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대한 투자가 선한 쪽으로 흐를 것 같다. 요즘 대부분의 스타트업 기업은 ESG 관점에서 생겨난다고 한다. 투자자들이 투자 기업을 선정할 때 기업이 가진 소셜 미션과 임팩트를 제일 먼저 따져보는 기류가 이 사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 않을까. 지속가능한 사회‧지구를 위한 사회투자가 조금씩 성장세를 타고 있다.    

사회투자 및 사회적 금융 중개기관이 모여 사회투자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을 도모하는 '사회투자 IR 간담회'가 30일 서울시 중구 명동에 있는 온드림 소사이어티 건물 1층에서 열렸다. 
 

■ 자활 참여 주민위해 의료공제사업 운영
간담회 첫 발제는 유유미 사회적협동조합 우리함께(이하 우리함께) 상임이사가 진행했다. 우리함께는 지역자활센터를 기반으로 설립된 자활공제 협동조합이다. 자활 참여 주민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공동기금을 모아 의료공제, 소액대출, 긴급 금융 서비스 등 금융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조합원을 대상으로 월 2천원 납부 시 의료 및 상조 비용을 지원하는 공제사업 '천원의 행복'이 대표 사업이다. 사업기금은 사회적경제 조직과 비수도권 위주 자활기업에 대출하는 방식으로 운용됐고 투자금 회수율도 높았다. 

유 상임이사는 "정책자금이 굉장히 많이 풀렸다고 하는데 자활 계열이 쓸 만한 돈은 없다"라며 "자활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십시일반(十匙一飯) 정신으로 공제사업을 만들었다"고 '만인의 연대'를 소개했다. 만인의 연대는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돕기 위한 자조기금으로, 사회적경제 기업 직원이 가입할 수 있으며 기금은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자활기업 순으로 조달된다.  
 

이어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가 발제를 이었다. 한국사회투자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가치를 높이는 기업에 투자 컨설팅과 엑셀러레이팅을 제공하는 '민간 비영리 액셀러레이터'다. 

■ 소셜 미션이 명확한 스타트업의 성장 위한 투자 유치 
이 대표는 투자 기업 선정 시 '소셜 미션'을 제일 중요한 고려요소로 꼽았다. "스타트업 기업은 창업해서 성장까지 가는 과정 중에 자본금을 잃다가 다시 회복하며 본전을 찾는 기간인 '데쓰 밸리(Death Valley)'가 존재한다. 소셜 미션이 명확한 스타트업 기업이 이 시간을 잘 견디고 성장할 수 있게 키워내는 것이 투자자의 역할"이라며 소셜 미션을 가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투자를 받고 성장한 사례로 '미래원'을 언급했다. 미래원은 비닐하우스에서 기른 채소를 납품하는 전형적인 농업회사법인이었으나 투자자를 만난 후 스마트팜의 강자가 됐다. 

■ 사회적경제 지원 프로그램, 사업 모델 및 전략 구축에 더 신경 써야
이 대표는 "요즘 대부분의 스타트업 기업은 ESG에 관심이 많아 대기업, 정부, 지자체 등 각 분야 기관도 투자를 위한 공모사업을 많이 운영 중이다. 투자뿐만 아니라 사무 공간, 컨설팅, 판로, 전문가 연계 등 지원 프로그램도 많다"는 투자 관련 업계 현황을 전하며 "사회적경제 영역의 기업들도 공모 사업에 더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면 좋겠다"라고 사회적 경제기업에 공모사업 참여를 권했다.   
이어 "사회적경제 지원프로그램은 판로 개척 관련은 많으나 그보다 기업이 어떻게 성장할지 사업 모델 및 전략 구축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라며 개선점에 대한 말도 덧붙였다.

한편, 미션이 일치하는 조직 간 진행하는 민간 펀드(가제: ESG 펀드)를 만드는 중이며, 여러 기관 및 기업이 다양한 역할로 참여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 기후 문제 해결할 수 있는 창업 발굴 및 육성 '기후 테크 투자' 
발제 마지막 순서는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가 벽면스크린에 온라인으로 등장했다. 소풍벤처스는 스타트업 투자사로, 최근에는 '기후 테크 투자'라는 제목을 걸며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업가 발굴 및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농‧식품 ▲신재생 에너지 ▲모빌리티 등 기후 분야에 관련한 기술 기반 솔루션이 나올 수 있는 투자를 위해 고민한다. 
한 대표는 기후 변화 원인에는 화석 연료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짚으며 "기후위기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창업자들에게 하나의 '기회'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창업자들이 기후위기 문제 개선에 뛰어들 것을 제언했다.

■ 기후 변화 관련해 혁신을 만들어낼 분야는 '농‧식품'
이어 기후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농‧식품이며 이는 혁신을 만들어내야 할 분야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우리가 아는 대부분 산업이 농‧식품과 연결되어 있다. 농‧식품은 인류의 생존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돼있는 사안이다"라고 말한 뒤 "기후위기 문제에 비관적이거나 회의적이기보다 현실에서 문제 해결이 가능하도록 어떤 접근을 할 것이냐를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제주도에서 '기후 서밋(Summit)'을 진행한 사실을 공유했다. "이 행사에는 금융가, 법률가 등을 비롯해 기후 정책을 만드는 사람, 기후 위기 문제해결 활동가로 결성된 시민단체 등이 참석했고, 창업자들 중심으로 기후 테크 솔루션이 많아지도록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며 기후위기 관련 활동 근황을 전했다.    
 

발제 종료 후, 의견 교환 시간을 가졌다. 김영식 전국사회연대경제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장은 "사회투자가 매우 필요한 일이지만 아직 소극적인 영역인 것 같다. 우리 협의회의 노력으로 민간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법이 개정되어 이제는 전문기관이 민간 기금을 위탁해 운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사회적경제 조직이 지자체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도 고려해 지자체가 일종의 마켓이 되는 형태 등 시장 진입 촉매역할을 하려고 여러 사업을 시도 중이다"라고 현재의 사업 활동을 밝혔다.    

문영록 한국사회주택협회 상임이사는 "사회주택은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기에 프로젝트 투자가 많이 필요하다. 이 모임을 통해 장애인과 청년을 위한 사회주택 공급에 많은 투자를 받았다. 큰 도움이 됐다. 현재 사회주택을 친환경주택으로 짓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 이에 관련해 참석자들과 더 깊이 대화하고 싶다"라며 사회투자 모임과 네트워킹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