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 측정이라는 흐름에 SVI로 날개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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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 측정이라는 흐름에 SVI로 날개를 달다
사회적기업진흥원 서종식 정책연구본부장, 사회적가치측정센터 정상철 팀장 인터뷰
  • 2023.03.20 15:37
  • by 정화령 기자
ⓒOECD

지난해 6월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이사회에서 '사회연대경제 및 사회혁신 권고안(Recommendation of the Council on the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 and Social Innovation)'을 채택했다. 권고안에서는 아홉 가지 목표를 제시했는데, 그중 하나가 '성과 측정 및 모니터링 장려'이다. 이에 앞서 OECD는 지역경제고용개발(LEED) 보고서 '사회연대경제를 위한 소셜 임팩트 측정'을 발표하고, 사회적 가치 측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위 보고서에서는 사회적경제 주체들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증명하기 위해서 점점 소셜 임팩트 측정을 요구받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측정의 결과로 정해진 자원을 효과적으로 할당할 수 있으며, 혁신을 창출하고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자금 조달도 확대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경제를 지원하는 정부와 기업, 금융 등에서도 지원받은 조직이 만들어 낸 사회적 가치와 임팩트를 검증하고 싶어 한다. 그 과정에서 내부적으로도 얼마나 많은 사회적 변화가 일어났는지 이해하고, 활동에 더욱 기여하는 효과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부터 7년간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연구‧개발하여 2017년 사회적가치지표(SVI: Social Value Index)를 공표했다. SVI는 사회적경제기업의 사회적 성과와 영향을 보다 종합적·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지표이다. 주로 ▲사회적 미션과 가치 등 소셜 임팩트 ▲경제적 영향력 ▲조직의 혁신성을 다루며 이해관계자의 피드백을 받아 지표를 개선해 왔다.

지난해에는 약 250개 조직을 진단했는데, 올해는 진흥원 내에 전담 부서인 '사회적가치측정센터'를 새롭게 구성하고 1,500개 조직을 진단할 계획이다. 수치로 보면 인증 사회적기업이 2년에 한 번씩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규모이다. 사회적 성과 측정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며, 그 내용과 방향을 더 자세히 듣기 위해 진흥원 서종식 정책연구본부장과 사회적가치측정센터(이하 센터) 정상철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센터가 올해 정식으로 출범했다. 그 과정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 서종식 본부장. ⓒ라이프인
▲ 서종식 본부장. ⓒ라이프인

서종식 본부장(이하 서) 사회적 가치나 성과 등 용어가 아직 하나로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사회적 가치 측정은 사회적경제 기업의 성과를 측정하는 개념이다. 경제적‧사회적 성과와 혁신을 성과로 표현하기 위해 진흥원 내부적으로는 지속적으로 고민해왔고, 가치 측정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가 높아지면서 그 흐름에 맞춰 준비했다. 작년 OECD 권고안에도 포함되었듯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이라면 성과를 얼마나 잘 창출하는지 측정하는 일이 꼭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외부 자원이나 금융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는데 사회적 가치 측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SVI를 확대하자는 기획을 해왔다. 지난해는 집중적으로 센터 설립 TF를 운영하고, 국내 사경조직을 위한 내용을 담은 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Q. 지난해 진행한 SVI 측정과는 어떤 점이 달라졌나?

(서) 일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최소한 인증 사회적기업이 모두 2년에 한 번은 측정 가능한 규모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앞으로도 규모와 예산은 그것에 맞게 확보할 계획이다. 

정상철 팀장(이하 정) 그리고 작년에 한 달만 신청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여, 9월 말까지 상시 모집한다는 점도 큰 변화다. 측정 과정에서 유선 답변이나 화상 인터뷰를 적극 활용하고 2개월 안에 결과를 바로 회신할 수 있도록 정비했다. 참여하는데 피로도가 높지 않도록 효율화를 많이 고민했다. 또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계량 지표 중심의 1단계와 비계량 지표인 2단계로 구분한 점도 주요한 변화다. 


지난해 참여 기업의 반응을 묻자, 만족도 조사에서 60% 이상은 긍정적인 반응이었다고 한다. 측정 도구 개발부터 적용까지 오랜 시간과 논의가 있었던 만큼, 현장 조직과도 공감대를 형성한 듯했다. 참여자 간담회에서는 결과의 활용처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들었다. ESG처럼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만들어낸 가치를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일이 많아진 이유에서다. 서 본부장은 "사경 조직들의 활동이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문제 해결에 이바지한다는 걸 입증하고자 하는 마음이 높아지는 걸로 보인다"라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을 대변했다.


