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와 협동하자⑫] 북한의 경제인프라(전력)의 현황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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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경제와 협동하자⑫] 북한의 경제인프라(전력)의 현황과 과제
  • 2018.11.27 22:57
  • by 일본 테이쿄대학 이찬우교수
23:01

최근 평양을 갔다온 분들이 많아졌고 이구동성으로 밤이 무척 밝아졌다고 한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한 때 암흑이라 불리웠던 밤모습이 온데간데 없고 환상적인 야경사진이 조작이 아닌가 싶을만큼 아름다운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사실 북한은 70년대까지만해도 국제적으로도 유수한 전력 생산국가였다. 일제가 남긴 수력발전과 1960년대 이후 건설한 화력발전으로 평양은 밤에도 화려한 불빛에 휘황하다는 소문이 80년대초만해도 회자된적이 있었다.

90년대 중반을 돌이켜보면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후에 북한경제가 어렵다는 소식이 쏟아졌고 암흑 속에 곧 망할거라는 이야기가 퍼졌었다. 당시 연구원이던 필자는 “경제난으로 망한 나라는 없다. 정치가 안정되어있으면 나라는 안 망한다”는 시각으로 글을 쓰기도 했다. 그렇지만 북한의 경제난 자체는 심각한 상황이어서 식량난, 에너지난, 원자재난에 산업생산이 격감하여 북한은 [못사는 나라]가 되었다는 이미지가 고착되었다.

이제 다시 [잘살아 보자]는 북한이다. 그것도 [자력갱생]으로다. 70년간 북한의 교과서에 자력갱생이 빠진 적이 없을 것 같은데, 변함없이 자력갱생이라면 과거의 실체는 어떻했을까. 지금은 과거를 더듬어보면서 미래를 설계해야 할 때이다. 특히 전력은 그 주요한 바로미터이다. 전력은 현시대 최고의 최종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전력은 구조가 매우 간편하고 내구성도 우수하고 사용하기 편리하다. 그래서 근대산업 발달에 절대적인 공헌을 하였고 전자, 컴퓨터, IT 분야에서 산업변혁을 촉진하는 힘이되고 있다. 북한 전력의 상황과 과제를 알아본다.

한반도 야경의 현재와 미래 (왼쪽 사진 - 2012년 한반도 야경, NASA) (오른쪽사진 -미래 한반도의 야경 6. 12북미정상회담 영상,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Y3EBABDEPkk)

잃어버린 20년 : 80-90년대 전력 사정
일제시대 말기부터 전력을 풍부하게 생산하고 있던 북한에서 80년대부터 전력공급이 급격하게 감소하였다. 이 사정을 생생하게 증언한 이는 재일동포 리우홍씨이다. 그는 수경재배 기술자로 1980년대에 원산농업대학에 있으면서 북한의 전력 실태를 관찰하고 1989년에 [暗黒の共和国(암흑의 공화국)]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에서 리우홍씨는 전력 사정 악화 사례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① 1981년까지 평양은 밤에도 전기가 휘황찬란했는데 82년부터 줄어 84년엔 네온사인도, 가로등도 거의 꺼지고 전기로 가는 트롤리 버스도 크게 줄어 밤이 되면 암흑의 세계로 되었다.

② 83년부터 호텔 등에 정전이 빈발하였다.(순번정전제, 전력반납운동, 농촌 한 세대 한 등(燈) 사용)

③ 극심한 전압변화(220볼트기준에 130-180볼트 사이)로 [안정되지 않은 전력] 때문에 센서 등 전자부품(전압, 전류의 허용한도가 플러스 마이너스 10%미만) 이 고장나, 공장생산이 중단되었다.(애국라면공장 생산중단, 컴퓨터 가동중단)

이렇게 전력사정이 급속히 악화된 이유에 대해 리우홍씨는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하였다.

① 수력발전소 발전능력 격감 : 1970년대이후 실시한 [전국 산간 다락밭조성] 사업으로 인해 산들이 민둥산이 되어, 홍수시 자갈과 토석이 댐호수에 퇴적되어 댐의 저수기능이 줄어 수자원을 고갈시켰음.(수력발전량은 공표된 능력의 삼분의 일 수준임) 게다가 발전설비가 노후화됨.

