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안전 확인, 겉과 속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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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안전 확인, 겉과 속이 다르다
정의당, '생리대 안전과 여성 건강' 2차 토론회 개최...이종현 박사 발제 및 피해자 증언
  • 2017.10.11 18:30
  • by 공정경 기자

지난달 28일 식품의약안전처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생리대 466종에 대해 화학물질 10가지 위해평가를 했다. 평가 결과 위해물질이 불검출된 생리대는 수입 2개 제품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10일 수입 2개 제품에서도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가 검출됐다고 번복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식약처는 “발표자료 작성과정에서 동일업체의 유사제품 간 결과값이 잘못 기재된 것임을 확인했다. 발표 당일 결과 값 오류를 확인한 즉시 관련내용을 수정해 홈페이지에 게재했다”고 해명했다.

식약처 발표에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는 상황에 ‘식약처 안전 발표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정의당 여성위원회는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생리대 안전과 여성 건강 2차 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이종현 박사(EH R&C 환경보건안전연구소 연구소장)은 정부가 진행한 생리대 제품안전점검의 문제점에 대해서 "생리대는 의약외품이고 의약외품은 사전에 안전이 확인된 것만 허가해야 하는데 생리대는 실상 그렇지 않다. 겉과 속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생리대는 피부에 노출되는 제품이라 법적으로 독성시험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독성시험자료가 없다. 현실적으로 사전허가제도 품목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식약처의 허술한 심사제도를 꼬집었다.

국내와 달리 미국의 경우 생리대는 신고제품이지만 사전 신고 시 제출 심사항목에 다이옥신류, 전임상 독성시험(Preclinical study)까지 포함돼 있다. 또한, 탐폰과 생리대에 대해서 월경 전후 질확대경검사, 알레르기, 염증, 질내 미생물에 대한 영향 등 임상시험을 권장하고 있다. 전임상 독성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전 동물을 대상으로 효과나 안전성 시험을 한 결과로 세포독성, 혈액적합성, 발열성, 체내이식성, 유전독성, 발암성, 생식/발달독성 등을 평가한다. 이 소장은 “사전에 위해요소 관리를 이 정도만 했어도 사태가 이렇게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며 아쉬워했다.

 이 소장은 식약처의 위해평가 방법에 대해 "생리대 시편을 액체질소로 얼려서 분쇄한 후 가열해서 VOCs를 측정했는데 방법 자체가 특이하기 때문에 보편적인 시험방법으로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신노출에 대한 비발암 위해도 평가만 하고 당연히 해야 할 발암 위해도 평가와 피부 접촉 등 국부노출에 의한 국소독성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았다”며 “생리대 건강피해 호소와 관련이 높은 피부감착시험과 발암 위해평가를 하지 않은 것은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릴리안 생리대 건강피해 호소비율이 1000명당 3명인데 이는 굉장히 심각한 수준이다. 피해호소 집단과 일반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중재역학연구가 필요하다”며 “생리대는 사전허가대상 제품인 만큼 허가받은 물질 외 허가받지 않은 물질은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리대 피해 증언자로 참석한 박교연 씨는 "일회용 생리대 논란이 터졌을 때 ‘올게 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막연하게 생리대에 유해성물질이 많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정부가 허가해준 제품이니 안전하려니 하고 사용했는데 막상 보니 어떻게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시판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분노했다.

박 씨는 또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면서 생리불순과 온몸이 저리는 통증을 17년 동안 겪었지만 생리컵을 사용하면서 저림 현상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적어도 20년은 생리를 할 텐데 면생리대, 생리컵 등 대안적 생리용품으로 기존 생리대를 100%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제발 유해물질 없는 안전하고 깨끗한 생리대를 사용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생리대 피해 증언자 박교연 씨가 일회용 생리대에 대해 말하고 있다.

피해 증언자 김수정 씨는 “생리대를 착용할 때마다 살이 짓무르고 땀띠가 나거나 염증이 생겼다. 심한 악취가 나기도 하는데 우리는 그 냄새를 오징어 냄새라고 했다. 생리는 웬만한 여성들에게 지극히 불쾌한 경험으로 회자된다. 요즘 생리컵을 사용해봤는데 피에서는 그 악취가 나지 않았다. 악취는 생리대 흡수체 때문에 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하면서 생리 주기가 2주에 한 번, 2달 또는 3달에 한 번 하는 등 불규칙적이어서 언제 생리를 하는지 알 수 없었을 정도였지만, 1년 동안 면생리대를 사용하면서 생리양과 주기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여성환경연대 이안소영 사무처장은 오는 10월 중에 생리대 행동네트워크를 발족할 계획으로 준비 중에 있다며, 국내외 여성, 환경단체들과 공동대응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인숙 정의당 여성위원장도 대중적으로 더욱 실천하고 확대해가는 활동으로 펼쳐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정의당 여성위원회, 국회의원 이정미, 추혜선, 심상정, 윤소하 의원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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