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을 잇는 두레생협 민중교역을 만나러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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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을 잇는 두레생협 민중교역을 만나러 가다
[두레생협 해외연수기①] 필리핀 네그로스 생산자와 연수단의 달콤한 만남
  • 2018.04.25 17:21
  • by 춘천두레생협 박미나 상무이사

필리핀 마스코바도(비정제 원당)를 취급하면서 시작된 두레생협의 민중교역이 벌써 13년이 되었다. 필리핀 민중교역 생산지 현장은 쉽게 갈 수 있는 생산지가 아닌 만큼 이번 필리핀 생산지 방문은 내게 더없는 기대와 설렘을 갖게 했다. 언어 장벽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사람과 사람이 마음과 마음으로 만나고 관계 맺기를 중요시하는 민중교역 활동가들 덕분에 필리핀 생산자들과 국경을 넘어 친구가 되기에 충분했다. 지금부터 펼쳐지는 이야기는 필리핀 생산자의 피와 땀, 그리고 두레생협 조합원이 협동으로 만든 결실에 관한 것이다.

교류 첫날, 필리핀 ATPI 직원과 두레생협 연수단과의 만남의 자리

교류 첫날, 필리핀 네그로스섬에서 사탕수수 생산자들의 발전과 마스코바도(비정제 원당) 생산 및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공정무역 기업인 ATPI(Altertrade Philippines Inc.)사무실과 매장 방문을 시작으로 연수단의 본격적인 교류행사가 진행되었다. 먼저 ATPI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 한 명 한 명을 소개 받았는데, 소개를 받으면서 생산자분들이 우리를 단지 사업 파트너로서 대접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함께 만드는 동료로서 우리와 더 많은 것을 공유하고자 하는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연수 단원들 역시 연수의 목적과 기대, 마스코바도를 통해 맺은 두레와의 다양한 인연 등을 이야기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1988년부터 시작된 필리핀 네그로스의 민중교역 30년 역사를 4천여 명의 생산자와 함께 걸어왔습니다. 1980년대 필리핀의 설탕산업이 붕괴하면서 극심한 굶주림과 빈곤에 처한 네그로스의 현실에 맞서 싸울 때, 국제적인 단순 구호와 재건을 넘어 생산자들의 지속가능한 자립과 건강한 내일을 설계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생산자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알터트레이드사(ATC), 그리고 국경을 뛰어넘은 민중교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필리핀 소생산자 커뮤니티 개발 사업을 담당하는 별도의 재단인 ATPF의 아리에 대표의 인사를 시작으로 두레생협과의 민중교역 역사 이야기도 시작되었다. 두레생협은 2003년 민중교역포럼 개최 후 한국 생협 최초로 2004년부터 마스코바도 민중교역 사업을 시작하였다. 당시 나는 지방의 규모가 작은 두레생협 조합원이었는데, 마스코바도를 취급한 지 몇 년쯤 더 지나서 마스코바도를 알게 되었다. 전통방식의 건강한 설탕을 섭취할 수 있다는 기쁨과 함께 구입액의 일부가 멀리 가난한 생산자들의 자립 기금으로도 사용된다고 하니 주변에 적극 권유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나는 그만큼 우리의 민중교역 사업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런데 나의 민중교역에 대한 관심은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멀리 떨어져 있는 그들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보다 도움을 주는 대상으로 단순 여기고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두레생협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기금사업 역시도 정직하게 잘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한 몫 했었다.

두레생협의 첫 민중교역 생활재 '마스코바도'의 포장센터를 방문해 두레생협 조합원에게 오기까지의 공정과정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나는 시간이 꽤 지나 비로소 이곳에서, 그동안 우리의 작은 소비와 응원이 바다건너 저 멀리 저개발국가 생산자들에게 얼마나 큰 힘을 미치고 있었는지 보게 되면서 민중교역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무엇보다 해당 관계자들이 ‘공정무역’이란 말보다 'People to People'을 강조한 ‘민중교역’이라는 말을 왜 더 소중히 여기는지도 가슴 속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제 필리핀 생산자들의 비전은 ‘지속 가능하고 존엄있는 삶, 주체적인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그들의 희망이 머지않아 현실이 되길 진심으로 소망하면서 함께한 모두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민중교역 연대활동이 생협 안에서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미력하나마 보탬이 되는 활동이 나와 우리 안에서 계속 이어질 수 있기를 함께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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