② 화력발전소 발전능력 격감 : 평양화력발전소가 중유와 무연탄으로 전력생산하는데 중동산 원유가 수입이 안되 질이 낮은 중국산 원유에서 생산한 중유를 사용하여 발전열량이 30% 정도 감소. 저칼로리 석탄사용으로 석탄가스 퇴적으로 인한 터빈회전속도 감소. 수력발전량은 공표된 능력의 이분의 일 수준임.

③ 송배전의 누전: 애자 등 절연체들이 불량하고 전선 재료와 설비부족. 지하매설과 무보수로 인한 지하습기 누전. 결과적으로 80%이상 누전이 불가피.

④ 배선의 문제 : 물자부족으로 배선시 폐동선이용. 문어발 배선(변압기가 부족해서 하나의 배전선 본선에 많은 지선을 병렬로 연결하여 배선)으로 심한 전압변동이 일어남.

⑤ 시스템의 문제 : 세분화된 종적 행전체제로, 자신과 관계없는 일은 일절 하려고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소위 안보고 안듣고 말을 안하는 무책임 시스템.

리우홍씨의 체험과 분석이 전적으로 맞거나 전적으로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80년대 중반부터 나타난 전력부족 상황을 기술자의 시각에서 상세하게 알려주었다는 점에서 당시에 충격이었다.

80년대이후 90년대 경제위기시기를 거치면서 북한은 전력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북한의 전력문제는 기본적으로 발전량 감소에 있었다. 수자원 감소에 석탄 등 발전연료 공급감소가 더해지고, 발전설비 개체나 보수가 이루어지지 못한 데 기인하는 바가 컸다. 그리고 생산된 전력이 송배전 과정에서 심각한 누전이 발생하고 전압이 약하고 변동이 심해 품질상에 문제가 있었다.

전력에너지 인프라의 현황
<발전설비용량>

북한의 발전용량은 한국통계청의 추계로 1990년 714만kW (수력 429만, 화력285만)인데 2016년에 766만kW(수력 470만, 화력 296만)로 약간 늘어난 정도이다. 그 규모는 남한의 7.2%에 불과하다. 수력과 화력의 비중이 6:4정도이다. 수력발전소는 일제시대에 건설된 것이 남아있고 화력발전소는 1960년대이후에 건설되었다.  

2005년에 북한 전기석탄공업성이 한국정부에게 공식으로 제공한 자료인 [조선전력산업관련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발전설비 총용량은 950만kW인데 실제운전가능한 설비용량은 597만kW라고 되어있다. 이 차이는 식민지시대에 건설되어 노후화로 운전이 중단된 설비용량도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장기적으로 2020년까지 원자력발전 520만kW를 포함해 1600만kW이상의 발정용량을 가질 것을 계획한 바 있다. 

 

북한의 발전용량 (단위: 만kW) (자료-통계청)

 

북한의 발전설비용량과 발전량(2005년 북한제공자료에 근거)(자료-에너지경제연구원 [남북한통합전력망 구상]에너지경제연구 제6권 제1호)

 

북한이 2005년에 전망한 장기 전력 수급(자료-북한 전기석탄공업성 자료)

 

발전시설 노후화 등 문제로 인해 발전량은 통계청 추계로 2016년에 239억kWh(수력 128억, 화력 111억)으로 시설용량의 35% 가동율 수준이며, 남한의 4.4%에 불과하다. IEA추계로는 2016년 142억kWh로 훨신 낮게 평가되고 있다. 북한 스스로는 2005년에 163억kWh를 생산했다고 한 바 있다.

송배전설비 노후화도 문제로 지적된다. 북한의 송배전은 220, 110, 66kV체제로 구성되어있는데 주파수는 남한과 같이 60Hz이다. 중국에서 수입한 송전선 품질의 문제도 있다고 한다. 송배전상의 손실율은 일반적인 평균인 15%를 훨신 넘어 30%를 초과한다는 분석이 있다. 최근에야 평양326전선공장이 피복전선을 제대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일제시대 수력발전소 유산>
북한지역은 사실은 일제강점시대 이후로 전력이 풍부한 곳이었다. 일제시대는 단기간에 대규모의 전력개발과 송배전 사업을 추진한 시대였다. 조선 총독부가 추진한 전력사업 정책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 전력선행형의 경제개발정책을 추진하였다. 즉, 기간산업인 전력이 북한지역에 있는 풍부한 수력자원 개발에 힘입어 각종 산업 유치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둘째, 한반도의 지형구조와 자원분포 등을 고려하여 수력발전을 중심으로 하였다. 당시 세계적으로 보아도 대규모인 수력발전은 북한지역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셋째, 전력사업은 국가통제하의 개발계획에 따라 추진되었다.

