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마을'이 발전하려면? 손민호의원에게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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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마을'이 발전하려면? 손민호의원에게 듣다
  • 2019.09.03 13:16
  • by 김선화(성공회대학교 협동조합경영학과 박사수료)

인천시는 공정무역도시다. 2010년에 공정무역도시 추진을 선언해 2017년에 공정무역도시가 됐다. 올해는 인천시 계양구가 공정무역자치구 추진을 선언하고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성공회대학교 협동조합경영학과 공정무역연구팀과 일본 리츠메이칸대학교 경제학부의 오노 아츠시 교수팀은 함께 한국과 일본의 공정무역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 한국 공정무역마을운동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위치에서 공정무역마을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 중에 시단위에서 자치구 단위로 공정무역마을운동을 확장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온 손민호 인천시의원의 공정무역마을운동에 대한 생각을 소개한다.

Q 공정무역에 관한 활동은 언제부터 하게 됐는가?

손민호인천시의원

2010년 10월부터 했다. 당시 장애인들과 사회적기업을 하고 있었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당선되고 10월에 공정무역도시 선포식을 했다. 인천시청 앞 광장을 차 없는 거리로 하고 공정무역행사를 했었는데 그때 공정무역을 알게 되었다. 당시 장애인들과 사회적기업을 하면서 더치 커피를 만들어서 팔았는데, 공정무역 행사에 참여하면서 공정무역 원두를 쓰기로 결정했다. 조금 더 비싸더라도 우리가 하는 일이 가치를 더하는 일이니까.

2014년도에 인천시 계양구의원이 됐다. 공정무역도시운동이 시 단위로 진행되는 것은 너무 크다고 생각했다. 인식을 빠르게 확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 구 단위는 시 단위 보다 빨리 확산시킬 수 있다. 우리 구에서 성공하는 걸 보고 다른 구들로 확산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작년에 인천시의원이 되고 난 후에 시의 예산을 구에 배정했다. 2014년부터 갖고 있던 생각을 실행하게 됐다. 구에서는 예산 편성이 어려웠는데, 시에서는 일정부분을 예산으로 배정할 수 있었다.

Q 왜 인천에서 공정무역마을운동을 해야 하는가?
인천은 항만과 공항을 통해서 무역으로 성장한 도시다. 무역으로 성장한 도시가 공정무역으로 제3세계에 돌려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명분과 가치가 있는 일이다.

Q 공정무역도시운동을 했을 때 우리 도시에 무엇이 좋은가?
인천은 구도심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어떤 동네가 사람들에게 만족도가 높은가는 시설 좋고, 좋은 집에 살고, 환경이 깨끗한 것도 있지만 아래 윗집 사람들과 얼마나 잘 아는가도 있다. 이웃하고 잘 아는 것이 삶의 만족도와 질을 높여준다. 공정무역마을운동은 마을공동체 만들기의 아주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공정무역마을운동을 매개로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다. 

Q 공정무역마을운동이 잘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전국적으로 주민참여예산을 하고 있는데 주민참여예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참여하는 주민이다. 예산은 도구다. 주민참여예산에서 초기 2~3년은 참여하는 주민을 만드는데 예산을 집중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주민이 나와야 된다. 그래야 주민참여 예산이 제대로 운영된다. 공정무역마을만들기 사업도 초기 예산은 공정무역마을 만들기에 참여하는 사람들, 활동가들을 위주로 예산이 사용되어야 한다. 계양구도 내년부터 몇 년간은 활동가를 만드는 데 예산을 집중해야 된다. 그래야 그들을 통해서 공정무역마을이 확산된다. 관이 계속해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활동가들이 만들어졌을 때는 관이 조금만 지원해도 훨씬 폭발적으로 갈 수 있다.

Q 공정무역마을운동을 통해서 어떤 변화를 기대하는가?

첫째, 대한민국에 17개 광역시도가 있고, 253개 지자체가 있는데, 17개 시도의 역할은 253개 지자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지지하는 것이다. 어떤 구를 특화하는데 공정무역이 하나의 아이템이 될 수 있다.

둘째,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에 맞는 활동을 할 때, 평화국제국 등을 만들어서 무역을 주로 하는 동남아에 있는 지역과 공정무역도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서로 지지하고, 자매결연도 맺고 공정무역도시 간의 교류와 외교를 해볼 수 있다. 마을과 마을 간에, 민간과 민간 간의 교류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공정무역 할 수 있는 도시간의 매칭이 될 수 있다.

