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생협, 원료 이력관리로 혼입 차단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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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생협, 원료 이력관리로 혼입 차단에 주력
[달걀 살충제 파동과 생협의 신뢰시스템(4)] 두레생협, 6개 유정란 농장 중 3개가 동물복지농장...자주관리사, 생산지 점검 활동
  • 2017.09.27 11:44
  • by 공정경 기자
사진출처=두레생협연합회 홈페이지

살충제 달걀 사태는 친환경 인증의 부실함뿐 아니라 정부의 식품안전시스템에 얼마나 많은 허점이 있었는지 여지없이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식품에 대한 신뢰는 생산에서 유통을 거쳐 판매,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있다. 어느 한 곳만 뚫려도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눈에 보이지 않는 품질과 친환경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30년을 노력해왔다. 노력의 결과는 살충제 달걀 사태로 실시한 정부 전수조사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전수조사 결과 두레생협연합회(이하 두레생협)의 유정란에서는 살충제가 단 한 건도 검출되지 않았다. 두레생협의 유정란 생산농가는 6곳, 그중 3곳(달구네농장, 원삼양계, 증평영농조합)이 국가동물복지인증을 받았다.  

두레생협의 생산 농가는 기본적으로 자연친화적 양계방식으로 키우고, 세 농가(달구네농장, 원삼양계, 산안마을)는 수십 년 전부터 일본 '야마기시 공동체' 양계방식으로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키운다.

야마기시 공동체 양계 방식이란 일본의 야마기시 선생의 자연친화적인 닭 사육방법으로 계사의 구조는 바닥은 흙, 햇빛이 잘 드는 천창, 벽은 바람의 순환이 쉬운 철망으로 둘러친다. 햇빛, 통풍, 그늘, 흙, 넓은 공간에서 키우니 케이지 닭보다 건강상태가 좋고 자연치유 능력도 뛰어나 살충제는 물론 항생제도 필요 없다. 예를 들어, 닭 몸에 진드기가 붙으면 돌아다니며 흙 등에 비벼 털어내기에 살충제를 뿌릴 필요가 없다. 건강한 환경이 건강한 닭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기본적으로 년 2회 정기/ 수시 불시 현장 점검이 있고, 달걀의 유통기간도 산란일 기준 21일 또는 28일을 적용해 신선한 달걀을 공급했다.   

살충제 달걀 파동은 피해갔지만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식품사고. 21년의 역사를 가진 두레생협은 안전한 먹을거리와 식품사고 예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모든 이력이 추적되는 원료이력관리

원료혼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015년부터 원료이력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원료이력관리란 완제품에 사용된 원부자재 투입내역과 공정이 롯트별로 추적이 되도록 공장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원료혼입 감소 효과와 식품사고 발생 시 원인 추적을 신속히 할 수 있고 사고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 현재 170개 가공업체 중 모든 원료 출력이 가능한 곳은 70%, 나머지 업체는 주원료가 출력 가능하다.

법적으로는 원료매입대장과 생산일지만 있으면 식품가공업체 법적 사항은 충족된다. 두레생협의 생활재는 기본적으로 친환경 사양인데 공정과정 중 일반사양이 혼입된 경우가 있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가공업체로 들어오는 모든 원부재료에 각각 식별번호를 부여해 사양까지 관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완제품 빵에 들어가는 달걀의 식별번호 000을 보면 어느 농장에서 0월 0일에 사 온 무항생제 달걀이라는 이력이 추적된다. 또한, 조합원이 그 완제품 빵을 가져오면 빵에 들어가는 모든 원부재료의 이력과 공정을 추적할 수 있다.

정부 이력관리제도의 문제점은 이번 살충제 달걀 파동 때 여실히 드러났다. 부처별 8개 법률에 근거해 품목 및 유형별로 운영 중이고, 이런 파편화된 이력관리는 살충제 달걀이 원부재료로 들어간 가공식품 회수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두레생협은 원료이력관리제도를 시행해 혹시 모를 식품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회수조치를 할 수 있다.

무항생제는 기본, Non-GMO사료 축산물

두레생협 Non-GMO사료로 생산하는 무항생제 친환경 축산물을 우선 취급한다. 현재 두레축산(한우관리 영농법인)에서 Non-GMO사료를 생산하고 있고 올 하반기부터 Non-GMO사료 한우를 출시할 계획이다. Non-GMO사료의 원료는 GMO옥수수대신 총채보리, 미강, 밀, 귀리 등이 주를 이룬다.

조합원이 직접 선정하고 직접 점검하는 생활재

두레생협은 조합원 참여를 핵심으로 한다. 28개 회원생협으로 구성된 생활재선정위원회에서 한 달에 한 번 생활재 취급여부를 결정한다. 또한, 국내 생협 최초로 조합원 자주관리사제도를 도입했다. 자주관리사란 전문 교육을 받은 조합원이 생산지를 무작위로 선정해 직접 점검하는 제도이다.

2년에 1회 자주관리사양성과정(1개월)을 시행하고 시험에 통과한 조합원은 일 년간 7회 이상 보조자격으로 현장실습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정식 자주관리사가 되어 자신의 이름으로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2~3명의 자주관리사가 한 조를 이뤄 170개 가공업체를 점검하고, 점검 보고서는 먼저 업체로 보내진다. 업체의 회신내용까지 포함하여 자주관리사와 직원이 함께하는 운영회의를 한다. 회의 결과는 최종의사결정 기관인 이사회에 보고된다. 이 과정은 최소 한 달에 2~3번 정도 이루어진다.

자주관리사는 보통 15명으로 구성되고, 현재까지 150여 명의 자주관리사가 활동했다.

정부 기준보다 까다로운 두레자주인증

2016년 저농약 인증제도 폐지로 두레생협은 자체 과수 인증제도를 만들었다. 보통 최종생산물의 잔류농약 여부로 인증을 받는지라 출하 시기에 맞춰 마지막 방제를 조절하는 경우가 흔하다. 두레생협은 최종 생산물뿐 아니라 환경부하도 감소시키기 위해 작물별로 방제횟수를 정한다. 사과를 예를 들어, 관행재배 방제 기준이 15회 이상이라면 두레인증 기준은 10회 이하이다. 

기술적으로 화학농약을 쓸 수밖에 없는 9가지 과수 작물(대추, 배, 복숭아, 사과, 자두, 포도, 감, 참외, 살구)를 선정해 화학농약 방제횟수를 점점 줄여나가 무농약 사양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또한, 두레생협은 과수를 시작으로 두레자주인증을 다른 생활재로 확대할 계획이다.

'두레자주인증' 마크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까지 생각하는 두레생협 콩나물

A기업 콩나물과 같은 업체에서 생산하는 두레생협 콩나물은 A기업과 비교해 가격뿐 아니라 공정도 다르다. 두레생협 ‘강화도 우리마을’ 콩나물은 국산콩 무농약으로 A기업 콩나물과 같은 사양이지만 A기업 콩나물보다 가격이 싸다. A기업 콩나물은 2,190원(340g)이고 두레생협 콩나물은 1,300원(300g)이다.

A기업 콩나물은 자동공정으로 생산하지만, 두레생협 콩나물은 19명의 장애인이 직접 포장한다. 두레생협은 생활재 공정과정에서도 사회적 취약계층 보호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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