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뱅크'와 '알디'는 왜 플라스틱을 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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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뱅크'와 '알디'는 왜 플라스틱을 모았을까?
플라스틱 모아 빈곤층 돕고 바다도 지키는 '플라스틱 뱅크'와 '알디'
  • 2019.08.02 23:15
  • by 송소연 기자

최근 국내 최장수 봉지과자 '새우깡'의 원료인 꽃새우를 국내산에서 수입산으로 바꾸겠다고 했다가 번복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유는 꽃새우에 있을 수 있는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미세 플라스틱이란 지름 5mm 이하의 플라스틱을 통칭하는데, 크기가 작다 보니, 구, 조각, 섬유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이러한 미세 플라스틱은 이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남극에서까지 발견되고 있으며, 전 세계 소금 90%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지난해 10월 인천대학교 김승규 교수팀(해양학과)과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발표한 자료('환경 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Technology)'에 게재)에 따르면, 세계 16개 나라 28개 지역의 바닷물로 생산한 소금 표본 가운데 단 두 곳을 제외한 26개 지역의 소금 표본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나왔다.
 

▲ 조사 대상지역에서 생산된 소금 대부분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미세 플라스틱 오염도가 높았다. [자료제공=그린피스]


미세 플라스틱의 주 원인은 갈수록 늘어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에 유입되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지구에서 1년에 생산되는 플라스틱은 2.8억 톤을 넘어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한 해에 바다로 흘러 들어간 플라스틱 쓰레기는 약 800만 톤 정도이다. 현 추세대로 플라스틱 사용이 늘어난다면 2050년까지 폐기되는 플라스틱 규모가 120억 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 중 8%정도만이 재활용되고 있다. 플라스틱을 안 쓰는 것이 최선이지만, 매립되거나 소각되는 92%는 어떻게 해야 할까?
 

▲ 플라스틱 해양쓰레기 발생량. 제94회 KISTEP 수요포럼 발표자료 [자료제공=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지난 3월부터 '플라스틱 뱅크(Plastic Bank)'와 창고형 마트 '알디(Aldi)'는 4개월 동안 플라스틱 40톤을 모았다. 그 과정에서 필리핀 마닐라 만 근처 도로, 강, 해변에 버려진 많은 양의 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 뱅크와 알디는 해양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개발도상국의 빈곤까지 해결하는데 기여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 '알디(Aldi)'는 '플라스틱 뱅크(Plastic Bank)'와 4개월 동안 플라스틱 40톤을 모았다. ⓒ ALDI SOUTH


플라스틱 뱅크는 2013년 데이비드 카츠(David Kat)가 만든 캐나다의 사회적기업이다. 데이비드는 해양 플라스틱의 80%는 재활용 인프라가 없는 개발 도상국에서 생산된다는 점을 주목했다. 플라스틱 뱅크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해양 오염이 심각한 저개발국가의 빈곤층이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수거해오면, 그 양만큼 디지털 토큰으로 보상해 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플라스틱 뱅크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일일이 펜과 종이로 기록하는 불편함을 제거하고, 수거해온 플라스틱의 보상을 현금 대신 디지털 토큰으로 제공해 거래 안정성도 높혔다. 

현재 아이티, 필리핀, 인도네시아에 플라스틱 뱅크 지점이 있다. 지점에서는 폐 플라스틱과 바꾼 디지털 토큰으로 생필품과 음식, 학비, 취사용 연료 등 필요한 모든 것을 교환하여 살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플라스틱 뱅크 지점에 수집된 플라스틱은 분류, 분쇄 과정을 통해 재활용되어 소셜 플라스틱(Social Plastic®)이라는 이름으로 국제적으로 판매 된다. 소셜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보다 비싼편이지만, 기업들은 소셜 플라스틱을 구매함으로써 소셜 임팩트도 함께 구입할 수 있다. 2014년 처음 화장품 브랜드 러쉬(LUSH)가 소셜 플라스틱을 사용했고, 2017년부터 글로벌 기업인 헨켈(Henkel)은 매년 1억kg의 소셜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 소셜플라틱으로 만든 용기를 사용한 헨켈 제품들 ⓒHenkel


지난 4월 알디는 전 세계적인 플라스틱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를 포함한 모든 포장재는 재사용, 재활용한고 발표했다. 또한, 포장재를 전 범위에 걸쳐 최소 15%까지 줄인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침은 플라스틱 뱅크와 협력으로 이어졌는데, 알디는 최근 새로운 세정제를 출시하고 9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행사에서는 헨켈의 주방세제 브랜드인 Biff, Pril, Sidolin를 만나볼 수 있다. 제품의 병이 100%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25%는 플라스틱 뱅크의 소셜 프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 들이다.

한편, 데이비드 카츠는 TED강연을 통해 "이제 우리는 모두 지구를 오염시키는 것이 아닌 지구를 살리는 데 동참할 수 있다. 해양 청소는 헛된 노력일 수도 있지만,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미리 방지하는 것은 인류에게 주어진 가장 값진 기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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