Q. 앞서 참여 효율화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원활한 참여를 위해 진흥원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정) 우선 준비에 도움이 되도록 매뉴얼을 세부적으로 강화했다. 또한 자체적으로 준비하는 게 어려운 조직을 위해 홍보와 교육에 힘썼다. 함께 출범한 인재교육개발팀에서 관련한 온라인 교육과정을 오는 3월 27일 오픈 예정이다. 그리고 현장의 요청이 있으면 직접 가거나, 전국에 있는 사회적경제 성장지원센터를 활용해 지원할 수도 있다. 

(서) 아무래도 SVI가 상대적 수준을 알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규모가 큰 곳에 유리한 지점이 있다. 그리고 측정 자체가 일정한 행정부담을 수반한다. 자기진단이 가능할 정도로 수월하게 만들고, 사경 조직의 경영 관리능력을 어떻게 지원해 갈 것인가가 올해의 과제라 할 수 있다. 


Q. 고용노동부에서 올해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에 SVI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미 진행 중인지 궁금하다.

(서) 작년 9월에 '기타 창의혁신형 사회적기업' 인증에 SVI를 시범 적용하겠다는 공지가 있었고, 지난해 4차 인증에서 시범 적용을 했다. 기존에는 사회적 목적 실현을 계량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인증 심사 위원회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했었다. 이 부분에 SVI를 도구로 활용하도록 고용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했고, 시범 적용한 것이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활용된다. 기타 창의혁신형으로 인증 신청하는 기업은 SVI를 함께 제출하여 충분히 반영되고 있다.


Q. 측정에 참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인센티브가 있다면?

▲ 정상철 팀장.
▲ 정상철 팀장.

(정) 대표적으로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하는 '사회적경제 성장 집중 지원 사업'에 고용노동부 추천 기업 기준을 최근 3년 이내 SVI 참여 기업으로 두고 있다. 그리고 올해 서울시 미래 청년 일자리 사업에도 가점 요소로 들어가도록 서울시와 MOU를 맺었다.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육성 유공 표창이나 진흥원장 표창 시상에도 SVI 측정 우수기업에 가점이 있다. 측정 결과 '탁월'이나 '우수'를 받는 기업은 대외적으로 많은 홍보를 하고 더 많은 활용처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서) 그간 다른 공공기관이나 정부 사업에 좋은 사회적기업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는데 명확한 기준이 없어 수월하지 않았다. 이제는 외부 자원을 연계하고 선정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SVI가 새로운 진입장벽이 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다. 


이뿐 아니라 각 지자체에서도 사회적가치지표를 활용하고 있다. 경상북도에서는 ESG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 지원 자격요건을, 3년 이내 SVI 우수 등급 이상을 받은 기업으로 정하고 있다. 강원도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SVI 결과를 분석해서 기업 성장을 촉진하는 컨설팅을 시행한다. 또한 경기도 광명시, 파주시, 화성시에서는 SVI 항목에 지자체 특성을 반영해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서 본부장은 "뼈대에 해당하는 지표를 지역에 맞게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 있다. 진흥원과 지자체가 함께 가치 측정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도 올해 목표 중 하나"라며 ESG평가 이니셔티브에도 가입해서 지표에 대한 피드백과 정보를 주고받을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 사회적가치측정센터 구성원이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라이프인
▲ 사회적가치측정센터 구성원이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라이프인

진흥원은 오늘부터 오는 9월까지 사회적가치지표 측정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한다. 오는 5월 초에는 측정센터 개소 기념 포럼도 예정되어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개발부터 본격적인 적용까지 준비 기간이 길었던 만큼, 측정 기업에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이 엿보였다. 더불어 지표가 더 성숙할 수 있도록 앞으로 많은 데이터를 쌓아 수정 보완해나갈 것이라고도 전했다. 어디까지 활용할 건지 섣불리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자원 할당의 기준이 되는 도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묻자 정 팀장은 "사회적경제 조직이 스스로 가치를 입증해보자는 생각으로 참여해보셨으면 좋겠다. 객관적인 근거로 가치를 입증하고, 경험한 기업들이 유용하다는 점을 많이 알려주셔서 참여의 순환이 일어났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말했다. 서 본부장은 "10개 정도 기업이 모이면 어디든지 가서 교육을 진행하겠다. 측정 과정의 번거로움도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테니 꼭 참여해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가치 측정의 생태계를 구성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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