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이 있기에 지역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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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이 있기에 지역이 산다
2022 사회적기업 국제포럼 '지속가능한 일과 삶, 사회적기업에서 답을 찾다'
'지역소멸에 대처하는 협력생태계' 발표 및 토론
  • 2022.10.28 01:04
  • by 이새벽 기자
▲ 2022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의 두번째 세션으로 지역 소멸에 대처하는 협력생태계에 관해 토론하는 모습. ⓒ라이프인
▲ 2022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의 두번째 세션으로 지역 소멸에 대처하는 협력생태계에 관해 토론하는 모습. ⓒ라이프인

영유아, 노인을 비롯해 장애인 및 정신질환자 등 사회에 돌봄이 필요한 사람은 다양하고 많다. 가족주의가 만연했던 한국 사회에서는 누군가를 돌보는 일이 전적으로 가족이 짊어져야 하는 의무로 보는 관점이 많았다. 그러나 국민 대부분이 겪는 공통적 어려움은 국가 차원에서 일부 해결해야 하는 사회문제가 아닐까? 

다행스럽게도 돌봄의 책임을 개인이 오롯이 지게 하지 않고 지역사회가 그 부담을 함께 나누고 상생하려는 모습이 늘고 있다. 국내와 해외에서의 사회적경제 조직은 복지와 돌봄에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고 어떤 방식을 사용하고 있을까?

'지속가능한 일과 삶, 사회적기업에서 답을 찾다'라는 주제로 '2022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이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한국과학기술회관 대회의실에서 26일 열렸다. 

포럼 두 번째 세션에서는 '지역 소멸에 대처하는 협력생태계'에 관해 발표 및 토론이 진행됐다.

 

▲ 카와이 유키 고치 농업협동조합 이사. ⓒ라이프인
▲ 카와이 유키 고치 농업협동조합 이사. ⓒ라이프인

■ 고령화된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는 여성들 

먼저 카와이 유키 고치 농업협동조합 이사가 '고치현(高知県) 도사정(土佐町) 농협여성단체협의회(이하 JA 여성조직)의 노력'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고치현 도사정은 고령화지역이며, 85%가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어 주로 계단식 논에 벼농사를 짓는다. 카와이 유키 이사가 회장으로 있는 JA 여성조직은 현재(2021년 12월 기준) 일본 전역에 걸쳐 회원 수가 약 45만 명에 달한다. JA 여성조직은 1995년 지역 농협이 합병할 때 처음 결성됐다. 남성 중심 조직인 농협에서 카와이 유키는 2002년 이사를 역임하면서 농협 내 여성 이사의 배정 수를 늘리는 데 힘썼다. 

고치현 도사정 JA 여성조직은 지역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1일 호프집을 열어 지역의 식재료를 홍보하고, 전통 요리 교실을 여는 등 마을 지역민 교류의 장으로 활용했다. 수익금으로 매년 100개의 묘목을 구입해 지역민이 원하는 곳에 가져다 심을 수 있도록 했다. 가꿔진 수목으로 도사정은 관광명소가 됐다. 레이호쿠(嶺北) 가축시장에는 12명의 여성조직 회원이 함께 식당을 개업했고, 매일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식당 공간은 지역소방서와 함께 사용한다. 
카와이 유키 이사는 "지역 동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 만들고 싶다"며 지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천혜란 위드커뮨협동조합 이사장. ⓒ라이프인
▲ 천혜란 위드커뮨협동조합 이사장. ⓒ라이프인

■ 노인주민 돌봄 활성화로 지역을 살린다

이어 천혜란 위드커뮨협동조합 이사장이 '사회적경제와 함께 만들어가는 G-케어(주민이 주도하는 마을돌봄)'이라는 타이틀로 강원도에서 진행한 사회적경제 시범사업 사례를 공유했다. 천 이사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사회이며, 2025년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지역별 고령인구가 늘면 돌봄 서비스가 부족해진다. 농촌은 돌봄 관련 시설 및 인력도 적어 농촌을 위한 돌봄 시스템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서 강원도형 통합 돌봄 시스템을 만들게 됐다"라고 전했다.  

'2021 마을기업 돌봄 신사업 모델구축 지원사업'으로 돌봄에 관심 있는 도내 마을기업 3개소를 선정해 마을 돌봄 활동가를 발굴하고 지역 맞춤형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강원도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함께 '2022년 G-케어매니저 양성 선도모델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이 사업으로 만 60세 이상 경제활동이 가능한 노인을 대상으로 노인 돌봄 전문매니저로 양성해 노인 일자리를 창출했다. 
천 이사장은 "사람이 사라지면 돌봄이 사라지고, 돌봄이 사라지면 삶도 사라진다. 돌봄 소멸을 막겠다는 생각은 지역소멸을 예방하는 시발점이 된다"며 지역사회 돌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농장을 활용한 돌봄 서비스의 장점 

마지막으로 사라 그라우스 (Social co-operative learning-growing-living with women farmers 프로젝트 코디네이터)가 '기존 농업 구조 및 그 장점을 활용한 돌봄의 개념'을 이탈리아에서 온라인으로 발표했다. 사라 그라우스 코디네이터가 속한 'Mit Bӓuerinnen- lernen-wachsen-leben(여성농업인과 함께하는 배움·성장·삶) 사회적협동조합'은 농장을 활용해 영유아를 보육하고 노인·장애인·정신질환자·중독관련 질환자를 돌보며, 여성농업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사라 그라우스 코디네이터는 "수용시설 중심이던 이전 돌봄 시스템과 달리 농장 활동을 제공하는 돌봄은 수혜자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그들이 발전적인 삶을 사는 것에 밑거름이 된다"며 농장을 활용한 돌봄 방식의 장점을 설명했다. 해당 돌봄 서비스는 이용자가 지불하는 것이 원칙이나 해당 지역의 지자체가 재정을 출연하기도 했다. 
사라 그라우스 코디네이터는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대안적 돌봄 구조의 개발이 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이며 발표를 마쳤다.    

 

■ 농촌으로 다시 돌아오는 '유턴(U-turn)인구' 증가

이어 토론은 김형미 상지대학교 사회적경제학과 부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각 지역 유입인구의 규모, 유입인구와 기존 거주민 간의 갈등 사례에 대한 김 부교수의 질문에 카와이 유키 이사와 사라 그라우스 코디네이터는 지역민이 도심으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온 '유턴인구'가 많은 편이라는 동일한 답변을 했다. 

카와이 유키는 "지역에서 자란 아이들이 이후에 자신의 자녀와 함께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민이 농협과 아이를 함께 키울 수 있는 '육아하기 좋은 마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라 그라우스는 "농촌에서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대도시보다 높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지역으로 다시 돌아오고 싶어도 지역 내 임대 가능 주택수가 한정적이어서 오지 못하는 젊은이가 많다"며 최근 농촌에 대한 젊은 층의 견해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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