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 리뷰④]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이 잘 실행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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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 리뷰④]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이 잘 실행되길 기대하며…
김형미 상지대 교수,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23~'25)'을 읽고
  • 2023.03.09 11:35
  • by 김형미 한국협동조합학회장(前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기획재정부는 지난 2일 제21차 협동조합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기획재정부 1차관)를 개최해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2023~2025)을 의결했다. 이번 계획은 협동조합 기본법 법제화 10주년(2012. 12월 시행)이 경과한 시점인 점을 고려, 그간의 성과와 한계점을 토대로 새로운 10년의 협동조합 비전을 수립하는데 의의를 가졌다.
라이프인은 전국협동조합협의회와 공동기획으로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에 관한 전문가와 현장리더의 리뷰(기본계획에 대한 평가, 비평, 기본계획의 타당성, 고려가 안되었거나 미비한 점에 대한 제언 등)를 릴레이로 게재한다. [편집자 주] 

 

▲ 김형미 한국협동조합학회장.
▲ 김형미 한국협동조합학회장.

정부가 발표한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2023~2025, 이하 기본계획)을 찬찬히 읽었다. 이 기본계획에 대한 소감을 정리하고 실행 시 좀 더 주목하길 바라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밝혀 본다. 

기본계획을 읽은 첫인상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와 협동조합 실태조사를 반영한 4개의 전략 추진과제를 설정하였고, 상호부조 제도 개선 등 현장에서의 꾸준한 요구도 소극적이나마 반영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지역사회 서비스 분야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의 역할을 기대하는 계획이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읽혔다. 또한, '중앙-지방의 협업체계 강화'라는 과제를 내세운 점에도 주목한다. 한편, 보도자료에 따르면, 기본계획 심의는 서면결의로 이루어졌다. 2023년 첫 번째 협동조합정책심의위원회이었을 터인데 대면 심의를 하고 그 심의내용이 기본계획에 반영된 흔적을 알 수 있으면 싶은 아쉬움이 있다. 또한 기본계획에 소개되는 '협동조합 주요 발전 사례'가 지방과 농촌 등 저밀도 사회에서의 지역문제 해결(최근 성장하는 택시협동조합을 비롯하여), 에너지 문제해결, 소상공인들의 협동조합 등 지역과 산업 분야에서 침투하고 있는 좀 더 다양한 사례를 포괄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익히 알고 있는 사례에 한정되었다는 점도 아쉽다.

이어 기본계획이 잘 실행되기를 기대하면서 세 가지 의견을 밝히고 싶다. 

첫 번째, 협동조합에 대한 기대 목표와 기대역할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제도 환경을 만드는 것에 더 진심이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싶다. 협동조합이 지역 사회서비스 공급의 주체이기를 바란다면, 사회서비스 사업자들에게 필요한 자산 형성과 좋은 노동을 유지하여 성과를 내기까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협동조합의 난제인 자본조달을 해결할 방법이 현행 금융제도, 「협동조합기본법」의 제도에는 거의 없다. 지난 기본계획 수립과정에서도 이 문제는 민간에서 꾸준히 제기되었고, 「협동조합기본법」상 협동조합의 금융 접근성, 상호부조 및 공제사업의 현실화에 관한 구체적인 제도개선과제를 제안했지만, 정부의 입장은 소극적인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 모순과 이중 잣대가 4차 기본계획에서도 해소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최근 한국의 사회적경제조직(협동조합을 포함하여)이 3억 원에 가까운 출자금을 모아 설립한 사회연대신협도 최종적으로는 인가를 받지 못하고 접어야 했다. 만약, 협동조합 조합원들과 협동조합 법인이 소속 조합원과 법인을 범위로 한 공제사업과 대부사업 등을 통해 상호부조와 생활지원, 기업지원을 할 수 있는 길이 트인다면, 현재와 같은 고금리시대, 투자 위축 시기에 직접 자금을 조달하거나 연대하여 자조금을 조성하는 활동이 확장되었을 것이고 협동조합 운영에도 더 수준 높은 책임성이 발휘되었을 것이다. 

두 번째로 기본계획은 정부 기관만이 실행하는 계획이 아니라 협동조합기업들, 연합회, 지원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이 함께 의식하거나 연계, 연동하여 세부 실행계획이 맞물려 돌아가야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기본계획에 열거된 많은 정책과제들은 3년 후에 어떠한 수준 성취를 목표로 하는지가 불분명하다. 예를 들면, 협동조합기업이 설립 시 정관을 독자적으로 작성하면 표준정관으로 바꾸어 오라고 하거나, 정관·등기변경 시에 과도한 서류제출을 요구하는 등, 담당 공무원의 마인드나 지자체 방침에 따라 협동조합 기업인들이 엉뚱한 난관에 직면하거나 불필요한 행정실무에 소진해야 하는 하소연을 왕왕 듣는다. 이 문제의 총량은 10년 전에 비하면 줄어들었다고 추측할 수 있으나 현장에서의 하소연은 그리 줄어들지 않았다. 그러면 '중앙-지방 협업체계 강화'라는 정책과제를 기본계획에 삽입했을 때, "2025년까지 협동조합 행정절차에서 불필요한 규제, 임의적인 행정실무를 2022년 대비 80%까지 삭감한다."와 같은, 좀 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연 1회 이상 워크숍 실시, 지역별 우수사례 전파와 같은 관례적인 방안제시보다, 협동조합기업들의 애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최대한 해소할 수 있는, 협동조합 행정실무 체계와 그 모범 사례를 전파하는 것이 더 실질적이지 않을까? 

세 번째는 정부의 다른 종합계획의 논리 구조도 유사하여 협동조합 기본계획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기본계획은 맥락(context)은 없고, 대상과 주제(text)만 있는 문서가 아닌가 싶다. 협동조합기업은 사회적경제 생태계, 플랫폼 경제의 확대와 디지털전환, 수도권-지방 격차의 확대, 중소기업의 위기,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 대비 등의 환경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영향을 주고받는다. 향후 3년 동안 협동조합기업 및 사회적경제 생태계에서 큰 영향을 미칠 맥락은 어떤 것들일까? 정부가 전망하고 대비하는 맥락이 있을 터이고 그러한 맥락에서 협동조합 정책도 고려되고 있을 것이다. 향후 협동조합기업들에 중요한 맥락은 디지털 전환, 환경 문제 대응, 에너지 전환, 회복력 높은 지역공동체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맥락을 설명하지 않은 채 4차 기본계획에서는 지속가능발전 주체로서의 협동조합, 좋은 기업으로서의 협동조합, 공동체 문제해결로 추상적으로만 표현되고 있다. 현재가 중첩된 위기와 전환의 시대이며 새로운 발상과 분석, 과감한 자원혼합과 추진방식이 등장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그렇다면, 정부가 나서서 기본계획에 협동조합기업들이 처한 주요 맥락을 제시하고, 그러한 문제해결에의 대응을 협동조합 기업, 연합회, 중간지원기관에 요청하는 기본문서로서의 소구력을 보여준다면!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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