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 리뷰③] 중장기 처방과 긴급 처방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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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 리뷰③] 중장기 처방과 긴급 처방의 문제
  • 2023.03.08 14:41
  • by 김성오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이사장

기획재정부는 지난 2일 제21차 협동조합정책심의위원회(위원장 기획재정부 1차관)를 개최해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2023~2025)을 의결했다. 이번 계획은 협동조합 기본법 법제화 10주년(2012. 12월 시행)이 경과한 시점인 점을 고려, 그간의 성과와 한계점을 토대로 새로운 10년의 협동조합 비전을 수립하는데 의의를 가졌다.
라이프인은 전국협동조합협의회와 공동기획으로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에 관한 전문가와 현장리더의 리뷰(기본계획에 대한 평가, 비평, 기본계획의 타당성, 고려가 안되었거나 미비한 점에 대한 제언 등)를 릴레이로 게재한다. [편집자 주] 

 

▲ 김성오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이사장.
▲ 김성오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이사장.

1. 협동조합에는 중장기 전략이 더 중요하다.

협동조합 운동은 180여년에 걸친 장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늘날의 '협동조합 7원칙'은 1937년 이후 약 30여년에 한 번씩 개정되어 왔다. 그것은 1800년대의 1세대 협동조합, 1900년대의 2세대 협동조합, 2000년대의 3세대 협동조합 등 약 100여년에 한 번씩 다른 국면으로 진행되는 '흐름'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협동조합 운동은 다른 여타의 사회 운동과 달리 긴 시간에 걸쳐 천천히, 느리게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한국에서 협동조합이 자유롭게 만들어지기 시작한 지는 이제 약 10여년이 흘렀다. 협동조합의 성장 주기로 볼 때 창업 단계를 막 벗어나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비유하자면, 엄마 배 속에서 손발과 골격이 형성되어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기획재정부가 그간 발표했던 세 번의 기본계획을 보면서 느꼈던 것을 네 번째 기본계획에서도 똑같이 느끼게 된다. 바로 계획의 '단기성'이다. 한마디로 말해, 협동조합은 3년에 걸쳐 크게 바뀌지 않는다. 이 점이 이번 기본계획에 대한 '리뷰'를 어찌해야 하는지 매우 곤혹스럽게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번 기본계획이 마무리될 쯤에는 최소한 '10개년 계획' 같은 중장기 전략이 함께 제출되었으면 한다는 점이다. 협동조합의 진행 속도에 비추어 보자면 중장기 전략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 협동조합 활동의 현 시대적 의미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협동조합이든 일반 기업이든 시민사회 단체든 모두 오늘날의 대한민국 안에서 활동한다. 그들의 활동이 지니는 사회적 의미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과제와 관련되어 있다. 우리 사회는 양극화의 위기, 고령화의 위기, 기후위기, 지방소멸의 위기 등 네 가지 중대한 위기를 해결해야 하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 협동조합 운동은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3세대 국면으로 접어들어 그들의 활동 목적을 '조합원들의 편익 추구'에 국한하지 않고 그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에 대한 응답'으로 확장했다. 따라서 오늘날 활동하는 협동조합들은 이러한 과제 해결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점은 이번 기본계획의 4대 전략 추진 과제 중 두 번째 '협동조합의 공동체 문제 해결 역할 강화'에 일부 반영되어 있다. 특히 의료 및 돌봄, 지역사회 서비스를 수행하는 '사회서비스 분야에서의 사회적협동조합 역할 강화' 전략은 매우 시의적절한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매우 부족해 보인다. 특히 기후위기와 관련한 매우 다양한 협동조합들에 전혀 주목하지 못하고 있고,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상공인 협동조합, 프리랜서 협동조합, 프렌차이즈 협동조합의 존재를 놓치고 있다.

3. 협동조합이 성공한 기업이 되려면 현 시점에서 무엇이 필요한가?

창업 단계를 거쳐 성장 잠재력을 갖춘 수많은 협동조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 이들은 이번 기본계획의 4대 전략 추진 과제 중 첫 번째 '좋은 기업으로서 협동조합의 경쟁력 강화'를 주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제출된 전략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핵심적으로 필요한 것은 다음의 두 가지이다. 첫째, 성장을 위한 자금 조달이다. 둘째, 사업 규모 확대에 따른 전문 경영 인력의 확보이다. 이상의 두 가지를 갖추면 정부가 이런 저런 지원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성장한다. 첫 번째, 자금조달 문제와 관련해서는 협동조합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것처럼 협동조합 대출과 투자 금융을 활성화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동시에 현행 '우선출자 한도', 즉 '순자산의 30% 이내' 같은 어처구니 없는 규제를 없애 자체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 두 번째, 전문 경영 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은퇴자 및 시니어들에 대한 협동조합 교육을 강화하고 대학 내 협동조합 학부를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4. 마지막으로

매우 긴급하게는 의료협동조합, 돌봄협동조합, 택시협동조합, 프렌차이즈 협동조합 등 성장 잠재력을 분출하고 있는 유형별 협동조합들을 설립하고 연합회를 강화하기 위해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내 협동조합본부가 자체 내에 이런 트랙을 만들어 일을 할 수 있도록 예산과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일을 추진하기에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제4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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