넷째, 전력요금은 한반도가 일본에 비해 상당히 낮게 책정되었다.

이상과 같은 특징을 가진 일제시대 전력산업은 주로 북한지역의 수력에 의존하였고 북한지역에 석탄화학, 제지, 금속공업지대가 주로 형성되는 원인이 되었다.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발전설비능력은 총 172만kW로 이 중 대부분은 수력발전설비(159만kW)이고 화력발전시설(13만kW)은 8%에 불과했다.

북한지역의 주요한 수력발전소 몇 곳을 소개한다.

(1) 부전강, 장진강 수력발전소
1926년에 압록강 지류인 부전강의 수력개발을 위해 일본질소비료주식회사가 산하에 조선수전회사를 설립하여 발전소 건설공사를 시작하였다. 압록강으로 흐르는 부전강의 흐름을 낙차가 큰 동해안으로 변경하여 대규모 전력을 얻는 유역변경식 공사였다. 강의 계곡을 높이 80m, 길이 400m의 댐으로 막아 인공호를 만들고 3km의 수로터널을 뚫어 저수호의 물을 동해로 떨어뜰이는 방식으로 4개의 발전소시설을 건설하였다. 제1발전소가 1929년에 완성되어 흥남 조선질소비료주식회사(일본질소비료의 자회사)에 전기공급이 시작되었고, 1932년에 총발전능력 20만kW의 부전강 발전소가 완공되었다. 부전강 수력에 이어 인접한 장진강 수력의 개발도 진행되어 같은 유역변경식 발전소로서 1938년에 총발전능력 33만kW의 장진강발전소를 완공하였다. 장진강 수력은 발전능력 중 15만kW를 평양과 경성(서울)에 절반씩 공급하였다. 

부전강 수력발전소 (출처-한국수력원자력 블로그)

(2) 수풍수력발전소
1937년에 신의주에서 압록강을 거슬러 80km 상류에 있는 수풍에 일본이 설립한 조선압록강수력발전주식회사와 만주국이 설립한 만주압록강수력발전주식회사의 공동출자로 중력식 콘크리트댐 발전소를 착공하였다. 연인원 2,500만명의 노동자를 동원한 당시 세계최대 규모인 높이 106m, 길이 900m의 댐을 건설하였다. 발전시설은 7개소로 합계 70만kW의 발전능력을 보유하도록 계획되었다. 도쿄시바우라(芝浦)전기회사가 제작한 출력 10만kW의 제1호 발전기가 1941년에 전력생산을 시작하였고, 1945년까지 6개 발전기가 완성되어, 총 60만kW의 발전설비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는 당시 미국의 후버댐에 이은 세계 두번째의 수력발전규모로 일제하 한반도 전력 공급량의 42%를 차지하였다. 나머지 1기 발전기는 독일 지멘스사의 발전기였는데 도입이 늦어져 가동이 되지 못하였다. 일본과 만주국의 공동출자였기 때문에 송전은 만주와 조선에 반씩 나뉘었다. 만주에는 50Hz, 조선에 대해서는 60Hz의 송전이 필요하였으므로, 발전기도 1호기 50Hz 전용, 2호기 60Hz전용, 3호기 겸용, 4호기 50Hz 전용, 6호기 겸용, 7호기 겸용으로 설치되었다. 해방후 1947년8월에 소련이 제4,5호기를 떼어가 발전 용량은 40만kW로 줄었고 6.25 전쟁시기인 1952년 6월 23일에 미군기 500기가 수풍댐을 폭격하여 발전소 시설의 70%가 파괴되었다한다. 

(왼쪽사진)일제시대 수풍발전소 (오른쪽사진) 미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수풍발전소, 1952년 6월(사진-위키백과)
현재의 수풍발전소 (필자 촬영)

<북한의 발전소 건설>
북한은 1950년대 전쟁으로 파괴된 수력발전소를 소련, 동유럽, 중국 등의 원조를 받아 복구 (수풍, 허천강, 장진강, 부전강, 부령, 금강산 수력)하고 신설(운봉, 서두수, 강계청년 수력 등)하였다. 1960년대 이후로는 화력발전을 강화하는 정책을 세웠는데, 평양탄전을 이용한 발전능력 50만kW의 평양화력과 개천, 덕천 탄전을 이용한 60만kW의 북창화력를 세웠다. 