Q 공정무역마을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공정무역도시라면 동네에 어떤 매장에 가더라도 공정무역제품을 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인식도 확산된다.

인천은 공정무역카페가 몇 군데 있다. 공정무역단체가 직접 카페를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운영되고 있는 카페에서 공정무역제품이 팔리게 해야 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 어려운 단체들이다 보니 수익에 예민하다. 그래서 원두를 직접 지원하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공정무역제품 판매가 정착하기까지의 노력이 필요하다. 공정무역제품이 좋은 제품이라는 것이 잘 알려져서 소비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때까지는 지원이 필요하다.

Q 공정무역마을운동에 지방정부와 정치인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는가?
사회적기업, 주민참여예산제도, 마을공동체만들기 사업 모두 시민들의 요구에 의해서 된다기보다는 탑다운으로 되어 왔다. 공정무역도 관이 참여하여 예산을 배정한다. 이 경우 그 사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정부를 구성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 예산이 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에 주민과 활동가들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정착시키고 나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관심 없는 정부가 들어와서 ‘옛날에 그런 것 했었대’ 그렇게 될 것이다.

시 차원에서 하는 것들은 인식의 확산이나 저변이 갑자기 확대될 수가 없다. 어떤 사업이 인천시에서 보면 점 하나 찍어놓고 있는 건데. 구 단위로 집중하면 그 점이 더 크게 보인다. 253개 지자체 중에서 특화하면 훨씬 더 밀도 있고 확산도 더 빠를 거다. 경기도나 인천시가 하는 게 확산이 빠를 것 같지만 그것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자치구에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그것을 통한 활력, 마을과 동의 활력이 생기면 다른 구에서도 하고 싶어 할 수 있다. 수도권에 있는 구들은 웬만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예산을 적극적으로 배정할 수 있다. 8년에 한번 하는 도로포장을 9년에 한번씩 하는 등으로 예산 편성을 조정하면서 할 수 있다.
 

올해 인천시 공정무역 축제 부대행사로 진행된 공정무역 패션쇼에서 공정무역 앞치마를 선보이는 (오른쪽) 손민호의원 ⓒ 인천공정무역협의회


Q 지방정부에 공정무역마을운동을 제안하는 방법은?
지자체마다 일자리정책과가 담당할 수도 있고 사회적경제과가 담당할 수도 있고, 다른 과에서 할 수도 있다. 요즘은 공동체, 마을만들기에 예산 배정을 많이 하고 있다. 공정무역을 마을공동체 만들기와 연결하여 제안하면 예산편성이 가능하다. 담당자를 만나서 대화를 나누거나, 지역의 구의원이나 정치인들과 만나서 같이 논의하고 지방의원들이 구청 담당자들하고 간담회나 토론회 자리를 만들어서 사업을 제안하고, 어떤 식으로 만들어 나갈 것인지 함께 논의하면서 할 수 있다.

Q 구의원과 시의원이 공정무역마을운동을 지지하도록 하는 방법은?
가서 설득하려고 하지 말고 공정무역에 관한 행사를 할 때 초청해서 보여주고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 요즘 지방의원들 똑똑하다. 가서 보게 되면, 같이 만들어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할 사람들이 지방의회마다 한 두 명은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하고 같이 연대해야 한다. 지난번에 공정무역 행사할 때 담당 상임위 시의원들과 함께 참석했다. 가서 보면 확실하게 이해가 된다. 가서 보면 충분히 동참할거라고 생각한다.

공정무역마을운동은 생협이나 공정무역단체, 시민단체, 종교단체 등의 다양한 시민조직과 지방정부와 정치인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계양구 구의원에서 시작하여 인천시의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손민호 의원은 정치인으로서의 경험에 기반하여 공정무역마을운동이 지역에 밀착하여 확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마을공동체 만들기와 연결하여 시너지를 내는 것, 시가 아니라 구나 동단위에서 공정무역마을운동을 하면서 주민과 밀착해 나가는 것, 정치인들의 참여를 끌어 내는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는 데, 그 무엇보다 이러한 일들을 주도적으로 해 나갈 지역 기반의 활동가들이 성장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래야 공정무역마을운동이 지방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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