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 해결 주체로서 자원봉사, 그 패러다임 전환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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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 해결 주체로서 자원봉사, 그 패러다임 전환을 말하다
3일 '2022 자원봉사 국제포럼' 개최, '자원봉사는 어떻게 사회문제를 해결하는가'를 주제로 기조발제 및 주제발표 진행
  • 2022.11.07 15:30
  • by 노윤정 기자

사회·환경적 재난, 경기 침체, 분절된 공동체, 끝나지 않은 감염병 재난. 현재 우리 사회는 다양한 양상의 사회문제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처럼 갈수록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자원봉사는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까.

'자원봉사는 어떻게 사회문제를 해결하는가'라는 주제로 '2022 자원봉사 국제포럼'이 3일 오후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는 국내외 자원봉사 분야 관계자 다수가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하여,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온 자원봉사의 동향과 사례를 살펴보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자원봉사'로의 패러다임 전환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이날 행사는 지난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국가 애도 기간' 중 진행된 행사이며 자원봉사자들이 활약한 다양한 재난 상황에 관한 이야기가 언급되는 만큼, 포럼 참석자들은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10.29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 자원봉사,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 사진 설명. 온라인 화면 갈무리
▲ 니콜 시릴로 세계자원봉사협회 사무총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첫 번째 기조연설을 맡은 니콜 시릴로(Nichole Cirillo) 세계자원봉사협회(IVAE) 사무총장은 '변화하는 사회, 자원봉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137개국의 자원봉사 지원 단체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를 공유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활약한 '전환적인 리더'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릴로 사무총장은 "전환적인 리더들은 소위 '협업의 문화'를 형성했다. 협업을 위한 파트너십과 연대를 강화했다"고 설명하며 이를 통해 민간 부문과 정부의 파트너십까지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리더들이 있는 조직은 가치 중심의 애드보커시(Advocacy)를 가지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됐다.

또한 시릴로 사무총장은 누구도 자원봉사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하고 로컬 단위의 자원봉사를 인정하는 '포용성', 자원봉사자 지원 및 역량 강화, 사고의 틀을 깨는 창의성과 혁신을 강조했다. 또한 "청년들의 참여도 중요하다. 어떻게 청년들이 가진 잠재성과 파워를 활용할지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국제연합(UN) 내에서 자원봉사 단체가 실시한 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자원봉사의 글로벌 트렌드를 ▲자원봉사자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 확대(자원봉사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포괄적 인지) ▲사회 변화를 위해 자원봉사 활동 포용성 제고 ▲자원봉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기술 ▲민관의 자원봉사 참여 확대 ▲파트너십과 협력(분야를 넘어선 협력 및 인력 동원을 위한 연대) ▲공동의 협력과 배움을 위한 연대 등으로 정리했으며, "(자원봉사의 미래는) 포용적, 로컬화, 디지털화, 파트너십에 주력한 미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 박윤애 자원봉사이음 디자이너. 온라인 화면 갈무리
▲ 박윤애 자원봉사이음 디자이너. 온라인 화면 갈무리

이어 박윤애 자원봉사이음 디자이너가 '위기 속에서 빛나는 자원봉사의 가치: 코로나19 시기 한국에서의 자원봉사 경험'을 주제로 두 번째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박 디자이너는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통계를 인용하여 "코로나19 시기, 성인 인구의 10%가 넘는 458만 명의 시민들이 자원봉사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초기 마스크가 부족했을 때, 16만 명의 봉사자들은 다회용 마스크를 제작하여 마스크를 살 수 없었던 취약계층 시민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또, 심리적 불안감, 무력감 등을 느끼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하고 취약계층 시민들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기도 했다. 의료진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자발적으로 실천한 시민들, 소상공인들을 위해 '당신 덕분에'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며 코로나19 초기 이루어진 자원봉사 활동을 소개했다.