1980년대까지는 [우리식 수력발전]이라고 언제(댐)를 쌓고 물을 터널을 뚫어 이동시켜 골짜기에 떨구는 방식으로 큰 낙차를 이용한 수력발전 방식(사실은 일제시대의 부전강, 장진강 수력과 같은 유역변경식 수력발전과 동일방업임)인 태천(40만kW)와 안변청년(32만kW)발전소를 비롯하여 대동강(13만), 위원(39만kW), 태평만(19만kW)등이 조업하였고 화력발전소도 건설을 지속하고 설비보수도 할 수 있었다. 압록강에 있는 4개의 수력발전소(수풍, 운봉, 위원, 태평만)의 총발전용량은 168만킬로와트인데 북한과 중국이 절반씩 나눠쓴다. 북한 자체적으로는 신규로 중소형 발전소 건설에 힘을 넣었는데 소형발전으로는 1979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5기 19차 전원회의에서 지방 군단위 및 송전 곤란지역에 대한 전력공급 방법으로 김일성 주석이 지시한 이후 추진되고 있다. 하천띄우개식 발전기 등 100-1,000kw정도의 소규모용량 발전시설이 전국적으로 약 7000개에서 약 50만kW의 발전용량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평양화력발전소
(왼쪽사진) 장자산 발전소, (오른쪽 사진)띄우개식 소형발전소

1980년대 후반시기가 전력인프라의 갱신이 필요한 전환기였는데 북한은 사회주의권 붕괴라는 격변기를 맞아 자금과 기술 부족으로 설비개체를 하지 못하고 90년대 이후 전력공급 부족 사태를 맞게 되었다. 2000년대 들어 대형발전소건설에 다시 힘을 넣으면서 수력발전소로 1980년대부터 추진하던 금야강(18만kW, 1987년 착공), 어랑천(8만kW, 1988년착공)를 비롯하여, 예성강(10만kW, 1999년 착공), 백두산선군청년(5만kW, 2002년착공), 원산청년(6만kW, 2002년착공), 삼수(5만kW, 2004년착공), 희천(30만kW, 2009년착공), 단천(200만kW, 2017년 착공) 등의 수력발전소를 완공 또는 건설중이다. 

단천수력발전소는 해방후 북한이 추진하는 최대의 계단식 수력발전소이고 완공이 되면 북한의 전력사정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래도 아직까지 신규수력발전소는 노후화된 발전소를 대체하는 측면이 커서 수력발전설비용량은 1990년대이후 약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화력발전은 북창화력(160만kW), 평양화력(50만kW), 청천강화력(20만kW), 순천화력(21만kW), 동평양화력(10만kW), 선봉화력(20만kW), 청진화력(15만kW)으로 합계 약 300만킬로와트이다.

원산군민발전소
북한의 전력생산 및 공급망 (자료 - 윤재영"Analysis on DPRK Power Sector Data & Interconnection Option". DPRK Energy Experts Working Group Meeting in Beijing, 2008)

한편 북한은 핵무기개발로 이어졌지만 에너지 자급자족을 위해서도 원자력발전을 추진했었다. 핵무기에 쓰이는 플루토늄 추출이 쉽고 천연우라늄을 사용하는 흑연감속방식의 원전 건설을 추진했는데 국내에 상당한 규모의 우라늄광(매장량 2,600만 톤, 가채량은 400만톤)이 있기 때문이다. 1979년에 영변에서 5천kW급 실험용 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착공하였고, 82년에 황해도 평산에 우라늄 정련 및 변환 공장을 건설하였다. 1986년부터 실험용 원전을 가동하여 여기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봉을 재처리하여 플루토늄을 생산하여 핵무기를 개발하였다. 그리고 제3차7개년계획기간(1987-93년)중에 44만kW급 경수로 3기를 함경남도 신포지역에 건설하기 위해 구쏘련과 원자력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으나 쏘련 해체후 러시아가 약속을 이해하지 않아 건설하지는 못했다. 1994년까지 영변에 5만kW급 원전 2호기(1985년 착공)와 태천에 20만kW급 원전(1989년 착공)을 건설중이었는데 제네바 북미 핵합의로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가 북한에 200만kW급 경수로를 제공하는 것으로 되어 건설이 중단되었다. KEDO 는 1997년 8월 함경남도 금호지구 경수로 사업부지에서 착공식(시공업체는 한전, 현대, 동아, 대우, 한국중공업)을 한 후 4년 걸려 터닦기를 끝내고, 2001년 9월에 경수로 기초 굴착공사를 착공했다. 그러나 경수로 건설 사업은 2002년말에 핵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제네바핵합의도 깨져 2003년말부터 공사가 중단된채로 있다. 북한은 영변 원자로 건설을 재개를 선언(2003년10월 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했다. 그후 북한은 2010년부터 새로 3만kW급 실험용 경수로를 자체로 건설하기 시작하여 2018년초에 가동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한겨레신문 2018년 3월24일자).

