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환경 위해 멸균팩 재활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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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환경 위해 멸균팩 재활용하세요!
  • 2022.11.29 18:30
  • by 이진백 기자
08:52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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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Plastic)은 석유에서 추출한 원료를 결합하여 만든 고분자 화합물의 한 종류이다. 이 고분자 물질은 대부분 합성수지인데, 합성수지를 열 가공하거나 경화제, 촉매, 중합제 등을 사용하여 일정한 형상으로 성형한 것 또는 그 원료인 고분자 재료를 플라스틱이라고 한다. 플라스틱은 매우 가벼운 데다 모양을 변형하기도 쉽고 다양한 빛깔로도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절연성도 뛰어나니 플라스틱이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바로 플라스틱이 잘 썩지 않는 물질이라는 데 있다. 플라스틱이 분해되려면 500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이 걸린다고 한다. 어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기간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도 말한다. , 플라스틱이 만들어진 지 1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간이 생산한 플라스틱은 아직 어딘가에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플라스틱 제품을 편하게 쓰고 쉽게 버린다.

페트(PET, Polyethylene terephthalate,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는 대표적인 열가소성 수지다. 국내 페트병 연간 출고수입량은 지속해서 늘어나 연간 30만 톤(2019년 기준)에 이른다. 페트병은 무색 단일, 유색 단일, 복합재질로 구분하여 관리되고 섬유용, 시트류, 포장 용기류 등으로 재활용된다. 무색 단일 페트병은 2010년 11만 9천 톤에서 2019년 23만 5천 톤으로 10년 동안 약 2배 증가했고, 2019년 기준 무색 단일 페트병은 전체 페트병 중 78%를 차지한다. 

지난해 9월(2021. 9. 29~30) 한국소비자원이 투명페트병 소비량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1,000명 중 177명 (17.7%)은 1주일에 7개 이상 소비하고, 295명(29.5%)은 3~4개를, 360명(36.0%)은 1~2개의 페트병을 소비한다. 평소 페트병을 전혀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들은 20명(2%)에 불과했다. 이렇듯 페트병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존재가 되어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투명페트병 재활용 처리 체계는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공동주택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 제도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전국 선별장 중 별도 선별 시설을 구축한 곳은 16.7%(총 341곳 중 57곳)에 불과하다. 또 단독주택에서의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고 별도 수거 및 처리가 원활하지 않아 개선 대책이 시급히 요구된다.  

 

▲ 멸균팩을 재활용해 만든 종이타월. 
▲ 멸균팩을 재활용해 만든 종이타월. 

플라스틱 대체 포장재로 주목받는 멸균팩은 식품을 외부 산소나 미생물, 빛, 습기를 완전히 차단해 주기 때문에 30℃ 안팎의 높은 온도에서도 내용물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어 그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멸균팩은 빛과 공기를 차단하기 위해 펄프와 다른 성분을 여러 겹으로 맞붙이는데, 일반팩과 함께 섞어 배출하면 재활용하기가 까다롭다. 물에서 분해되는 속도가 다르고, 멸균팩의 알루미늄 성분을 완전히 제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멸균팩의 구조는 바깥쪽부터 외부 습기를 차단하는 폴리에틸렌(PE)층, 안정성과 강도를 위한 종이층, 접착PE층, 산소·냄새·빛을 차단하는 알루미늄호일층, 접착PE층, 그리고 내부 액체 밀봉층으로 구성돼 있다. 살균팩은 중간에 알루미늄층이 없어 분리배출되면 화장지나 페이퍼타월 등으로 재활용될 수 있다. 습기를 보존하는 멸균팩은 살균팩과 달리 구성재료에 알루미늄이 포함되나 구성물질은 100% 재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회수된 멸균팩의 종이는 페이퍼타월로, PE나 알루미늄 소재는 유통·건축자재, 생활용품 등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천연펄프, 폴리에틸렌, 알루미늄 등 복합재질이기 때문에 양호한 자원순환을 위해서는 각각 분리하는 공정이 필수이다.    