이어 광운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진행한 '자원봉사의 뉴노멀과 실천전략 수립 연구' 결과를 통해 코로나19 발발 이후 자원봉사 활동의 총량이 감소하여 아직 코로나19 이전만큼 회복되지 않았으며, 활동 유형별로 봤을 때 생활편의지원 활동, 문화행사 분야 활동은 크게 감소했고 재난재해 대응 활동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한 박 디자이너는 자원봉사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많은 어려움과 규제, 모든 것이 차단된 상황에서도 봉사를 이어간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사람들의 선의는 기회만 있으면 움직인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우리가 팬데믹 기간을 지나며 배운 것은 무엇일까. 박 디자이너는 이를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들의 참여 의지 ▲도시락 나눔 등 규제 속 풀뿌리 단위의 유연한 대응 ▲봉사를 통한 삶의 활력 및 자기효능감 확인 ▲SNS 인증 등 온라인 기술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봉사 증가 ▲비대면 자원봉사의 장단점을 경험하며 노하우 축적 ▲발상 및 실천의 전환 ▲재난재해 일상화에 대응한 봉사활동 경험 축적 ▲위기 시 빠른 대응을 위한 민간-기업-정부 간 일상적 협업 노력의 중요성 등으로 정리했다.

이어 자원봉사 실천의 전환 방향으로 △기회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쉽고 유연하게 참여하도록 지원 △긴급 지원 시 행정 작업을 최소화하는 지원 기준 마련 △시민들을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대응의 주체로 인식 △작은 단위의 학습모임 △코로나19 시기 봉사활동 경험 공유 △비대면 자원봉사의 단점 보완 위한 장치 마련 등을 제언했다. 특히 박 디자니어는 '재난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무엇인가?', '자원봉사가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한 예방과 정책 활동도 함께할 수 있을까?', '팬데믹 등의 상황에서 안전한 자원봉사 활동 방식은 무엇일까?', '무엇이 자원봉사의 영향력이고 성과일까?' 등을 자원봉사 가치 제고와 발전을 위한 질문으로서 공유했다.

■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자원봉사, 현장의 이야기를 듣다

▲ 윤순화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사무처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윤순화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사무처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기조발제 이후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먼저 윤순화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사무처장은 센터에서 진행하는 '안녕캠페인'을 중심으로 '자원봉사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에 대해 이야기했다. 안녕캠페인은 '안부를 물으며 서로의 안전을 지키는 안녕한 사회'라는 비전 아래 자원봉사자가 지역문제를 직접 발굴하고 해결 과정을 찾아가는 자원봉사 캠페인이다.

지난 3년간 안녕캠페인을 통해 진행된 프로젝트는 총 226개로, 57,934명의 봉사자가 참여했다. 이 중 이날 포럼에서는 전북 김제 '다같이 행복한 동네 만들기', 부산 진구 '안녕 우리마을회관', 충남 태안군의 고독사 및 자살 방지 활동, 경기 부천시 '홀몸어르신을 위한 집쿡 방송국', 경기 수원시 '슬기로운 공유냉장고', 경남 거제시 '안녕! 초록 자전거길' 등의 사례가 소개됐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는 이러한 자원봉사 활동의 성과를 측정할 방법을 고민했고,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주도성·협력성·변화지향성 등을 관리하는 'V-capacity' 지표와 성과를 측정하는 'V-ESG' 지표를 개발했다. 특히 V-ESG 지표는 자원봉사 활동이 사회문제 해결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진행한 4개 프로젝트 사례를 측정한 결과, SROI(Social Return on Investment, 사회적 투자 수익률) 지수가 226%로 측정됐다.