한편 태양광, 풍력 등 자연에너지를 통한 전력생산에 새로운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은 1993년에 [자연에네르기개발이용센터]를 설립한 바 있고, 2014년에 [자연에네르기 중장기 개발계획]을 수립해 2044년까지 자연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을 500만kW로 확대할 계획을 세운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도 2014년과 2016년 신년사를 통해 풍력, 지열, 태양열을 비롯한 자연에너지의 이용을 강조한데 이어 2018년 신년사에서도 [새로운 동력자원 개발]에 힘을 넣어야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북한에서는 도시와 농촌에 태양광 발전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상업시설과 주택에 중국산 태양광 모듈과 전기저장장치(ESS)가 급증하고 있다. 20W급 태양광 모듈은 약 40달러 정도(200-300유안)인데, 이 용량이면 간단한 가전제품 가동이 가능하다. 태양광 모듈을 사용하는 가구 수는 북한 전역에 약 10만 가구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인더스트리뉴스http://www.industrynews.co.kr).

북한의 태양광 발전 주택 (사진 출처 - 연합뉴스)

2010년대의 전력공급과 소비 통계 분석
북한의 전력공급과 소비의 현재 상황에 대하여 통계를 통해 좀 더 상세히 알아보자. 먼저 북한의 1차 에너지공급이 어떠한지 통계표를 이용해 살펴보고자 한다. 얻을 수 있는 자료로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의 통계가 있는데, 북한에 대한 에너지통계 수치가 매년 다르게 나타나는 문제가 있긴 하다. IEA의 2018년 자료로 시계열 데이터를 보면 북한의 에너지 공급은 1990년대 이후 급속히 감소하고, 2000년대 들어 좀 회복하다가 2006년 이후 다시 줄어드는 것으로 나온다. 이 흐름에 대해서는 통계수치는 다르더라도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의 통계도 마찬가지다.

통계기관의 북한전력 통계에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론으로 생각할 때 에너지탄성치가 일정하다면 에너지공급과 GDP성장은 정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는데 한국은행의 북한 GDP성장률 추계와 IEA 통계를 비교하면 2006년이후 상관관계가 보지지 않는다. GDP통계와 에너지통계 둘 다 잘못되었거나 적어도 둘 중의 어느 하나는 잘못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되는데, IEA나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북한이 2007년이후 중국에 대해 석탄수출을 크게 늘려 국내석탄공급이 감소했다고 보았다. 

국내석탄공급이 감소하였기 때문에 화력발전이 감소하여 수력생산이 일정한 가운데 전체전력생산과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는데, 2016년의 전력소비량이 2008년보다 훨씬 적다는 추정은 납득하기 곤란하다. 가능한 분석으로는 ①통계외 에너지공급(태양광 발전 등)이 급격히 늘었거나, ②GDP 성장이 비에너지산업에 주요 요인이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는데, ①의 경우 태양광이 북한에서 가정용 전원으로 널리 쓰이게 된 것은 맞지만 산업용으로까지 확대되었다고 보기 힘들고, ②의 경우는 비공식 시장서비스산업의 증가로 볼 수 있는데, 한국은행의 GDP 성장률에는 비공식 시장서비스부문이 사실 잘 반영되어 있지않다. 전반적으로 볼 때 2000년대이후 북한의 경제 상황이 호전되어갔고 전력생산도 부족하지만 늘어갔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석탄의 국내공급이 대폭 줄었다고 보기 힘들다. 결국 석탄생산이 추정치보다 훨씬 더 많았고 따라서 수출을 고려하더라도 화력발전을 위한 석탄공급이 대폭으로 줄지는 않아 수력발전 증가와 더불어 전력생산이 증가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북한의 1차에너지공급 추이 (자료- IEA, Energy Balances of Non-OECD Countries, 2018 https://www.iea.org/statistics/?country=KOREADPR)