환경부는 지난 9월 20일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표시 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알루미늄박이 부착된 종이팩, 즉 멸균팩을 포장재 평가 결과 표시의 적용 예외 대상에서 삭제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남양주시, 부천시, 화성시와 세종시 내 66개 공동주택 단지(6.4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추가적인 종이팩 회수경로를 발굴하기 위해 같은해 11월 매일유업, 테트라팩코리아,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등 9개 기관과 택배를 활용한 종이팩 회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민관 협력을 강화했다. 또한 종이팩 분리배출함 설치 1단계 시범사업에 이어 올해 2월부터 전국 공동주택 100만 가구, 대량배출원 300곳을 대상으로 사업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추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9월 현재 환경부의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추진된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 계획은 1차에서 멈춘 채 다시 멸균팩을 폐기물로 만드는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1년 만에 지침을 번복한 것이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따르면 살균팩 출고량은 2014년 66,082톤에서 2022년 67,826톤으로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멸균팩 출고량은 2014년 16,744톤(종이팩 출고량의 25.3%)에서 2022년 32,128톤(종이팩 출고량의 47.4%)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다양한 패키지 디자인이 가능하고 유통과 보관이 용이한 멸균팩의 사용량은 지속해서 증가 중으로 오는 2025년이면 멸균팩의 출고량이 전체 종이팩 51.3%를 차지하며 일반 종이팩 출고량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플라스틱 대체재로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 종이팩 및 멸균팩 출고 추이.
▲ 종이팩 및 멸균팩 출고 추이.

하지만 늘어가는 사용량에도 국내에 멸균팩 재활용 시설을 갖춘 업체가 아직 없고, 분리배출함 설치 등 제도 미비로 멸균팩은 파지, 일반팩과 혼합수거·처리돼 재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각에서는 멸균팩 비율이 늘어나는 만큼 재활용률은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배출 단계에서 종이팩을 별도로 모을 수 있는 인프라가 취약하고, 선별 단계에서는 일반팩과 멸균팩을 따로 선별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으며, 재활용 단계에서는 멸균팩을 재활용할 수 있는 설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원재료 수입에 의존하는 종이팩의 회수율은 수년간 26~28%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종이팩 재활용률은 매년 감소해 재활용 정책에 역행하는 실정이다. 2020년 기준 종이팩 재활용률은 15.8%에 불과하다. 2016년 26%, 2017년 22.5%, 2018년 22.3%, 2019년 19.9%로 감소세를 보이더니 2020년에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순환경제 시대, 자원 재활용은 매우 중요하다. 자원순환기본법에서는 자원순환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방안으로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을 통하여 폐기물 발생을 최대한 억제할 것'을 첫 번째로 꼽는다.  

지난해 발표된 '해외사례 분석을 통한 국내 멸균팩 재활용 연구' 논문 자료에 따르면 종이 재활용이 높은 유럽 선진국에서는 종이팩의 분리 및 배출 단계가 시스템화 되어 일반 폐지와 다르게 재활용되고 있다. 음료용기를 별도 분리수거한 후 기계적으로 분리해 종이팩을 재활용하는 벨기에는 유럽에서 멸균팩 재활용율이 99.4%로 가장 높은 나라이며, 종이팩 재활용률이 80%인 스웨덴의 경우 주민수에 비례하여 전국에 재활용 분리수거 Station(약 5800개)을 설치해 주민들이 직접 수거함에 넣도록 했다. 분리수거함의 품목은 5종으로 포장용기 4종(유리, 종이, 플라스틱, 금속)과 폐지류(신문, 잡지)이며 멸균팩은 종이포장용기에 속하여 폐지류와 별도 수거된다. 

전문가들은 멸균팩 재활용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분리배출 표시제 개선(살균팩과 멸균팩 별도 표기 및 '알루미늄 함유' 표기) ▲배출-수거-선별체계 개선(분리수거함 별도 비치)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소비자기후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는 "폐지와 함께 배출된 종이팩은 재활용이 어렵다"라며 "투명페트병 분리배출함과 같이 종이팩도 분리배출 할 수 있게 별도의 배출함을 마련해야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현재 종이팩은 종이 관련 제품으로만 재활용이 인정돼 해외에서처럼 건축자재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이 어렵다"라며 종이팩의 재활용 제도 정비 필요성을 지적하는 한편 "환경부가 안일한 행정에서 벗어나 시대의 추이에 맞게 멸균팩 재활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자원순환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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