윤 사무처장은 안녕캠페인을 통해 얻은 시사점에 대해 "자원봉사가 사회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활동으로서의 패러다임 전환을 할 수 있었다. 또, 지역마다 다양한 이슈를 발굴하고 실천 모델을 실험함으로써 사회문제 해결형 자원봉사 모델을 제시할 수 있었다. 지역자원봉사센터들은 협력 네트워크가 확장되고 지역사회 영향력이 커졌다"며 "봉사자들에게는 문제를 발견하고 공감하고 실천하며 공동체를 이롭게 하는 좋은 시민을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 마지막으로 많은 체인지 메이커를 만났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 피스타 마지카의 소니아 페르난데스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 피스타 마지카의 소니아 페르난데스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소니아 페르난데스(Sonia Fernandes) 피스타 마지카(Pista Mágica) 대표는 '시민 주도의 사회문제 해결 프로젝트: V.E.S 프로젝트 사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피스타 마지카가 코로나19 이후 '포용적 자원봉사'를 위한 변화를 거쳐 왔고, 이를 위해 사회의 비상사태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V.E.S: Volunteering for Social Emergency), 사회적 배제 등으로 고립된 독거노인들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 자원봉사자 인재개발 프로젝트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중 V.E.S 프로젝트의 한 사례를 소개했다. 한 지역에서 35명의 자원봉사자가 독거노인 2,800명을 돌보는 모습을 보고 피스타 마지카는 자원봉사자 관리를 위한 트레이닝을 수행하고 직접 관리에 나섰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고령자들이 직접 자원봉사자로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페르난데스 대표는 이와 같은 사례를 전하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수립할 때 수혜자 입장을 고려해야 하고, 관계 위주의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비록 내가 고령자이더라도 건강하다면 직접 자원봉사에 참여하겠다', 자원봉사는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이것이 바로 시민이 주도하는 자원봉사다"고 부연했다.
 

▲ 김응수 행정안전부 재난자원관리과 과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김응수 행정안전부 재난자원관리과 과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김응수 행정안전부 재난자원관리과 과장은 '민관 협력을 통해 재난에 대응하다: 재난현장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2020년 6월부터 시행된 '재난현장 통합자원봉사지원단'(이하 통지단)에 대해 설명하며 "재난 발생 시 해당 지역 지자체장은 지역대책본부에 통지단을 설치, 운영할 수 있다. 통지단은 자원봉사 인력 배분 계획 수립, 자원봉사단체의 조정,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지단 운영을 위한 매뉴얼은 행정안전부에서 작성하여 배포하고 있다. 김 과장은 운영 매뉴얼을 바탕으로 통지단이 실제로 활동한 사례로서 코로나19 예방접종 통합자원봉사지원단, 2022년도 주요 재난 대응 지원단 등의 활약을 소개했다.

또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지역통지단 외에 중앙통지단 운영 사례도 전하며 "행전안전부와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가 중심이 돼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 8월 집중호우 때 공무원, 공공기관, 자원봉사자를 필요한 지역과 연계하는 활동을 했다. 또, 이재민들이 빨리 복귀하려면 침수된 집을 건조하고 전기와 가스를 점검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긴급 대책 회의를 통해 지원한 바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클리프 앨럼(Cliff Allum) 버밍엄 대학교(University of Birmingham) 연구원은 '변화를 지향하는 자원봉사: 자원봉사 임팩트 측정'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자원봉사 측정을 ▲누가 자원봉사를 하는지 ▲자원봉사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자원봉사의 사회 기여 등 세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살펴봤다.

특히 앨럼 연구원은 자원봉사의 사회적 임팩트 측정 시 고려할 점에 관해 "기여도를 측정한다는 것은 큰 규모의 프로젝트에서 가능한 경우가 많다. 개별 프로젝트에서도 기여도를 관리할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 방안 중 하나가 스토리텔링이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자원봉사 경험을 공유하고 그 이야기들이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를 비교하는 것이다"며 "스토리텔링 방식이 커뮤니티 개발 모델과 더 어울린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모니터링과 평가의 하향식 접근이 자원봉사자들의 힘을 빠지게 하고 자신들이 스토리텔링의 일부라고 느끼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여도를 측정할 때 사회적 가치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은 더 큰 맥락의 질문이다. 하지만 더 작은 차원의 질문도 직접적인 활동을 살펴보며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회적 투자 수익에 대해 근사치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다"고 덧붙인 뒤 "최근 사회적 투자 수익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크다. 투자에 대한 사회적 수익은 흥미로운 개념이다. 그러나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엄격한 모니터링, 평가 및 접근 방식이 갖춰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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