 

북한의 1차에너지수급표 (단위: 천 TOE) (TOE: : 석유환산톤) (자료 - IEA, 상동, 한국은행, 북한GDP 추정결과, 각년도판)

 

(자료 - IEA,상동)

 

(자료 - IEA, 상동)

 

(자료 - IEA, 상동)

 

전력부문의 과제와 남북협력의 가능성
<북한의 과제>

전압이 안정된 전력을 정전없이 공급하려면 발전소 추가 건설보다는 기존발전소의 설비개체와 보수, 그리고 송배전의 전선 교체와 설비근대화가 급하다. 북한이 건설에 매진하는 수력발전소 신규건설은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자연에 대한 투쟁으로서 댐을 건설하고 굴을 뚫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있는 시설을 다시 점검하여 설비가동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송전탑과 애자 등 송전설비 생산을 현대화해야한다. 

화력발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문제도 중요하다. 북한에서 나오는 보도로는 CCT(Clean Coal Technology)기술에서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하는데, 석탄지하가스화를 통한 석탄가스화력발전의 가능성을 중시하고 싶다. 이렇게 되면 무연탄을 철도로 도시에 싣고 와서 화력발전소에 공급하여 전력을 소비지에서 생산하는 방식을 지양하여, 가스화하기 쉬운 갈탄을 이용하여 탄전에서 바로 전력을 생산하여 도시로 공급하는 방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석탄을 탄전에서 전기로 바꾸어 도시로 [공수(空輸)]하는 것이다. 석탄가스의 침전에 따른 터빈회전속도 감소 문제 등 기술적 문제를 푸는 것도 중요하다.

태양광, 태양열, 지열, 풍력 등 자연에너지에 대한 기술적 경제적 타산이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그 비중을 높여가야할 에너지원이다. 국제사회와의 기술교류 등을 통해 선진적 기술을 받아들여 에너지원을 다양화하는데 힘을 넣어야한다.

그리고 전력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정된 전력 생산부터 송배전에 이르기까지 기술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공업고등학교나 기술전문학교 수준의 중등 이상 교육체계를 잘 갖추어야한다. 첨단기술 뿐만이 아니라 생활에서 전기와 관련한 기술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북협력의 과제>
2005년 6월에 당시 남한의 노무현정부가 경수로사업이 중단된 상황에서 비핵화 해법의 하나로 북한에 200만kW전력을 공급하는 [중대제안]을 정동영 당시 통일부장관을 통해 북한 김정일 위원장에게 제시한 적이 있었다. 결국 실현되지 않았지만 남북간에 신뢰관계가 이루어진다면, 즉 송전을 끊는 일이 없다면 북한의 전력문제 해결에 좋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과거 역사는 1970년대 오일쇼크나 2014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경유 천연가스파이프라인 밸브를 잠근 사건처럼 에너지가 국제 관계의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다른 데서 사례를 찾을 것 없이 해방 전후에 압록강 수풍발전소의 전기를 남한에 보내주던 북한이 송전을 중단한 것으로 남한이 혼란에 빠진 적이 있기에, 북한도 남한의 전기를 송전선으로 받아 쓰는 것이 에너지 안전 보장상에 리스크로 작용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역시 문제는 상호신뢰이다. 신뢰가 있다면 송전선을 잇는 것이 가능하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남북협력은 북한의 발전시설과 송배전시설의 개선과 관련한 협력이다. 단기적으로는 북한측 전력부문과의 기술교류, 설비개선 협력, 지상송전선망으로의 유도와 전선공급 등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기술교류부문에서 석탄가스화 발전과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 기술교류와 협력을 중심과제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 부문이 전력생산비용 측면과 환경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것으로 판명된다면 전력산업에 획기적인 전환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발전소를 새로 건설하는 데 대한 협력방식으로서는 수주건설양도방식, BOT(Build Operation Transfer,)방식, 독립발전사업(IPP)방식 등이 있을 수 있다. IPP방식의 경우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으로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동북아지역 전체로 송전망을 연결하는 것은 장기적인 과제다. 국가간의 이해관계 대립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양자간 관계에서 전력공급을 보완하면서 자립적 전력생산체계를 우선적으로 정상화하고 그 기반 위에서 다국간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편 기획연재[북한경제와 협동하자]는 '북한의 대외경제- 일본'이 주제로 다뤄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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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테이쿄대학 이찬우교수
일본 테이쿄대학 이찬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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