 둔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버려진 플라스틱 91%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다음 기사에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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